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30년 55% 감축 의무화...해운 탈탄소 압박 강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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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030년 55% 감축 의무화...해운 탈탄소 압박 강화 추세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12.23 08: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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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크, 친환경 메탄올 연료 공급을 위한 9번째 파트너십 체결
- 염정훈 기후솔루션 변호사 "2050 이전 탄소중립 선언해야"
- HMM 관계자 "친환경 연료 연구. 개발이 관건...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상용화 예측 어려워"
HMM 선박이 만선으로 출항하는 모습 [사진=해양기자협회]
HMM 선박이 만선으로 출항하는 모습 [사진=해양기자협회]

최근 EU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55%감축으로 목표를 상향하는 등 국제해운업계의 탄소중립(탄소순배출 '0')을 위한 탈탄소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3%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해운 분야에서의 탄소중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우리나라 수출의 99.7%가 해운에 의존하고 있고, 해운업(세계 7위)과 조선업(세계 1위)의 높은 위상을 감안할 때 이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해서도,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메탄올과 암모니아, 수소 등이 차세대 무탄소 해운연료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 이전 단계여서 특정 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 

EU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55% 감축하고 2050 탄소중립 달성"...탈탄소 압박 강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연합(EU)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탄소배출권 시장을 강화하고 확장하기로 합의했다 .

블룸버그는 "EU 27개 회원국 대표와 유럽 의회가 발표한 잠정 조치에 따라 배출권 거래가 난방 및 도로, 해상운송이 포함됐다"며 "전력과 철강업체를 비롯해 기업들이 탄소배출 감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줄이고,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례없는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면서 개편의 일부 조항이 당초 제안에 비해서는 다소 희석됐지만, EU의 강화된 감축조치로 인해 이미 올해 탄소배출권 가격을 톤당 99.22 유로(105 달러, 약 14만원)로 올렸다. 실제로 암스테르담에서 거래되는 배출권 선물은 지난 주말 83.82 유로로 마감됐으며, 이는 5년전보다 10배 이상 오른 수치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배출권 가격이 오르면 특정 제품을 유럽으로 수입할 때 오염 가격을 부과하고 덜 엄격한 환경 규칙이 있는 국가의 저렴한 경쟁업체로부터 자체 생산자를 보호할 수 있고, 탄소 배출량이 적은 회사는 사용하지 않은 배출권을 판매해 더 빨리 탄소중립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탄소배출권 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정책 입안자들은 2026년부터 탄소 경계 조정 메커니즘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무료 오염 허용량은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은 조치로 2024~2026년에 매년 오염 상한선이 현재 2.2%에서 4.3%로 감축비율이 상향되고 2027년부터는 4.4%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미 에너지 인플레이션과 씨름하고 있는 세계 시장의 개혁 비용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EU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기금을 만들 것"이라면서 "이 기금은 2026년부터 시작돼 총 870억 유로까지 적립될 것이고 주요 재원은 새로운 탄소 거래 프로그램 수익"이라고 설명했다. 

IMO, MEPC 79 2025년부터 지중해 운항 선박 초저유황유 사용 의무화

이같은 탈탄소 압박은 해운분야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환경 및 보호 위원회 79차 회의(MEPC79)에서 유럽향 해운항로의 초저유황유 사용이 2025년부터 의무화하고, 각국 정부의 실천계획을 촉구하기로 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해운전문 매체 더마린이그제큐티브는 "IMO가 개최한 MEPC79에서 2025년 5월부터 지중해(아드리아해와 에게해 포함) 운항 선박은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0.1% 이하의 초저유황유를 사용이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번 회기 동안 회원국들은 두가지 자발적 GHG(온실가스) 감축 결의안을 채택에 동의했다"며 "첫째는 항구와 해운부문 간의 협력을 장려해 탄소배출 감축에 기여하고, 둘째는 회원국이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인 국가별 실천 계획(NAP)을 개발하고 제출하도록 권장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택 IMO 사무총장은 회의 후 연설에서 “내년 MEPC 80에서 모멘텀을 유지하고 야심차고 공정하게 개정된 IMO GHG 전략을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라고 밝혔다.

