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지난 5년간 2만채 이상 5.8조원 어치 주택 매입해 집값 떠받쳐...건설원가 2배"
상태바
"LH, 지난 5년간 2만채 이상 5.8조원 어치 주택 매입해 집값 떠받쳐...건설원가 2배"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3.02.10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경실련 "2018년 이후 매입임대주택 예산 급증...집값 폭등 시기와 맞물려"
- "문제는 가격...LH, 보유 공공주택은 팔아 먹고 건설원가보다 2배 가량 비싸게 주택 매입해"
- "LH, 보유했던 공공주택은 민간건설사에 팔아 먹고 비싼 주택 매입해 집값 올려"
왼쪽부터 경실련 소속 권오인 국장, 김성달 사무총장, 조정흔 위원장, 정택수 부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최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 돈이라면 이 가격에는 안 산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매입주택정책과 관련해 과거 5년간의 실태 분석 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이한준)가 건설원가보다 2배 가량 비싼 가격으로 주택을 매입해 집값을 떠받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LH는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공공주택 건설 공급은 거의 하지 않고 2만채가 넘는 기존 주택을 5조8000억원 어치 사들였는데, 매입단가가 건설원가 대비 약 2배에 달하고, 집값이 폭등한 시기와 맞물려 있어 집값 폭등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실련 "2018년 이후 매입임대주택 예산 급증...집값 폭등 시기와 맞물려"

경실련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집값이 2배 폭등했다. 그런데, 이는 LH가 공공택지와 공공주택은 팔고 기존 주택은 매입한 시기와 겹친다"며 9일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은 앞서 김성달 사무총장 등이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LH의 연도별 주택 매입 현황 [자료=경실련]

정택수 경실련 부장은 "LH는 2016년 3700억원(2318호), 2017년 5165억원(2952호), 2018년에는 전년보다 4880억(1914호)이 더 많은 1조45억(4866호), 2019년에는 전년보다 1조1646억(4348호)늘어난 2조1691억원의 기존 주택을 매입해 2018년 이후 급증세를 보였다. 2년 연속 2배 가량의 매입임대 예산이 증가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택수 부장은 이어 "특히 2019년은 5년 동안 가장 많은 금액을 들여 가장 많은 주택을 사들인 해이다. 2020년에는 전년보다 매입금액이 -4252억원(-2376호) 줄어들었으나 1조7438억(6,838호)이나 사용돼 여전히 높았다"고 했다. 

실제로 이시기에 아파트 평당시세는 2017년 1076만원에서 2020년11월 1525만원으로 50%가량 올랐다. 이후 2021년에도 상승을 지속해 대부분 지역에서 집값이 2016년 대비 2배 가량 상승했다. 

연도별 경기도 아파트 가격 상승과 근로자 급여 상승 비교 [자료=경실련]

정 부장은 "같은 기간 매입임대 주택 매입금액은 5배, 매입 호수는 3배 가량 증가했다. 매입금액보다 매입호수가 적은 이유는 호당 가격이 1억6000만원에서 최대 2억8000만원까지 상승한 영향"이라며 "해당 기간 집값이 역대급으로 가파르게 상승했음을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집값 폭등 시기에 LH가 매입임대를 급격히 늘린 것은 그 자체로 잘못된 매입이자 혈세 낭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서 LH가 무분별하게 주택을 매입해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문제는 가격...LH, 보유 공공주택은 팔아 먹고 건설원가보다 2배 가량 비싸게 주택 매입해"

경실련은 주택매입 가격이 비싼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LH의 주택 매입가격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김헌동)가 공개한 건설원가에 비해 2배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매입한 강북구의 수유팰리스가 SH가 건설한 강남지역 아파트보다 2배가량 비쌌다 [자료=경실련]

특히, 원희룡 장관이 지적했던 칸타빌 수유팰리스 36채 매입가는 약 80억원으로 아파트 한채당 2억2000만원, 전용면적 ㎡당 920만원이다.

반면 SH가 분양원가를 공개한 ‘세곡지구 2-1’아파트의 전용면적 ㎡당 건설원가는 436만원으로수유팰리스의 절반도 안됐다. 수유팰리스 매입가로 세곡 2-1 아파트를 두 번 짓고도 이윤이 남는 셈이다. 

경실련은 "세곡 2-1는 전용면적 24㎡ 아파트 한채에 1억원, 36채에 37억6353만원"이라며 "수유팰리스 매입가로 공공주택을 직접 지었다면 41억8597만원의 세금을 낭비하지 않았거나 공공주택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SH가 공개한 고덕강일 4단지 ㎡당 건설원가는 수유팰리스의 56%인 512만원, 오금 1단지 ㎡당 건설원가는 수유팰리스의 53%인 486만원으로 역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LH, 이미 보유했던 공공주택은 분양으로 전환해 시세대로 팔아 먹고 비싼 주택 매입해 집값 올려...건설원가에 매입하고 주택정보 투명하게 공개해야"

경실련은 LH가 5년후 분양전환, 10년후 분양전환 주택은 시세를 기준으로 팔아 먹고, 신규 공공주택 건설 대신 비싼 값에 주택을 매입해 집값을 끌어 올린 것으로 판단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LH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수도권에서 주택 2만6188호를 매입했다. 매입금액은 총 5조8038억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호당 가격은 2억4000만원으로 호당 공시가격은 1억7000만원, 공시가격 시세반영률 69%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동주택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2018년 68.1%에서 2020년 69%로 변동했으로 LH는 시세대로 주택을 매입한 것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김성달 사무총장은 "LH는 강제수용한 공공택지 내 아파트는 민간건설사에 팔아버리고 공공주택 확보가 어렵다는 명분으로 값이 비싸도 주택 매입임대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공공택지내 공공주택을 민간건설사에 팔지 않고 직접 공공주택으로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달 사무총장은 "만일 택지부족으로 공공주택 신축 공급이 어려은 경우라도 시세가 아닌 건설원가를 반영해 감정평가해야 한다. 감정평가방식도 건설원가와 거래가격과 비교해 양자를 균형있게 고려한다면 매입임대주택 제도의 본래의 취지에 훨씬 부합하는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매입임대주택 건설원가 수준으로 매입하도록 매입가격 기준을 개선하고, 매입임대 주택 정보 투명하게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며 "감사원은 매입임대 주택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달 사무총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