HMM(대표 김경배)이 1조4000억원 규모의 메탄올 연료 추진 90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한 것에 대해 친환경 연료(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박 발주는 탄소중립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부응하는 투자라는 물류전문가의 견해가 나왔다. 

다만, 선박이 인도되는 2~3년 후 9000TEU급 선박을 남미·인도 항로 등에 투입한다고 하는데, 이 시점에서 선복 과잉이 예상되는 1만5000TEU급 선박을 이들 항로에 투입할 경우 운임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구교훈 (물류학박사)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부 겸임교수는 14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미 선복량 과잉에 따른 해상운임 악화가 이어지고 있고, 현재 남미항로에 투입된 5000TEU급 선박도 머스크나 MSC같은 글로벌 선사들의 캐스케이드(CASCADE) 전략에 따른 8000TEU급 선박 투입으로 이미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HMM은 앞서 이날 9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9척을 도입하는 신조 계약 및 금융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MM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중장기 전략 발표를 통해 친환경 선대 경쟁력을 글로벌 탑티어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면서 "이번 메탄올 연료 추진선 도입은 친환경 선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첫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메탄올은 벙커C유 등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 황산화물(SOx)은 사실상 배출이 없으며, 질소산화물(NOx)은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생산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도 가능해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이번에 발주한 9척의 선박 중 7척은 현대삼호중공업, 2척은 HJ중공업에서 건조하며, 금액은 총 1조4128억원 규모"라며 "이 선박들은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되어 남미와 인도노선에 각각 투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산항과 미국 주요 항만 간 탈탄소항로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한미 녹색해운항로 동참을 위해 일부 선박은 향후 미주항로에 투입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MM은 메탄올 추진선 발주와 함께 안정적인 연료 수급을 위한 공급망도 확보했다.

HMM 관계자는 "프로맨(Proman), PTTEP, 유러피언에너지(European Energy), 현대코퍼레이션 등 국내외 5개사와 메탄올 생산 및 공급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주요 항만에서의 메탄올 공급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친환경 메탄올 생산에 대한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이날 “정부는 해운, 조선업계와 친환경 선대확충이라는 과감한 변화로 국제사회의 탈탄소화 흐름에 대응하고, 글로벌 해운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곧 국적선사 친환경 전환 로드맵과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을 담은 '국제해운 탈탄소화 대응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자신의 SNS를 통해 밝혔다.

김경배 HMM 사장은 “지속적인 친환경선 확보로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사회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