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부산行 이유③] 산은, '서울 진보·부산 퇴보' 투정 말고 국책은행 본분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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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부산行 이유③] 산은, '서울 진보·부산 퇴보' 투정 말고 국책은행 본분 챙겨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4.21 10:0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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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회장 "尹, 금융 이해 부족" 탓했지만... "산업 이해부족" 여러번 지적받아
- 李 "국책은행 지방이전, 진보 아니라 퇴보"...윤창현 의원 "산은, 지난 5년간 한 것 없어"
- 산은, 국책은행으로서 혁신과 변화보다 설립목적에 충실했어야

 

여의도에 있는 산업은행 본점 [사진=녹색경제]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의 부산 이전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당초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공약이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국토균형발전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기조와도 맞물려 있어 이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국책은행의 지방이전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라며 "(윤 당선인이) 금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반발했다. 

이동걸 회장이 이날 언급한 산업은행의 부산이전 반대의 세가지 주요 이유는 '산은은 국책은행'이며, '국책은행은 지방이전하면 퇴보'하고, '윤 당선인은 금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5년 동안 서울에 있으면서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산은은 국책은행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고,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산을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새정부의 정책기조에 반발하기보다 새로 맡겨질 국책은행의 소명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윤창현 의원 "산은, 지난 5년간 한 것 없어... 구조조정해야"

산은의 신용도는 국가신용도와 같다. 국가(기획재정부 등)의 지분이 100%여서다. 지금이라도 산은 스스로 '국책은행'임을 자각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국책은행은 그만큼 무거운 책임과 투명한 운영을 감당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설립목적에서 한 치도 비켜나서는 안된다. 즉, 기본과 상식에 철저해야 한다. 

20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개최한 '정책금융의 문제점과 혁신 과제: 산업은행의 역할 재편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윤 의원은 "지난 5년간 산은에 대한 평가는 '안 된 것도 없고 된 것도 없다'는 문장으로 요약된다"면서 "산은이 주도했던 쌍용자동차, 대우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 KDB생명 등 굵직한 매각이 번번이 실패했고, 수조원을 투입해도 기업 정상화는 요원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것이 약 3300명의 임직원이 연간 3500여억원, 5년간 1조7500여억원의 급여를 받은 대가로 이룬 성과에 대한 외부의 평가다. 

윤 의원은 이어 "산은 기능을 재편해 중소기업 금융 지원과 상업금융 부문은 다른 기관에 이전하거나 민영화를 추진하고, 구조조정 금융과 혁신 기업 투자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은, 국책은행으로서 혁신과 변화보다 설립목적에 충실했어야

한국산업은행법 제1장 제1조 [자료=한국산업은행법]
한국산업은행법 제1장 제1조 [자료=한국산업은행법]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이라는 단어를 무려 10번 사용했다. 혁신, 개혁, 변화 등의 유사한 단어도 여러번 썼다. 그런데, 산은이 지난 5년간 보여준 행보는 '집단이기주의'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5년 동안 정권의 강력한 믿음 속에 최장수 산은지주회장으로서 그야말로 '소신껏' 일한 결과에 대해 이제는 책임져야 한다. 

산은은 정부가 100%의 지분을 가졌다. 그만큼 책임은 무겁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기관장의 정치적 편향성이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 수행에는 도움이 되기 어렵다. 가시적인 성과가 정치적 치적으로 포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산은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성과는 지난해 2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려 국가에 8331억원을 배당한 사례다. 

이는 사실상 HMM(대표이사 김경배)으로부터 회수해야 할 채권(CB)을 주식으로 전환해 얻은 파생상품 이익으로 이는 장부상의 이익이다. 산은은 2조원이 넘는 뜻밖의 이익을 올렸지만, HMM은 그만큼 손실을 입었다. 

HMM은 지난해 7조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과 4000억원에 달하는 환차익 등을 올렸지만, 산은의 CB전환으로 약 2조원의 금융파생상품 손실을 입어 당기순익이 5조3000억원대로 줄었다.

이는 금융위원회(위원장 고승범)의 법률 개정 취지에 반하는 불건전한 금융행위로 볼 수 있다. (본보 4.14일자 [산은, 부산行 이유②] 이동걸 회장, '소신'이라 쓰고 '독선'이라 읽는다 中에서)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과, 신용보증기금을 포함한 기타주주들은 주가희석으로 말미암아 큰 손실을 입게됐고, HMM은 주요 경쟁 해운사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주가 추이를 보이게 됐다.

주요 경쟁사 대비 최근 1년간 주가 변동 추이 [자료=구글 금융]
주요 경쟁사 대비 최근 1년간 주가 변동률 추이 [자료=구글 금융]

이 회장은 남아있는 2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도 주식으로 모두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산은과 해진공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약72%에 달해 사실상 HMM민영화는 사실상 물건너가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주가도 반토막이 났다. 20일 HMM의 종가기준 주가는 주당 2만7400원으로 지난해 5월 28일 기록한 주당 5만1100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산은이 국민경제나 금융산업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 회장, 尹 당선인의 금융 이해 부족 지적... 정작 본인은 산업 이해 부족 지적 받아

이 회장은 윤 당선인 측이 금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작 이 회장 본인은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여러차례 지적받았다. 

인수한지 20년이 넘도록 경영정상화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과정에서 EU지역의 반독점 기류를 간과함으로써 한국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에 실패를 초래했다. 산업계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을 걸겠다"며 기업결합을 강행했지만, 올해 초 기업결합이 최종 무산됐다. 

이 회장이 가장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우는 HMM과 관련해서도 해운업계는 미국 롱비치항 터미널 매각을 지금도 아쉬워한다. 이 터미널은 당초 한진해운이 과반지분을 소유했었으나, 2017년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당시 2대 주주였던 MSC로 넘어갔다. 지난 2년간 공급망위기를 겪으면서 현재 롱비치항구의 터미널 가격은 돈이 있어도 매입할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자산으로 격상했다. 

서울은 진보, 부산은 퇴보? ...'혁신과 변화' 말하면서 '서울 安住'는 아닌지 반성해야

산은의 국제경쟁력 강화, 혁신, 변화, 쇄신은 이 회장 본인이 여러차례 강조했던 말들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한국의 정책금융이 글로벌시장의 주목을 받고 산은이 ‘위대한 은행’으로 존경받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은이 서울에 안주(安住)해야 진보한다고 주장한다면 모순일 수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비대면 소통이 활성화됐고, 금융의 국제화는 정치 1번지인 여의도보다 정치권과 거리를 둘 수 있는 인천이나 부산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또한 국민적 관심사인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국토 균형발전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진보냐 퇴보냐'하는 문제 보다 산은이 국책은행으로서 본연의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국책은행은 어떤 경우라도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산은이 부산으로 가야하는 세번째 이유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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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 2022-04-21 16:16:07
기자님 기사 감사합니다! 항상 잘 읽고있습니다 ^^ 앞으로도 좋은기사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qazwsx 2022-04-21 14:09:29
이동걸 외 관련 산은인사 구속수사 하고 작년 시중은행과 같이 인원 축소 30%하고 짤게 쪼게서 해체해야 합니다

김윤오 2022-04-21 14:02:27
개똥걸레 면상꼬라지봐라
씨 ㅂ새 대대손손 천벌 받을 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