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人터뷰] 박현주 인포웍스 대표 "자율車 라이다 시장 선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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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의 人터뷰] 박현주 인포웍스 대표 "자율車 라이다 시장 선두한다"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5.3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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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연구원 시절 "대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부정적...회사 차릴 운명"
- 이제 막 성장하는 기술인 FMCW 라이다에 투자...'글로벌 최초 양산' 타이틀 거머쥐다
- 회사 운영에서 가장 힘든 점은 인력 확보...고급 인력이 부족
- 현대차와 협업중...차량에는 총 5대 탑재되는 방향으로 논의중

"혹시 우주가 얼마나 넓은지 아세요?"

박현주 대표는 경영 철학에 대한 질문에 우주의 넓이를 되물어 나는 '끝이 없지 않나요?' 라고 되물었다.

박 대표는 "끝은 있다고 그래요. 근데 그 끝이 얼마나 되느냐는..."이라며 우주의 광활함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저 별은 10만년 전 별빛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별이 있는지는 알 수 없어요. 없어졌을 수도 있단거죠."

대체 우주의 광활함과 경영철학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다는걸까. 

그는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우리는 사실 티끌처럼 딱 그냥 살다 가는거에요. 삶의 자세는 어떻게 보면 더불어 사는게 기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잠깐 찬스를 얻어서 태어나고 하는건데, 결국에는 영향력이 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본인이 하는 일에서 넘버원이 되면 좋겠다면서, 잘 되면 평생 기부를 하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빙빙 돌리더니 그는 진짜 하려던 말을 툭 뱉었다.

"사람이 하루 세 끼 먹잖아요. 생각해보니까 전 1만 일 정도 남았더라구요. 하루하루가 이렇게 만 번이 지나가면 끝나는거에요. 그래서 그냥 저는 가능한 같이 일하는 저희 파트너들, 직원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갑자기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뭔가가 치밀어 오른다. 멋진 사람이다.

박현주 인포웍스 대표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녹색경제신문>은 주파수변조연속파(FMCW) 세계 최초 양산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인포웍스의 창업자, 박현주 대표를 만나 그의 삶에서 시작해 FMCW 라이다의 현주소 및 기술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있게 나누어 봤다.

▲ 인포웍스를 창업하기까지 스토리

학창시절에 군대 안가고 삼성전자에 들어갔어요. 석사나 박사쪽으로 공부를 더 할까 하다가 취업을 선택했죠. 대기업이고 가장 좋은 회사였다고 생각했었는데, 다니다 보니까 삼성전자에 적합한 사람이 있고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조직이라는게 임원을 달려면 최소한 학력이 되거나 아니면 라인에 들어가거나, 압도적인 실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안에서 내가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업에 대한 생각을 굳히게 됐습니다.

▲ 삼성전자를 퇴사하게 된 배경

삼성전자라는 곳은 혁신보다는 대량생산과 품질에 특화돼 있는 조직이다 보니까 세계 최초의 퍼스트 무버라는 입장은 아니거든요. 혁신에 대한 열정이 없어요.

한번은 회사가 '혁신을 한번 해봐라' 라고 하면서 혁신 프로그램을 열고 의견을 모으더군요.

당시 노트북에는 백라이트 기능이 없었는데, 그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제안도 했었어요.

휴대폰도 예전에 모토로라나 LG, 노키아 이런 곳들과 경쟁할 때, 디자인 관점에서 승부를 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는데 삼성은 용량이나 카메라 화소 같은 기능 위주로 하는거에요. 결국 LG가 프라다폰으로 성공했고 제 아이디어는 묻혔죠.

백색가전도 제가 컬러를 넣자고 제안을 했었는데 윗선에서 전혀 반응이 없더라구요. 이제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 꽃무늬도 들어가고 컬러도 들어가는데, 그게 반영이 되기까지 긴 시간이 들었던 겁니다.

그래서 창업을 염두에 두고 사비 들여서 석박사 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 후로 회사 내에서의 스핀오프 얘기도 나오고 했지만 1년이 흐르면서 무산되고. 그러는 사이에 저도 기업 내에서 여러 영역들을 두루두루 맡아 보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싶으니까 그때 그만두고 나왔죠.

▲ 창업 이후 힘들었던 경험

창업 하고 딱 1년 만에 퇴직금을 다 썼어요. 대우조선해양과의 프로젝트가 거의 성사가 되다가 엎어지고 하면서 많이 힘들었죠.

그래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지금은 재난쪽도 하고 있고 증강현실 쪽도 센서 위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재난같은 경우 연기가 찬 공간에서 센서가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관건인데, 독일제든 일제든 미제든, 연기만 차면 센서들이 확 죽는거에요. 라이다 파장이 연기에 방해를 받는거죠. 그 때 생각이 든게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FMCW 라이다였어요.

