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신사업 1등 파트너사 놓치는 이유는?...협상 테이블에서 적극적 태도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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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신사업 1등 파트너사 놓치는 이유는?...협상 테이블에서 적극적 태도 아쉬워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12.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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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와 전략 방향 달라서?...권위주의적 협상 태도 지적 목소리
-“먼저 고개 숙이고 들어가는 경우 없어, 아쉬울 게 없다는 식”
-“자신감도 좋지만 중요한 파트너십 확보에 걸림돌 될 수 있어”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사진=SK텔레콤]

통신 시장을 선도하는 SK텔레콤이 신성장 사업에서 거듭 1등 파트너사를 놓치는 내막에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협상 테이블 위 SK텔레콤의 권위주의적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시장 소식을 잘 아는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소위 말하는 ‘신성장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업계를 꼽자면 통신사업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MNO(이동통신망 사업자) 사업에서 확보한 자금을 가지고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미 그 분야 역량을 보유하고 있거나 선발주자인 업체와 협력하는 전략이 중요한데, 이 점에서 봤을 때 SK텔레콤은 5G 가입자 1위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조금 뒤처져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K텔레콤이 1위 브랜드라는 자부심이 깊게 박혀서인지, 협상 과정에서 자신들이 우위에 있음을 전제로 깔고 가는 경향이 크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라는 것이 때로는 고개를 숙여 들어갈 줄도 알고 한 발 뒤로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하는데, ‘우리가 이렇게까지 맞춰줘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무게를 잡는다면 협상 대상 사업자 입장에서는 다 맞춰주겠다고 하는 경쟁사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직언했다.

SK텔레콤의 '누구 오토'.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누구 오토'.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측은 회사 내부 전략상 자사에서 주도하는 산업 생태계를 꾸릴 수 있고, 다른 방향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스스로가 평소 신성장사업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방책으로 협력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면서도, KT와 LG유플러스 대비 이렇다 할 성과물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물론, SKT는 이미 신사업을 키우는 데 있어서 관련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예비 파트너사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기에는 자신들이 아쉬울 것 없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라며, “그럼에도 그 분야를 이미 선도하는 대형 파트너사는 통신사업자가 가지지 못한 인프라의 장점을 갖고 있어 중요하며, SK텔레콤도 이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K텔레콤이 자사에서 가진 장점을 상대에 어필해서 그쪽에서 받아들이면 잘 된 것이지만, 마치 자신이 갑에 있는 것처럼 대하는 태도는 중요한 파트너십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SK텔레콤은 이통3사가 나란히 진출을 선언한 커넥티드카 신사업 분야에서 사실상 뒤로 밀려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명실상부의 완성차업체 1위 현대자동차그룹을 경쟁사에 내줬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이미 내년 1월부터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제네시스를 비롯해 현대차·기아의 신형 모델에 무선통신 회선을 독점 공급하기로 했으며, KT는 올 9월 현대차그룹과 지분 교류를 통해 6G 자율주행 기술 및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공동연구 등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KT와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분야 신규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분사한 티맵모빌리티를 앞세워 스웨덴 브랜드 볼보자동차와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회사 차원에서 강하게 밀고 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서도 현대차와 대치 중이다. 현대차가 KT·대한항공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반면, SK텔레콤은 자사가 맨 앞에 있는 ‘K-UAM 드림팀’을 꾸리고 여기에 맞서고 있다. SKT 컨소시엄에는 한화시스템·한국공항공사 등이 포함돼 있다.

콘텐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대에서 KT와 LG유플러스가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공룡 사업자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를 사로잡기 위해 일찌감치 협상 테이블 경쟁에 나섰지만, SK텔레콤은 지금까지 조용하다.

현재 디즈니플러스와 콘텐츠 제휴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용 가격 조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넷플릭스와의 망 이용 대가 관련 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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