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 신청으로 '크립토 윈터' 본격화...업비트 등 5대 거래소 실적 악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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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파산 신청으로 '크립토 윈터' 본격화...업비트 등 5대 거래소 실적 악화 불가피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2.11.1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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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사태로 가상자산 가격 폭락...추가 하락 예상
업비트 외 국내 4대 거래소, 수익성 개선 어려워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사진=업비트]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사진=업비트]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일각에서는 FTX 사태 여파가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 악화는 물론 파산 위기까지 가중시키는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FTX 사태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한 상태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 또한 있다"며 "특히 FTX 거래소 인수 혹은 구제 금융이 불가능할 경우 테라·루나 사태보다 연쇄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1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FTX의 파산 신청 여파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들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FTX 파산 신청이 알려진 후 2200만원대로 떨어졌고, 금일 오전 11시에는 21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안그래도 루나·테라 사래로 수수료 수익이 급감한 가운데 FTX발 위기까지 확산되고 있어 거래 수수료로 먹고 사는 국내 거래소들의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거래 수수료가 수익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 빗썸, "실적 감소 불가피, 그러나 적자는 피해"...금일 실적 공시

빗썸 관계자는 "지난해 가상자산 호황으로 거래량이 전년대비 크게 줄면서 올해 실적이 좋지는 않지만 적자는 아니다"고 전했다. 빗썸 3분기 실적은 금일(14일) 공시될 예정이다. 

◆ 코빗,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올해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코빗 관계자는 "연 1회 실적 보고해 구체적인 경영 상황은 잘 모르지만, 현재 가상자산 시장을 감안할 때 올해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코빗은 지난해 '매출 10배 성장'이란 기염을 토해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비 등 지출이 커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 고팍스, "거래량 큰 폭으로 줄어"...올해 실적 부진 당연시

고팍스 관계자는 "(전북은행과의 계약 이후 원화마켓 서비스를 재개장 한지 얼마되지 않아) 거래량 거래가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적에 대해서는 "바이낸스를 비롯한 국내 거래소 전반이 좋지는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고팍스는 지난 8월 전북은행과 실명인증 계좌 2년 계약을 체결한 후 원화마켓을 개장했으나 뚜렷한 시너지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 업비트·코인원, "거래량, 실적 공개 어려워"

업비트와 코인원 관계자는 거래량, 실적에 대해서 "대외비라 언급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올해 가상자산 평가손실은 1분기 153억원에서 2분기 3725억원으로 20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시장 호황으로 인한 역기저효과와 유동성 축소, 가상자산 가치 급락에 따른 평가손실 확대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두나무의 실적에 대해 "하반기도 거래 수수료 외 수익성이 가시화될만한 부문이 없어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코인원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올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한때 거래량 기준 세계 3위를 기록했던 FTX 파산 신청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물론 국내 거래소에 대한 신뢰도까지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FTX발 위기로 중소형 거래소들의 생존이 위험한 상황까지 몰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소형 거래소, 자체 토큰 거래를 운영하는 거래소는 파산 이슈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다수의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상황이지만 이번 계기로 입법 이슈가 좀더 명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기존보다 보안성도 강화되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을 놓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 코인 및 자산에 대한 투명성, 안정성, 고객보호를 중심으로 탄탄한 경영 환경을 구축한 일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힘을 받는다.

한편 김 연구원은 "FTX 사태 이후 바이낸스의 점유율이 80%를 넘으면서 거래소 산업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며 "실제 FTX 파산으로 투자자들의 코인 거래소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거래소들이 실제 보유 코인 및 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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