▲ 라이다 쪽에 집중을 하게 된 배경

기업은 생존을 해야 하잖아요. 성장도 필요하고 생존도 해야 하는데 저희가 가지고 있는 자산 중에 가장 어필할 수 있는게 뭘까 생각해보니까 라이다가 있었던거죠. 

벨로다인이 진행하고 있는 펄스 라이다는 기술이 나온지 20년이 넘었어요. 기술 성숙도가 이미 정점에 도달한거죠. 부품도 쉽게 구합니다.

반면 저희가 하는 FMCW 라이다는 새로운 기술이에요. 기술도 어렵고 부품도 상당히 복잡합니다. 

나중에는 다른 기업들도 (FMCW 라이다 개발을) 하겠죠. 그때부터는 '자본 영역'의 싸움이 시작되는거에요. 저희같은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어요. 그러니 그 전까지 성장과 매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인포웍스가 투자를 받았다는 기사가 없던데, 투자를 받으셨는지

투자 받았습니다. 굳이 뭐 그런걸 기사화 하나 해서 보도하지는 않았는데, 계속 투자받고 진행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IBK 기업은행에서 20억 투자를 받았고, 올해는 30억에서 100억 정도 투자 (받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제 웬만큼 다 해서 이제 실리콘밸리 쪽으로 가고 9월에는 독일에 가서 IR을 하기로 돼 있습니다.

인포웍스 서울 사무실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 라이다 관련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재로서는 현대차나 현대건설기계, LG유플러스, 대한통운 이런 곳들과 협력하고 있고, 미국, 스위스, 덴마크, 네덜란드와도 협업을 진행중이에요.

향후 BMW, 우버, 볼보, 아우디 이런 곳들과도 사업이 더 확장될 거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같은 회사와 엮이게 되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어요.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되는건데, 투자를 받아서 라이다를 개발하고 나면 테스트 결과에 따라 쓸 수도 있고 안 쓸 수도 있는거에요. 만약 안쓰겠다고 하면 그 뒤로 6개월간 마케팅을 할 수 없어요. 시간에 로스가 생긴다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약간 거리가 가까워져 버리면 종속 회사가 되는거에요. 

사업 초반에는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향후 성장에 있어서는 좀 생각을 해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 차량에 탑재되는 라이다 개수는 각 모퉁이에 하나씩, 그리고 중심에서 앞을 보는거 하나, 총 5개가 탑재될 거로 보입니다.

▲ 사업 운영에서 가장 힘든 부분

제일 어려운건 사람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에요.

뽑기 힘든거도 있고, 그 사람이 조직에 들어와서 잘 어울리는지도 중요한 문제구요. 그런데 일단 시장에 고급 인력이 없어요. 특히 대한민국에는 이제 인력이 부족해요. 그래서 한국에서 인력 뽑는거도 쉽지 않으니까 해외로 넓히고 있는 거에요.

그쪽에 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거나, 그 쪽 인력들을 데려오는 것. 한계는 없다고 생각해요. 일단 해봐야 되는거죠. 

그렇다 보니 직원들을 회사 차원에서 성장시키는 것도 집중하게 됐어요. 공부하겠다는 직원들은 경희대 중앙대 서울대 등에 대학원 박사 과정을 보냈어요.

돈을 많이 주는 기업이 행복하다고 보진 않아요. 조직에서의 소통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고. 그런걸 충족시켜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실리콘밸리같은 경우 제가 직접 가 있으려고 해요. 참고로 제가 영어를 잘 하는건 아니에요(웃음). 그래도 해야죠. 직원들 몇 명 보내서 알아서 해봐라. 해서는 절대로 안되거든요. 브랜치를 내고 직접 가서 의사결정을 하고 팔로우업도 하고. 그러다 보면 인간관계도 쌓여 비즈니스에도 영향을 줄 거라고 봅니다.

▲ 라이다 기술이 활용되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

우리나라같은 경우 도시와 도시 사이의 간격이 짧지만 미국 같은 나라는 굉장히 길잖아요. LA에서 라브베가스까지 한 400km 되는데 황무지 같은데 가면, 앞에 산이 보이는데 한시간을 달려도 저 산이 계속 보여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 곡선도 있고 한데, 미국은 직선 도로가 많잖아요. 집중력이 상당히 떨어지죠. 그런 장소를 접하게 되면 자율주행이 필수라는 생각이 들어요. 미국에 자율주행 연구가 활발한 이유기도 하고요.

▲ 인포웍스의 수익 모델 및 IPO 시점

일단 저희 수익 모델은 산업용으로 올해 판매를 시작하는데, 로봇용으로 들어가게 될거고 내년부터 출시되는 스캔이나 폴리온방식의 라이다는 자율주행차량에 탑재될 수 있을거로 보고 있습니다. 

매출은 2022년 기준 한 72억 정도 예상하고 있고 IPO는 빠르면 2024년, 늦으면 2025년 정도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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