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美 IRA 직격탄에 대응 기조 변화...“걱정·초조에서 정면 대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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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美 IRA 직격탄에 대응 기조 변화...“걱정·초조에서 정면 대응으로"
  • 장지혜 기자
  • 승인 2022.12.1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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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RA 시행 4개월...북미 전기차 판매 둔화 우려
- 급해진 현대차, “미 공장 경제성 재검토하겠다” 반격
- 추후 미 재무부 시행 방안 발표 ‘촉각’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사진 왼쪽부터)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호세 무뇨즈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건네준 잔을 들며 기공식 기념 건배를 하고 있다. [이미지=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사진 왼쪽부터)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호세 무뇨즈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건네준 잔을 들며 기공식 기념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지난 4개월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대응 전략에 굵직한 변화를 주고 있어 시선이 집중된다. 법안 시행 4개월 동안 실제 북미 시장 전기차 판매의 둔화가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량의 경우 IRA의 영향도 일부 있을 수 있겠지만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표본이 쌓인 게 아닌 상황”이라며 “IRA 여파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지난 8월 미국이 IRA를 시행하고 나서면서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처한 현대차그룹이 분주해졌다.

IRA 시행 초기에는 급히 협상단을 현지에 보내면서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면, 이제는 원활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자 정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미국 IRA 영향으로 현대차그룹의 북미 시장 점유율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의선 회장은 지난 8월 말,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곧바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정 회장은 직접 미국으로 출국해 약 2주간의 일정을 소화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조지아 등을 방문하면서 현지 현대차그룹 인사들과 협상 전략 등을 점검하고 정부 관계자들과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해외 출장을 나선 것은 여러 번 있었지만 장기간 여러 곳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예정했던 전기차 공장 착공식을 앞당기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당초 2023년 상반기에 진행하기로 했지만, 올 10월에 조기 착공하면서 보조금 규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려는 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 내에서는 “법에 쓰인 대로 시행해야 한다”, “한국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 나오면서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난항을 보이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도 “기공식 현장이 축제 분위기도 있었지만 싸늘함도 연출됐다”고 말하며 “현대차는 조지아주 공장 기공식으로 미국과의 투자 약속을 계속 지켜나가겠다는 것을 보여줬는데 미국의 태도는 서운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기공식 이후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호세 무뇨스 “불과 몇 개월 만에 이런 법을 보고 매우 놀랐다”며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존중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2~3년이다. 이 법의 영향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 정부와 경제발전 계약을 맺은 현대 등 자동차 제조업체는 그만한 편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이제는 현대차그룹도 반격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미국 윌슨센터에서 열린 공공정책 연구소 토론회에서 로버트 후드 현대차 정부 대응 담당 부사장은 IRA와 관련해 조지아주 투자를 철회하거나 규모를 줄일 수도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매우 거친 질문이지만 IRA로 인해 회사는 선택지들을 살펴 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버트 후드 부사장은 “우리 기업에 미국은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시장이 계속 우리의 성장에 잠재적으로 해를 입힌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지를 경제성을 재평가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대체 시장으로 멕시코의 저렴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정부와 함께 조지아 전기차 공장 완공 시점인 2025년까지 3년간 IRA 규정의 시행을 미뤄달라는 의견을 미국 정부에 제출하고 ‘상업용 친환경차’ 범위에 렌터카, 리스 용도의 전기차도 포함해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미국 재무부는 IRA 세부 규정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법안 시행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정부가 IRA 법안을 시행하자 현대차그룹의 북미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법안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이 보조금을 못 받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이 된다”라며 “단기적으로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어 인센티브 증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가져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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