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초대석] 채우석 방산학회장 "단순한 무기판매 넘어 국방플랫폼 수출로 국제적 위상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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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초대석] 채우석 방산학회장 "단순한 무기판매 넘어 국방플랫폼 수출로 국제적 위상 높여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8.18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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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도약 기회 잡아...기반전략 분야 가성비 높아 국제경쟁력 갖춰"
- "풍부하고 우수한 예비역 자원으로 활용해 하드웨어 넘어서 소프트웨어 수출 전략 마련해야"
- "방산컨트롤타워 필요...대통령실 방산비서관 신설 검토 절실"
- "과거에 만들어진 방산 법·제도 개혁 시급해...방산진흥회, 방산진흥원으로 승격 검토해야"

최근, 한국산 무기에 대한 해외 국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대형 방산 수주가 이어지고 있고,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한국산 무기들이 '가성비 높은 명품'으로 평가받으며 다른 나라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강력한 방패로 수출되고 있고, 방산기업들의 주가가 폭락장세 속에서 두드러진 강세를 자랑하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 회장에게 한국 방산의 현주소와 장차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채우석 회장은 "이제는 단순한 무기수출이 아닌 국방플랫폼을 수출하는 전략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편집자 주(註)>>

채우석 방산학회장 [사진=녹색경제]
채우석 방산학회장 [사진=녹색경제]

최근 한국 방산에 대한 해외 국가들의 관심이 높다. 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지 평가해달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한국의 방위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산 기반 전력 무기체계는 가격에 비해 품질과 성능이 훌륭해 가장 효율적으로 국방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동유럽 최대 국가인 폴란드가 한국산 K-2전차, K-9자주포, FA-50 경전투기를 대량으로 구매하기로 하면서 후속군수를 포함해 약 40조원 규모의 방산 수출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폴란드를 거점으로 여러 유럽 국가들이 한국산 무기로 국방력을 강화하게 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아프리카 대륙의 이집트와 지난해 K-9 수출계약이 대량으로 이뤄진 데 이어 올해는 FA-50이 피라밋 상공을 날면서 수주 전망이 밝다는 소식이다.

이미 수출이 확정된 남미의 콜럼비아에 이어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도 낭보가 날아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호주에서도 레드백장갑차가 최종 수출 결정을 앞두고 있고, 미국의 블래들리장갑차 후속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군 함정과 잠수함 수출도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처럼 육해공 전반에서 방산수출경쟁력을 갖춘 자유진영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밖에 없다. 무기체계 수출은 단단한 외교관계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이는 다른 상품교역과는 차원이 다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소 갑작스러운 느낌도 있다.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지, 더욱 성장해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국제화시대에서 신냉전체제로 급격히 분위기가 바뀌면서 그 동안 단단하게 기초를 다져왔던 한국의 방산은 대전환기를 맞았고, 한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 마련된 기회를 잘 살려 지속가능한 방산 발전의 초석을 다지고, 세계 평화에도 기여하는 국가로 위상을 높여나가야 한다. 

돌이켜보면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철학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시작된 한국 방산은 50년만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특수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한국적 특성과 정신을 가미한 세부 전략을 마련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지속가능한 방산과 국가의 위상을 높이려면 어떤 방산 수출 전략들이 있는지 알려달라

우선 신냉전체제로의 시대 전환에 맞춰 단순한 무기판매가 아니라, 자유진영 국가들과의 국방협력과 외교확대 차원에서 무기체계 운용, 군사훈련과 작전, 교리, 전술까지 교류하고 협력하는 국방플랫폼 수출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국가의 위상을 갖춰 나갈 수 있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자면, 타국가에 비해 매우 풍부하고 우수한 예비역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이는 새마을 운동을 국제적으로 전파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이 무기만 판매한다면 ‘죽음의 상인’이라고 비난받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만의 생존 노하우와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사상을 함께 전한다면 ‘자유와 번영의 선도 국가’로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나라가 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전통적인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에도 부합하고, 더 나아가 이런 좋은 이념을 널리 퍼뜨려나가야 한다. 

또한, 그 동안의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미국의 지원을 받았던 것이라면, 앞으로는 한미동맹을 국제화 단계로 발전시켜, 미국의 역할을 우리가 일부 분담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목소리를 키울 수 있다. 

반미감정이 높은 국가들과 복잡한 외교적 셈법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미국을 대신할 수 있는 영역은 생각보다 많다. 이는 맹방인 미국에 우리가 큰 도움을 주고, 짐을 덜어주는 셈이다.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하면 좋을 지도 짚어달라

이제 한국 방산은 대전환기를 맞았다. 자체 국방 수요 중심에서 국제경쟁력 갖춘 방산수출 강국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의 방위사업체제에 맞춰진 법률과 제도적 규제를 현재와 미래에 유용할 수 있도록 개혁해야 한다.

현재는 단순한 방산제품을 소량 수출하는 경우에도 상당한 규제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처럼 과거에 맞춘 법률과 제도를 현재와 미래에 필요한 수준으로 개혁해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방산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대통령실에 방산비서관을 신설해 방산부문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교통정리를 해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유야무야됐던 방산진흥원 창설도 재검토해야 한다. 기존 한국방위산업진흥회를 정부 산하 기관인 원(院)으로 승격해 방산 육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국회와 정부가 앞장서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외영업을 위한 인력풀(POOL) 국제화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록히드마틴이나 레이시온에서 일하는 인력이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면 국내 방산기업에서 임원 등 경영진으로 영입하는 문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는 방산업계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며, 유지시켜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학회는 앞으로 방산 도약을 위한 학문적 토대를 이전보다 더욱 활발히 제공하고, 소통 채널의 역할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채우석(예비역 육군 준장) 회장은 국방부 연구개발국장을 거쳐 현 방사청의 전신인 국방부 조달본부 차장을 지냈다. 방산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보국훈장 천수장, 삼일장과 지난 1999년 대통령표창을 받은 바 있다. 

육사28기(이학사)로 美콜로라도주립대 경영학 석사, 위스컨신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건국대 산업대학원 교수, 전북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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