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PoS 전환, 기후위기에 최적화…블록체인 '뉴노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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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PoS 전환, 기후위기에 최적화…블록체인 '뉴노멀' 되나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9.21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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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이더리움 ‘더 머지’ 업그레이드
채굴방식 전환…"전력사용량 99% 절감"
미국·유럽 등 암호화폐 규제 목소리 높아
“ESG 내러티브 확보”…네트워크 확장 전망
[출처=Unsplash]

"비트코인 결제에 따라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비자카드보다 75만 배 이상 더 많다(빌 게이츠)"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이 '더 머지' 업데이트를 완료했다. 그간 탄소배출 문제로 지적되던 PoW 방식을 PoS 방식으로 전환한 게 골자다. 이더리움재단에 따르면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대비 네트워크 전력사용량을 최대 99%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비트코인에는 에너지 낭비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PoW 방식을 고수하는 비트코인이 작년 한 해 사용한 전력량은 덴마크, 벨기에 등 유럽국가 연간 이용량을 뛰어넘는다. 더군다나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난에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이더리움이 적용한 PoS 전환이 블록체인 생태계 내 뉴노멀로 떠오를지 관심이 모인다.


이더리움, 더 머지 업그레이드…”전력사용량 99% 감소”


[출처=비탈릭 부테린 SNS]

이더리움이 지난 15일 ‘더 머지’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기존 채굴방식(합의 알고리즘)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변경한 게 핵심이다. 기존 PoW 방식은 고성능 컴퓨터로 문제를 해독하고 코인을 보상받는 메커니즘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전력이 소모된다는 점이다.

케임브리지대학 비트코인 에너지소비지수(CBECI)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비트코인 전력사용량은 104.89테라와트시(TWh)다. 지난 2020년 기준 벨기에(84.66TWh), 핀란드(81.18TWh) 등 일부 유럽국가 연간 전력사용량을 뛰어넘는 규모다.

이 때문에 작년 테슬라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거부하는 해프닝이 일어난 적도 있다.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해 5월 비트코인의 환경적 문제를 지적하며 테슬라 결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 영향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15% 하락한 적 있다.

반면 PoS는 문제풀이 방식이 아닌 보유비율에 따라 보상을 지급한다. 복잡한 문제를 풀지 않는 만큼 채굴에 필요한 에너지도 적다. 이더리움재단은 "지분증명 방식이 보수적인 전망치를 토대로 계산할 시 (기존 방식대비) 2000여배나 더 효율적이며 이는 최소 99.95%의 기존 에너지 이용량 감축을 뜻한다”고 밝혔다.


각국 채굴규제에 친환경 경쟁력 두각…반대세력 관건


비트코인과 작업증명 및 지분증명을 각각 적용한 이더리움의 트랜잭션 당 전력소모량. [출처=이더리움재단]
비트코인과 작업증명 및 지분증명을 각각 적용한 이더리움의 트랜잭션 당 전력소모량. [출처=이더리움재단]

머지 소식에도 이더리움 가격은 내렸다. 업비트에 따르면 20일 종가 기준 이더리움 가격은 14일 대비 18.1%(41만5000원) 내렸다.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머지 기대감에 지난 10일 이더리움 가격은 최근 2개월간 50% 이상 급등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5.8% 하락했다.

금리인상 등 거시적 하락요인도 존재한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현지시각 21일 3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을 전망이다. 이 영향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선 아래로 내려가는 등 코인시장 전반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다만 이번 머지를 통해 ESG 측면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PoW 규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 때문이다. 지난 7월 미 민주당은 바이든 행정부에 채굴업체 전력사용량 공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유럽증권시장청(ESMA)는 연초 비슷한 이유로 PoW 규제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이번 머지는) ESG의 내러티브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전력량 감소로 ESG가 화두인 기업들 입장에서 이더리움의 PoS 전환은 PoW 방식 대비 전력소비량은 99% 이상 급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상존한다. PoS가 보유지분에 따라 네트워크 운영권을 쥐는 방식인 만큼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 정신을 훼손했다는 반대 목소리가 크다. 이들 세력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양분될 시 생태계 혼란이 불가피하다.

한 연구원은 “새로 업데이트가 됐지만, 기존의 작업증명 기반 이더리움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 중 일부는 기존의 이더리움페어(ETHW) 잔류를 선언하기도 했다”며 “과거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됐던 비트코인캐시(BCH), 비트코인SV 등 하드포크되는 많은 가상자산이 출현할 수도 있다. 즉 내부 생태계의 충돌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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