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이통3사 CEO 결산] SKT 유영상·KT 구현모·LGU+ 황현식...신사업 ‘맑음’, 5G는 ‘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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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이통3사 CEO 결산] SKT 유영상·KT 구현모·LGU+ 황현식...신사업 ‘맑음’, 5G는 ‘낙제’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12.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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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품질 개선 ‘낙제점’, 28㎓ 주파수 할당 취소·단축
-5G 중간요금제 논란도 여전, 추가 출시 요구할 듯
-신사업 모두 ‘양호’...구현모 KT ‘디지코’ 성과 뚜렷
-유영상 SKT는 AI, 황현식 LGU+는 플랫폼 사업 가속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올 한해 국내 대표 이동통신사 SKT·KT·LGU+를 이끌었던 각 최고경영책임자(CEO)가 내년에도 전원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윤곽이 잡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유임이 확정됐으며, 이사회 추가 심사를 앞둔 구현모 KT 대표 역시 CEO직 연임 성공에 이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보통신산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해를 거듭할수록 이통3사의 비통신 사업 비중이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수익성 확보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통사 본질에 해당하는 통신 분야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다”라며, “해당 분야가 국민들의 삶과 직속되는 국가기간산업에 해당하는 만큼, 3사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28일 <녹색경제신문>은 SKT·KT·LGU+ 이통3사 CEO가 올 한해 펼친 사업 및 경영 성과를 각각 비교 분석해봤다.

◇ 5G 품질 개선 ‘낙제점’, 중간요금제 논란도 여전

SKT·KT·LGU+ 3사 모두 올해도 5G 품질 개선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5G 통신을 상용화한 지 3년을 훌쩍 넘어 4년째를 바라보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이 여전하다.

국내 한 이통사에서 5G 요금제에 가입해 사용 중인 강씨(서울 구로구·27)는 “아직도 지하철 1호선에서 영상을 보다가 끊기는 일이 잦다”라며, “한국이 세계 5G 다운로드 속도 1위라는데 도통 공감이 안 된다. 비싼 요금제에 가입한 의미를 모르겠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진=SK텔레콤]
[사진=SK텔레콤]

이용자들이 5G의 제대로 된 속도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부족한 인프라 때문이다. 5G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속출하자, 정부는 이통3사에 이른바 ‘진짜 5G’라 불리는 28GHz 주파수 대역을 각각 할당하고 통신망 구축을 주문했다.

그러나 3사의 주파수 할당 3년차 실적을 점검한 결과, 그 어느 곳도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할당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5GHz 대역은 2만 2500대의 기지국을, 28GHz 대역은 1만 5000대를 구축할 것을 조건으로 부과한 바 있다. 3사 모두 3.5GHz에서는 90점대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28GHz에서는 SK텔레콤이 30.5점, LG유플러스가 28.9점, KT가 27.3점에 그쳤다.

과기부는 30점 미만 시 할당을 취소하겠다는 당초 공고대로 LG유플러스와 KT의 주파수를 회수했으며, SK텔레콤에는 기존 이용 기간 5년을 6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국내 대표 이동통신사업자의 5G 인프라 구축 실패로, 앞으로 언제쯤 ‘진짜 5G’ 속도를 누릴 수 있을지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8㎓ 대역은 전파 특성으로 인해 관련 장비, 단말, 서비스의 한계가 이미 수차례 확인된 바 있었는데도 통신3사는 3.5㎓보다 20배 빠른 서비스 제공을 자신하며 28㎓ 주파수 할당을 요구해 왔다”라며, “그러나 3사는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은 기존 3.5㎓대역의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소비자들을 기망해 금전적 이익을 취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텔레콤]

한편, 5G 중간요금제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시중에 나온 5G 요금제가 너무 비합리적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정부는 이통3사에 좀 더 합리적인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KT·KT·LGU+는 각각 24~31GB짜리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았지만, 기존 요금제 간 데이터 차이가 커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의 요청에 ‘보여주기식’ 방편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크다.

과기부는 최근 정부 관계부처가 모인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도 국민 통신비 절감 대책으로 5G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신사업 모두 ‘양호’...KT ‘디지코’ 성과 뚜렷, SKT-AI, LGU+-플랫폼 사업 가속

이통3사 모두 신사업에서는 올해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사진=KT]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사진=KT]

특히, 구현모 대표가 이끄는 KT의 ‘디지코(DIGICO)’ 성과가 뚜렷하다. 구 대표는 지난 2020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를 선포하며 줄곧 비통신 영역의 비중을 늘려왔다.

그 결과 올 3분기 기준 KT의 디지코 누적 서비스매출은 3년 전과 비교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부문 20.1%, B2B(기업 간 거래) 부문 21.9% 증가라는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

올해는 미디어 부문이 가장 눈에 띄었다. 올 3월 KT스튜디오지니의 출범을 알리며 미디어 밸류체인을 갖춰온 KT는, 이번 3분기 실적에서 미디어 부문 매출만 5045억원을 달성하며 경쟁사를 압도했다.

내년은 더욱 기대된다. 각 산업 분야에서의 선두 업체와 디지코 동맹을 확대해왔기 때문이다. KT는 올해에만 금융 분야에서 신한금융그룹, 콘텐츠에서 CJ ENM, 모빌리티에서 현대차그룹, 유통에서 신세계그룹 등 굵직굵직한 파트너십을 체결해왔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고명훈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고명훈 기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올해 신성장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매출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의 유영상 대표는 지난달 CEO 취임 1주년을 맞아 회사를 AI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사의 핵심 사업들을 모두 인공지능(AI)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주 골자다.

내년 조직 개편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전면 반영됐다. 올 5월 공개한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A.)’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A. 추진단’을 개설했으며, Digital혁신CT(CDTO)를 만들어 기존 사업들을 AI로 전환하는 과정을 맡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투자 등을 통해 AI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AIX(CTO)도 신설했다.

황현식 대표를 주축으로 한 LG유플러스는 올 9월 ‘유플러스 3.0’ 시대를 선언하며 이른바 ‘4대 플랫폼’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라이프스타일과 콘텐츠, 자사의 강점인 키즈 분야를 플랫폼별로 나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신기술 역량을 키우는 부분은 Web 3.0 플랫폼으로 따로 구분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전략의 일환으로 최근에는 자사의 IPTV 서비스인 ‘아이들나라’를 키즈 OTT로 개편 단행했다. 아이들나라를 통해 유아동과 2040세대 부모와의 디지털 접점을 본격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LG유플러스의 첫 번째 스핀오프 후보로 아이들나라를 지목하기도 했다.

한편 KT는 비통신 매출 비중 목표로 2025년 50%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2025년 40%, 2027년 40%를 제시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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