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초순수’ 공정 역할 확대...“방류수로 지역 하천 살리고, 지역 폐수로 공장 운영”
상태바
삼성 반도체 ‘초순수’ 공정 역할 확대...“방류수로 지역 하천 살리고, 지역 폐수로 공장 운영”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12.05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 경기도 5개시 하수처리수 공급받아 ‘초순수’로 재사용
-“세계 최대 수준 초순수 재사용량, 2030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 일조”
-초순수 공정 활용한 물 방류로 지역 하천 살리기도...“1급수 물고기 돌아올 만큼 깨끗”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그린동 내 공정용수 재이용 시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그린동 내 공정용수 재이용 시설. [사진=삼성전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을 자랑하는 삼성전자가 ‘초순수(UPW, Ultra Pure Water)’ 공정 기술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능력에 걸맞은 수자원을 자급자족으로 해결해 세계 물 부족 해소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의 물 정제 기술을 활용해서 만든 깨끗한 물로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는 한편, 지역 폐수를 끌어들여 반도체 생산에 재사용하는 등 수자원 선순환 구조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국내 주요 사업장이 있는 지자체와 하수처리수 재이용 협업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경기도 5개시가 함께 참여하면서 세계 최대 수준의 초순수 재사용량을 이뤄낼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당사는 기흥과 화성 사업장 등에서 방류한 물로 지역 건천을 살리는 등 선한 영향력을 주고 있다”라며, “이때 방류되는 물은 100% 초순수는 아니지만, 수질 검사 등 관련 절차를 모두 통과한 수준의 깨끗한 물이며 실제 1급수에만 사는 물고기가 해당 하천으로 다시 돌아오는 등 효과를 보여줬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삼성전자는 환경부, 경기도 및 수원시·용인시·화성시·평택시·오산시 5개시 등과 하수처리수 재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지자체 공공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폐수를 삼성이 반도체 사업장에서 필요한 공업용수 수준으로 처리해 기흥·화성·평택 사업장에 공급한다는 것이 이번 협약의 주 골자다.

하수처리수를 반도체 생산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초순수로 만드는 추가 공정이 필요한데, 삼성은 자체 기술을 통해 이러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환경부-경기도-5개시(수원시, 용인시, 화성시, 평택시, 오산시)-한국수자원공사-한국환경공단, 하수처리수 재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환경부-경기도-5개시(수원시, 용인시, 화성시, 평택시, 오산시)-한국수자원공사-한국환경공단, 하수처리수 재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사진=삼성전자]

삼성의 기술은 사업장에서 이미 반도체 생산에 사용한 물을 깨끗하게 정제시켜 오염된 지역 하천을 살리는 역할도 한다. 대표적으로 과거 천이 메마른 건천 현상으로 악취가 심했던 오산천은 삼성의 기흥 반도체에서 방류된 많은 양의 물로 다시 야생동물이 찾아올 정도로 깨끗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삼성은 기흥·화성·평택·온양·천안 등 사업장 내 각각 그린동을 별도로 마련하고, 반도체 제조 공정 중 발생하는 폐수를 전문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린동에서는 총 4단계에 걸쳐 폐수를 정제하고 있으며 각 캠퍼스에서 하루 평균 약 16만톤 가량의 물이 지역 하천으로 방류되고 있다.

반도체 생산량을 지속 늘리는 삼성전자는, 2030년이 되면 사업장에 필요한 공업용수가 현재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은 동시에 올 9월 발표한 ‘신환경경영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국내 반도체 사업장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의 수자원 관리 환경 성과. [사진=삼성전자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캡처]
삼성전자의 수자원 관리 환경 성과. [사진=삼성전자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캡처]

실제 삼성의 초순수 재이용량은 지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초순수 재사용 공급량은 2019년 5500만톤 수준에서 2020년 5700만톤, 2021년 6200만톤가량으로 늘었다. 공급한 초순수를 다시 회수한 규모 역시 계속 증가해 2021년 기준 2250만톤에 이른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에 체결한 경기도와의 하수처리수 재이용 활성화 협약을 통해 하루 약 47만 4000톤가량의 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기준 1억 7300만톤에 달한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은 “초순수라는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하수 재이용수를 사용한다는 것은 큰 패러다임의 변화”라며, “혁신적인 용수 재이용 기술을 개발해 정부, 지자체와 수자원 보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