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박정호, 내년도 삼성·SK 반도체 수장 ‘특명’...‘메모리 혹한기’ 어찌 넘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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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박정호, 내년도 삼성·SK 반도체 수장 ‘특명’...‘메모리 혹한기’ 어찌 넘길까?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12.0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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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경계현 사장(DS부문장) 유임 확실시
-박정호 부회장도 SK스퀘어 떼고 하이닉스 집중
-삼성, “생산 감산 없다” 자신감...애플·인텔 물량 확대 기대
-감축 결정한 SK하이닉스, 솔리다임 통합 작업 마무리 가속
왼쪽부터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왼쪽부터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에도 각 반도체 사업 수장직을 큰 변화 없이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부문장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의 유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당분간 지속할 메모리 불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재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경계현 사장과 박정호 부회장 모두 올 초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을 지휘하면서 하반기 본격화된 메모리 시황 악화 속에서도 지속적인 초격차 기술과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라며, “다만, 시장 불확실성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을 기미여서 이 시기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가 앞으로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연말 인사를 통해 내년 반도체 부문을 이끌 수장직 선임을 확정 짓는다.

◇ 삼성 경계현 사장 유임 확실시...“생산 감산 없다” 자신감, 애플·인텔 물량 확대 기대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부문장. [사진=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부문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경계현 사장에게 반도체 총괄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경 사장은 삼성그룹 부품회사인 삼성전기 대표직을 지내다 올해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 부문장으로 선임됐다.

경력 대부분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보내며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통칭되는 그는, 사업을 총괄하면서 늘 기술 초격차를 강조해왔다.

D램에서는 업계 최고 속도의 24Gbps GDDR6를 개발했으며, 낸드플래시에서는 세계 최고 용량의 1Tb(테라비트) 8세대 V낸드 양산 소식을 전했다. 최신 LPDDR5X D램으로 업계 최고 동작 속도 8.5Gbps를 구현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성적도 양호했다. 올 2분기까지 D램 시장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낸드플래시에서도 분기를 거듭하면서 경쟁사에 점유율을 조금씩 내주는 듯했지만 글로벌 1위 자리는 굳건히 지켜냈다.

다만, 메모리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감에 따라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이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의 D램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33.7% 감소했으며 낸드플래시의 경우 전분기 대비 매출액이 28.1% 줄었다고 트렌드포스가 집계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경계현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기존 인프라 투자 기조를 내년에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고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지만, 생산량 감축 계획도 일체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장 어려움보다는 향후 메모리 수요 회복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주요 고객사의 신규 공급 물량 확대를 예정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기존 주요 낸드 납품처였던 중국 YMTC의 물량을 내년부터 삼성전자에 맡길 것으로 추정된다. 올 10월 미국 상무부의 ‘미검증 명단’에 YMTC가 포함되면서 애플이 새로운 납품처를 찾아야 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인텔의 DDR5 채용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 중 인텔은 4세대 서버용 CPU를 출시할 예정이며, 삼성이 본격 세대교체를 단행할 DDR5가 채용될 것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나 내년 케펙스 투자가 내년 생산에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 수요를 위한 선제 인프라 투자는 이런 기반으로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 박정호 부회장, SK하이닉스에만 ‘초집중’... 케파 감축 선언, 솔리다임 통합 작업 가속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SK하이닉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이날 박정호 부회장과 곽노정 사장의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확정지었다.

특히, 박정호 부회장은 지난해 SK그룹 ICT 부문의 투자전문 지주회사 SK스퀘어 대표이사직을 겸임해왔는데, 내년부터는 오로지 SK하이닉스에만 집중하게 된다.

박정호 부회장 역시 하이닉스의 메모리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고객 페인 포인트 해소를 강조해왔다. 그 결과 자사에서 개발한 최고 사양 D램 ‘HBM3’를 개발한 지 7개월 만에 양산을 시작해, 엔비디아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낸드에서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인 238단 4D 낸드를 개발해 세상에 선보였다. 내년 상반기 중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앞서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통해 설립한 자회사 솔리다임과 첫 합작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128단 낸드와 솔리다임 컨트롤러를 결합한 기업용 SSD로, 상대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인 서버용 시장을 공략한 고부가 제품이다.

올 3분기 SK하이닉스는 D램 점유율을 전분기 대비 소폭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낸드의 경우 일본 기업 키오시아에 점유율 2위 자리를 내주며 3위에 머물렀다. 메모리 한파 속 전체적인 매출 상황도 좋지 않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재고 상황을 고려해 내년 제품 생산량을 대폭 감축하고 공정 전환 투자를 일부 지연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내년 1분기쯤 업계 재고 수준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투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생산 축소는 수익성이 낮은 제품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향후 수요 성장을 주도하게 될 DDR5, LPDDR5 등 신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 투자는 지속할 계획이다.

더불어 솔리다임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 통합 작업 마무리도 가속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1·2년 내 솔리다임과의 통합을 통한 SK하이닉스의 강점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며, “양사의 협업을 통한 사업 효과가 앞으로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메모리 가격 하락세는 내년에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건 미래에세증권 반도체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D램은 내년 3분기, 낸드플래시는 내후년에야 가격 반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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