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산업은행, '배임' 운운하더니 HMM CB전환으로 5000억원 손실...정부, 1.4조원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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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산업은행, '배임' 운운하더니 HMM CB전환으로 5000억원 손실...정부, 1.4조원 날려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9.26 12:44
  • 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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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 주가 폭락에 산은 평가손 5000억원 달해...국가배당 포함하면 1조3000억원 손실
- 최대 피해자 기재부, 수수방관하지 말고 금융위와 함께 민간 매각 적극 추진해야
HMM의 세계최대급 컨테이너 2호선 '오슬로'호의 만선 출항 모습. [사진=HMM]
HMM의 세계최대급 컨테이너 2호선 '오슬로'호의 만선 출항 모습. [사진=HMM]

HMM 주가 폭락에 산은 평가손 5000억원 달해...국가배당금까지 1조3000억원 손실

최근 HMM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전환사채의 주식전환으로 인한 정부의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3일 종가(주당 1만8850원) 기준으로 한국산업은행(회장 강석훈)과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가 HMM(대표이사 김경배)에 빌려준 대출금을 회수하지 않고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을 늘려 산은은 약 5000억원, 국민연금공단과 신용보증기금을 포함한 정부의 합계 손실은 그 3배인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CB전환 이전 고점 대비 지난 23일 기준 정부 기관별  HMM 보유 주식 평가차액 [자료=녹색경제]

산은은 지난해 HMM에 빌려준 3000억원의 채권 회수를 포기하고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을 늘리면 경영정상화가 되더라도 민간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무시하고, CB전환을 통한 주식평가차액을 '금전적 이익'으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HMM의 파생금융상품손실액 약2조원을 산은의 이익으로 취해 이중 8000억원을 정부에 배당하고, 이를 근거로 최고 등급의 경영성과 평가를 받고, 최대치의 성과급을 받았다. 실제 산은의 손실액은 1조3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셈이다.

더구나 최근 투자심리 위축으로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산은과 정부의 손실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 기관별 보유 주식수 추이. 보유지분이 5% 이하로 하락한 국민연금공단 보유분은 추정치(작년 6월분은 확정) [자료=녹색경제]

산은은 지난해 국내 공기업 중 가장 많은 일반 정규직 1인당 1억1300만원의 임금을 챙겼다. 성과급은 역대 최대인 1인당 4000여만원의 성과급을 받았고, 이동걸 (전)산은회장도 2억3536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상임임원들도 역대 최고액인 평균 3억5800여만원의 임금을 받았다. 

하지만, 산은은 이동걸 전 회장의 연임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실패 등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윤석열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 지난 5월 사임했다. 

지난해 6월 이 전 회장은 “CB의 전환단가가 5000원인데, HMM의 시장 가치는 4만4000원 정도”라며 “이익 기회가 있는데 그 기회를 포기하면 배임”이라며 주식전환의 근거로 삼았다.

그는 CB의 주식 전환 이후 시장 가격과 관련해서는 “이 발표 이후 (HMM 주식의) 시장 가격이 폭락하는거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그건 두고봐야 한다”며 “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라 전환 여부가 시장 가격에 포함돼 있을 것이고, 그것이 균형가격이라 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발언과는 달리 주가는 반토막 이하로 추락했다. 이는 HMM이 지난해 7조3775억원, 올해 상반기에만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경영성과에는 완전히 역행한 것이다. 올해 영업이익과 당기 순익이 11조원대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가 총액은 9조원대도 불안한 상황이 됐다. 

여기에는 산은이 제공한 '배임론'과 이에 따른 CB전환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 됐다. 

최대 피해자 기재부, 수수방관하지 말고 금융위와 함께 민간 매각 적극 추진해야

업계와 물류전문가는 기재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아직 HMM 매각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금융위원회도 산은과 해진공의 CB 전환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처럼 기재부 산하기관들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는데도, HMM 잔여 CB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과 강석훈 산은회장은 '민간 매각'이라는 원칙은 밝혔지만, 해수부에는 지분 매각을 총괄할 수 있는 금융전문인력도 없고, 아무런 계획도 없어 실제 매각 의사는 없어 보인다. 

기업구조조정 전문인력이 집결했다는 산은도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20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은과 해진공은 남아있는 2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만기 2048년 이후)를 통해 HMM에서 이자를 받는 것을 즐기거나, CB전환을 통해 장부상으로만 인식하는 평가차액으로 성과급을 타낼 궁리만 한다는 의혹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상장기업 중 60%대의 독보적인 영업이익률과 최근 100억 달러(약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외화보유액 등을 감안하면 HMM 민간 매각은 아무리 서둘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산은이나 해진공은 잔여 CB의 처리 방향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인수의사가 있는 민간기업들이 함구를 하게 하는 결정적 이유 중 하나다.

따라서, 지난해 CB관련 법령을 개정한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와 기재부가 적극 나서서 매각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고위 임원은 "현재는 산은과 해진공의 입장도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기관들이 원칙론만 거듭 언급하는 것은 대통령이나 정부의 기조를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해 큰 의미가 없다. 정부의 구체적인 매각 플랜과 선명하고 일관된 의지가 확인돼야 기업들이 매수 의사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훈 (물류학박사)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부 교수는 "글로벌 해운업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벌어들인 막대한 자본을 활용해 해운업을 탈피해 종합물류, 더 나아가 복합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HMM도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 해운업만 고집할 이유가 없고, 종합물류기업으로의 변신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다양한 이익 수단을 확보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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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배임발언 주식가치 하락 2022-09-29 11:53:18
주식 전환 안하면 배임이라고 외치고 주주 가치 하락 시킨 이동걸!! 즉각 구속하고 주주들은 죽이고 산은 성과금 잔치 조사해라!!

이동걸 구속 2022-09-29 11:37:38
이 모든 배임 사단을 일으킨 이동걸을 구속하고 금융위와 기재부는 산은과 함께 당장 HMM을 믽영화하라

이동걸 무한책임 2022-09-29 11:26:53
천문학적 성과급 잔치를 벌이기 위해 말도 안되는 배임론을 펼쳐 주가를 지금까지 수직두박질 치게 만들고 산업은행에 1조5천억의 손실과 유일한 국적선사인 HMM의 경영을 뒷다리 잡고 국제 경쟁력을 폭망시킨 이동걸에 엄중한 책임을 묻고 구속하라. 기재부는 산은과 함께 속히 민영화 하라

이우재 2022-09-29 11:19:52
이정도면 국감해야하는거 아닌가요? 배임 배임 거리더니 지뱃속만 불리고 나라에는 큰손실 허허 참

박채언 2022-09-29 11:16:33
산업은행은 세금 먹는 기관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