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PoS 전환에, 길 잃은 채굴업체...'도미노 파산' 일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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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PoS 전환에, 길 잃은 채굴업체...'도미노 파산' 일어나나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11.04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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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이더리움 ‘더 머지’ 업그레이드
에너지 이용량 99% 감축 기대
기존 채굴업체 비트코인으로 몰려
채산성 악화에 줄줄이 파산위험 경고
[출처=Unsplash]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2위 이더리움이 지난 9월 ‘더 머지(the Merge)’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탄소배출 주범으로 지적된 채굴방식인 작업증명(PoW)을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변경한 게 핵심이다. 이더리움재단에 따르면 지분증명은 기존 PoW 대비 에너지 이용량을 최대 99% 감축할 수 있다.

이더리움이 PoW를 떠난 이후 채굴시장은 빠른 속도로 위축됐다. 기존 이더리움 채굴업자들이 비트코인으로 몰리면서 채산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글로벌 긴축여파에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 꺾인 영향도 한몫한다.

블록체인닷컴에 따르면 채굴 난이도 지표인 해시레이트는 지난달 31일 이더리움 머지 당일(9월 15일) 대비 30% 증가한 초당 300엑사헤시(EH/s)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로 채굴 비용이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한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5달이 넘도록 2만 달러선을 횡보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 대형 채굴기업들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코어사이언티픽(티커:CORZ)은 지난달 현지시각 27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파산 위험을 보고했다. 채산성이 악화하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코어사이언티픽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ETF 주가가 27일 SEC 보고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 [출처=구글파이낸스]

회사는 공시에서 “이사회는 당장 10월 말과 11월 초 만기가 도래한 부채를 갚지 않을 것으로 결정했다”며 이르면 연내 파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후 나스닥에 상장한 주가는 당일 77% 급락했다.

문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는 등 긴축 장기화 전망에 당장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이대로 코어사이언티픽이 파산할 시 이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이들이나, 자금을 빌려준 관련 금융기관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 가운데 최근 미국, 유럽 등에서 기후위기 문제로 PoW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채굴업자들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 7월 미 민주당은 바이든 행정부에 채굴업체 전력사용량 공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유럽증권시장청(ESMA)도 연초 비슷한 이유로 PoW 규제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그렇다고 PoS 방식에 대한 반발이 없는 것도 아니다. PoS가 보유지분에 따라 네트워크 운영권을 쥐는 방식인 만큼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 정신을 훼손했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 업데이트에 반발한 이들이 모여 PoW 방식을 유지하는 이더리움(ETHW)을 따로 만들기도 했다.

이더리움은 당장 내년에 메인체인 혼잡도를 줄이는 ‘서지’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데 여기에서 관련 시장 우려를 잠재울 방안이 함께 나올지가 관건이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다만 이더리움 블록 생성자의 약 44%가 리도(LDO)와 코인베이스에 집중되며 네트워크 중앙화 및 검열 리스크 지속돼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PoW 방식 선호한다”며 “가상자산 산업의 완전한 탈(脫)채굴 위해 내년 서지 업그레이드와 함께 이더리움의 탈중앙화 제고 방안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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