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의 ‘중꺾마’ 전략, 반도체 위기 최후의 승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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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의 ‘중꺾마’ 전략, 반도체 위기 최후의 승자 될까?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2.20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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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위기 극복 ‘탁월’ 리더쉽 주목
-메모리 신시장 주목, 올해 P4·EUV 투자 외 첨단 공정 전환 가속
-조직문화 개선 앞장서는 ‘참된 리더’, 올해 전사 회의 시간 25%↓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 [사진=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 [사진=삼성전자]

“경기 사이클에 의존하기보다 삼성만의 페이스를 유지해 나가겠다.”

위기 극복에 탁월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의 ‘해결맨’ 본성이 이번 반도체 최대 혹한기 속에서도 빛을 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경계현 사장은 현재의 시장 불황을 극복하는 최고의 대책은 결국,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마이크론·인텔 등 타 경쟁사들이 잇따라 반도체 생산량 감축을 발표한 가운데서도, 나 홀로 투자 기조 유지 방침을 선언했다.

지금까지 그랬듯, 삼성은 삼성만의 페이스대로 직진하겠다는 것이다.

◇ 삼성 메모리에서 삼성전기 CEO, 그리고 다시 삼성 반도체...“위기때마다 빛난 통찰력”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삼성전기를 넘나든 엘리트 테크니션 출신으로, 늘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앞장섰던 리더로 평가받는다.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에서 담당 임원으로 있을 때는 메모리셀을 위로로 쌓아 올리는 이른바 ‘V낸드’를 최초로 개발해, 당시 반도체를 작게만 만들어야 했던 미세화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주역이기도 했다. 경 사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기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발했던 시기에는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심화할때였다. 그러나 경 사장은 오히려 전년 대비 실적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역대 3번째, 2번째 수준을 달성했다.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인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의 신시장 개척도 직접 주도했다. 삼성전기의 MLCC 공정 기술력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늘 점유율에서 밀리는 게 문제였다. 경계현 사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컴포넌트설비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자동차 전장용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속도를 가하기 시작했다.

경 사장의 지휘하에 삼성전기는 자동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계)과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MLCC 5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지금까지도 전장용 MLCC 신제품 중에는 독자 재료와 공법을 적용해 업계 최고 성능을 구현했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전자의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 메타버스·자율주행 등 메모리 신시장 주목, 파운드리도 ‘쉘 퍼스트’ 전략 강화 유지

경계현 사장은 이처럼 기술력으로서도, 그리고 시장을 바라보는 통찰력으로서도 삼성의 ‘믿을맨’이었다. 이재용 회장은 이러한 든든한 우군에게 삼성전자 DS(반도체사업)부문의 수장 자리를 맡기고 한 번 더 부탁했다. 이번 반도체 시장 최악의 위기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달라고.

경 사장이 선택한 반도체 위기 극복 전략은 한마디로 ‘꺾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내로라하는 반도체 기업 중 유일하게 올해 생산량 감산 계획이 없다고 선포한 곳이다. 지금 당장 시황 약세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 미래에 좋은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경계현 사장은 “경기 사이클이 빨라지면서 불황기에 투자를 적게 한 게 호황기에는 안 좋은 결과를 갖고 올 수 있다”라며, “경기 사이클의 업앤다운에 의존하기보다는 삼성전자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일관적으로 하려고 한다”하고 포부를 전했다.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은 올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설비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모리의 경우 향후 시장 호황기에 접어들었을 때를 고려해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평택 3, 4기 인프라 및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투자 외에도 고용량 DDR5·LPDDR5X 등 첨단 공정 전환에 힘을 싣는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반도체 전용 연구개발(R&D) 팹과 차세대 공정 개발 설비투자를 포함한 역량 개발에 지속해서 매진할 방침이다.

특히, 경 사장은 인공지능(AI)·메타버스·자율주행 등을 메모리 신시장으로 지목하고 향후 찾아올 또 하나의 반도체 ‘슈퍼호황’에 대비해 설비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파운드리는 기존 ‘쉘 퍼스트(Shell First)’ 전략을 유지한다. 평택과 미국 테일러 현지의 안정적인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건설하고 고객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해 파운드리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팹 가동률도 올 상반기까지는 전년 대비 70~8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며, 하반기 다시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도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3나노 2세대 공정을 2024년 예정대로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현재 1세대 공정을 안정적인 수율로 양산하고 있으며 2세대 공정은 1세대 대비 면적, 성능, 전력 효율이 더욱 개선됐고, 1세대 양산 경험을 통해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라며, “미국 테일러 팹에 대해선 당초 계획대로 2024년 하반기 4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ES 2023' 행사에 참관한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경계현 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CES 2023' 행사에 참관한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경계현 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 조직문화 혁신에도 무게...전사 회의 시간 25% 줄이고 내부 SW 인재 육성

경계현 사장은 조직문화에도 진심을 다 하는 ‘참된 리더’로 평가된다. 임직원 대상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We Talk’ 외에도 독서 토론회, 티톡 등 다양한 소통 채널을 주기적으로 열어 구성원들의 고충을 듣고 있으며, 반대로 직원들에게 바라는 메시지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SNS 활동을 열심히 하는 CEO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삼성전자의 ESG 활동 및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홍보하기도 하며, 자신의 일상생활과 영화 감상 후기 등을 남겨 임직원들에게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직문화의 혁신적인 개선을 통해 다 함께 힘을 모아 이번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경 사장은 올해 임직원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좀 더 효율적인 근무 방식을 적극 도입하는 한편, 디지털 근무 환경 구축을 통해 내부 DX(디지털 전환) 인재 양성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경 사장은 최근 임직원 대상 ‘We Talk’에서 “올해 회의시간을 전년 대비 25% 줄이는 것을 확정했으며 나머지 75%중 50%는 비대면으로 참석하는 미팅을 가져가려고 한다”라며, “전체적인 시간 절약을 유도할 계획이고, 다른 리더들도 더 효율적인 회의를 꾸며갈 수 있도록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 3년 내에 우리 회사 전 임직원 중 30% 정도는 ‘시티즌 디밸로퍼(Citizen Developer)’로 양성하는 게 목표”라며, “교육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해야 되는데 두 가지가 병행돼서 역량을 갖추고 필요한 데이터를 쉽게 액세스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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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기 2023-02-20 13:15:51
마약쟁이 범죄자 거짓말쟁이 이재용도 회장되는 위법 천지 삼성, 지속불가능한 집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