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자택 앞 '민폐시위' 금지 법원 판단...이재용 등 재계 총수 '속앓이'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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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자택 앞 '민폐시위' 금지 법원 판단...이재용 등 재계 총수 '속앓이' 사라질까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12.11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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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정의선 자택 앞 은마아파트 일부 주민들 시위 제동
- “개인 주거지 집회·시위는 정당한 권리 행사 범위 넘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벌이던 시위를 사실상 금지하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그간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일부 주민들은 정의선 회장 자택 앞에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우회 요구 시위를 벌여왔다. 하지만 법원은 인근 주민들의 사생활이 소음 등으로 침해되면 안 된다는 취지로 시위를 금지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정의선 회장 자택과 은마아파트 앞에 설치된 명예 훼손성 현수막·피켓 등은 철거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의 자택 앞에서 자행되던 '민폐시위'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재판장 전보성)는 최근 현대건설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 대표 등이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등을 상대로 제기한 시위 및 현수막 설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인용했다.

법원은 재건축 추진위가 정의선 회장 자택 100m 이내에서 마이크와 확성기 등 음향 증폭 장치로 연설·구호·제창·음원 재생 등의 방법으로 정의선 회장의 명예를 훼손하는 모욕적 발언 또는 유사한 내용의 방송을 못하도록 했다. 

재건축 추진위가 정의선 회장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GTX-C 노선 우회 관련 주장 등이 담긴 현수막과 유인물을 부착하는 행위 등도 금지했다. 

재판부는 “개인 또는 단체의 표현 행위가 아무 제한 없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평온이 고도로 보장될 필요가 있는 개인의 주거지 부근에서 집회 또는 시위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 범위를 넘어선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어 “(재건축 추진위의 현수막은) 구체적 정황의 뒷받침도 없이 악의적 표현을 사용해 비방하는 것으로 정의선 회장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기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우회를 요구하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자택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 독자 제보]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우회를 요구하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자택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 독자 제보]

경기도 양주와 수원을 연결하는 GTX-C 노선은 삼성역과 양재역 구간에서 은마아파트 지하를 약 60m 관통한다. GTX-C 노선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재건축 추진위는 "아파트 지하를 GTX-C 노선이 통과하면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지난 11월 12일부터 정의선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지속했다. 

이재용 회장 자택 앞 '폭식투쟁' 등 '민폐 시위' 잇달아...법원 판단으로 주택가 시위 줄 듯

한편, 앞으로 재계 총수 등 자택 앞에서 무차별적으로 벌어지던 '도 넘은 민폐 시위'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0년 5월에는 한 시민단체가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술을 마시며 삼겹살을 구워 먹는 소위 '삼겹살 폭식 투쟁'을 벌였다. 심지어 기타를 치고 노래도 불렀다. 이웃 주민의 민원으로 공무원이 출동했지만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강남역 사거리에서 삼성을 겨냥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강남역 사거리에서 삼성을 겨냥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또 이명희 신세계 회장 자택 앞에서도 2020년 한 시민단체가 배드민턴장을 무상으로 지어달라며 수차례 집회를 벌였다. 이마트가 매입한 부지에 과거 배드민턴장이 있었으니 이마트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또 2019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집 앞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금속노조 시위, 2018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자택 앞에선 전국금속노동조합원 시위 등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시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집회의 자유는 보장하면서도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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