IMO가 주최하는 MEPC의 주요 의제 결정은 만장일치 방식이기 때문에 이번 MEPC79에서도 일부 침수 위기에 처한 섬나라 국가들은 해운규제의 속도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노출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머스크의 메탄올 연료 추진선 [사진=머스크]

머스크, 친환경 메탄올 연료 공급을 위한 9번째 파트너십 체결

대부분의 해운업체들이 막대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탈탄소 해운에 대한 투자에는 망설이고 있다. 차세대 해운 연료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의 상용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메탄올 선박에 투자했는데, 암모니아나 수소 선박이 대세가 되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해운기업 중 하나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차세대 선박용 친환경 연료로 메탄올을 거의 확정한 모양새다. 

지난 18일 머스크는 메탄올 동력 컨테이너선 선단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친환경 메탄올을 생산하는 미국 기업 선가스(SunGas)와 협력의향서(LOI)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연간 생산 능력이 39만톤에 달하는 첫 번째 시설이 가동되는 2026년부터 본격적인 협력을 시작한다. 

선가스가 2026년부터 본격 생산할 친환경 메탄올은 머스크가 현재 발주한 19척의 컨테이너선에 사용될 예정이며 이 선박들은 우리나라의 현대중공업그룹이 건조를 진행하고 있다. 

엠마 마자리 머스크 녹색구매포트폴리오관리 책임자는 "향후 10년 이내에 전 세계적으로 녹색 해양 연료를 확보하려면 다양한 기술과 공급 원료 경로를 사용해 녹색 메탄올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장해야 한다"며 "선가스는 2040년 전체 비즈니스에서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파리 협정에 따라 10년 내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작년 8월 현대중공업과 1만6000TEU급 메탄올연료추진 선박 8척, 올해 초 추가 4척에 대한 옵션을 행사 했다. 지난 달에는 1만7000TEU급 메탄올 동력 선박 6척을 추가했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24년과 2025년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들 18척 외에도 현대미포조선소에서는 내년 인도를 목표로 2100TEU급 메탄올 동력 이중 연료 공급선 1척을 건조 중이다.

이들 선박의 연료 공급을 위해 머스크는 연간 약 100만톤의 친환경 메탄올을 조달해야 한다. 머스크는 메탄올을 사용하게 될 신조선 19척은 기존 연료 선박에 비해 연간 약 230만톤의 이산화탄소(CO2)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표 원양해운사인 HMM(대표이사 김경배) 관계자는 "메탄올 선박을 발주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메탄올 연료 공급이 지속적으로 원활히 될 수 있을지가 아직 불확실한 상태"라며 "암모니아, 수소 등 다른 탈탄소 연료도 마찬가지"라고 어려움을 밝혔다. 

HMM이 최근 메탄올 선박 건조를 위한 견적을 받은 바 있지만, 지속적이며 경쟁력있는 단가의 메탄올 연료 공급이 더 중요한 문제로 보인다.

EU가 녹색해운을 선도하는 상황에서 유럽운항을 하고 있는 HMM이 더 시급하기는 하지만, 순서의 문제일 뿐 다른 해운업체들도 탄소중립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같은 입장이다. 

염정훈 기후솔루션 변호사 [사진=기후솔루션]

염정훈 기후솔루션 변호사 "해운산업 2050 탄소중립 선언 통해 해운·조선산업 경쟁력 유지할 수 있어"

한편, 국내 기후환경 싱크탱크인 기후솔루션(대표 김주진)은 지난 9일 '대한민국 녹색 해운: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세미나에서 해운산업의 탄소중립 선언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염정훈 기후솔루션 해운담당 변호사는 이날 '탈탄소 해운산업을 위해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 국내 해운산업 현황 및 해운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국내외 해운산업에서 2050년까지 혹은 그보다 앞서 탄소중립을 선언함으로써 해운 및 조선산업에서 경쟁력 우위를 유지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의지를 표명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해운, 조선 및 항만 분야에서의 높은 위상과 경쟁력을 갖고 있고 해양 청정 에너지 기술 전환 부문에서 현재의 위상과 역할을 활용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항만에서 발생하는 공해를 저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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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롸이더2 2022-12-23 10:30:53
항상 미래지향적이고 팩트에 기반한 기사 감사합니다
다만, 해수부나 여타 정부부처에서
관심이 없다는 것과
자질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울 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