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커스] "현대아울렛도?"...불 났다 하면 전기차 지목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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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커스] "현대아울렛도?"...불 났다 하면 전기차 지목되는 이유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9.30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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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 대전 아울렛 화재로 7명 사망, 1명 중상
- 화재원인 관련 수사 진행중..."전기차 및 충전소는 아냐"
- 주차장서 화재 나면 '전기차 폭발' 누명
- 전문가들 "화재 원인은 전기차일 것이란 선입견 버려야"
이흥교 소방청장이 지난 26일 대전 유성구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전 소방청]

전기차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전기차 화재 사고도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화재 발생시 빠르게 화염이 붙는 데다가 화재 진압도 어려워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우려도 덩달아 높아지는 상황이다.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사고는 2017년 1건에서 2020년 11건, 지난해 23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6월 말까지는 상반기에만 17건이나 발생했다.

문제는 화재 발생시 원인으로 전기차가 섣부르게 지목되며 누명을 쓰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전기차 보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왜곡된 선입견으로 인해 산업의 발전에 자칫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최근 발생한 화재는 다름 아닌 대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의 지하주차장 사건이다. 지하주차장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자 화재의 원인으로 곧바로 전기차가 지목되면서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 

이에 당시 대전 소방당국은 화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중이라면서도 전기차에 의한 화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전 소방본부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기차나 전기차 충전소에 의한 화재는 아니다. 의혹이 커지고 있는데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라며 "(전기차에 의한 화재는)아니라고 소방당국이 직접적으로 짚었는데도 의심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현재까지 대전경찰청 수사본부는 전날 화재 현장 압수 수색에서 스프링클러·제연설비 등 각종 소방 설비와 안전 관리에 관한 자료, 화재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 방재실 설비 서버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대전경찰청 수사본부는 전날 화재 현장 압수 수색에서 스프링클러·제연설비 등 각종 소방 설비와 안전 관리에 관한 자료, 화재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 방재실 설비 서버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보]

그렇다면 전기차는 왜 빈번하게 화재의 원인이라는 누명을 쓸까.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온도가 순식간에 오르는 이른바 '열폭주 현상'이 나타나는데, 불이 급격히 번지고 진화도 어려워 대형 화재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대개 차량 하부에 탑재돼 있으며, '하우징'이라는 특수 케이스로 보호받고 있어 물이 들어가기 힘들다. 소화 용수를 살포하는 기존의 살수 방식은 화재 진압 효율성이 떨어지다 보니 화재 진압이 어렵다.

전문가들은 화재 원인을 전기차로 속단하지 말아야 하지만 화재를 안전하게 진압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할 필요는 있다고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특성상 지하에 주차장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소방청은 화재를 안전하게 진압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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