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한국조선해양, 친환경으로 순항 중...LNG 넘어 메탄올·암모니아까지
상태바
[ESG 경영] 한국조선해양, 친환경으로 순항 중...LNG 넘어 메탄올·암모니아까지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5.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친환경선박 수주, 대박 전망...LNG.메탄올.수소 선박 큰 시장열린다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 [사진=한국조선해양]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 [사진=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 기업결합 불발에도 IMO 친환경 규제로 수주 급증

한국조선해양(대표이사 가삼현, 정기선)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다. 대우조선해양(사장 박두선)의 과반주주인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의 계획에 따라  지난 2019년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설립됐다.

하지만, 올해 초 유럽연합(EU)이 두 기업간의 기업결합을 최종 불승인하면서 KDB산업은행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조선해양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국제해사기구는 당초 2025년에서 시행 시기를 앞당겨 내년부터 선박탄소집약도지수(CII)에 따라 선박 운항을 규제하기로 하면서 신조선박 발주에서 친환경 대체연료 추진선박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해 국내 조선3사는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포함한 친환경선박 발주의 87%를 휩쓸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총 80척, 82억3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174억4,000만달러)의 47%에 해당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LNG추진 선박은 37척(46.3%)으로 친환경 규제가 주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친환경 디지털 선박기술로 조선 산업의 패러다임 대전환을 이끌겠다”며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에서 벗어나 기술 중심의 엔지니어링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오너 3세‘ 정기선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한국조선해양의 탈탄소 선박·자율운항 기술 개발 등에 가속도를 낼 것이란게 조선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정 사장이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그룹 전반의 경영 지휘봉을 잡은 만큼 수소·로봇 등 신사업을 총괄하면서 회사의 신성장동력 발굴과 미래 성장 전략 마련에 힘이 실리게 됐다는 것이다. 

그의 신사업 의지는 올해 초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 참석 행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디지털 업체들이 주로 참여하는 CES에 조선업이 주력인 회사인 현대중공업이 전시 부스를 설치한 것만으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 사장은 올해 그룹 창립 이후 처음으로 CES에 참석해 “쉽 빌더(조선소)’가 아닌 ‘퓨처 빌더(새로운 미래의 개척자)’가 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운반선 수요 증가도 한 몫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LNG의 주요 수요처인 EU에서 LNG운반선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기존 러시아에서 공급받던 LNG를 미국과 카타르 등으로 공급망을 변경하면서 LNG운반선 수요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EU가 발주하는 LNG운반선은 사실상 국내 조선3사가 독점하고 있다. 지난해 발주된 전체 LNG운반선의 87%를 이들이 수주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LNG 가격이 급등한 점도 수주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를 제외하면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카타르가 150척 이상의 LNG운반선을 조만간 국내 조선3사에 발주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최근 LNG운반선의 척당 선가가 2억1000만 달러(약 2500억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약 40조원에 육박하는 발주 규모로 이중 한국조선해양은 적어도 3분의1을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카타르가 당초 계약단가를 고집하거나, 스틸플레이션(철강 가격 인상)에 따른 손익구조 악화 등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1분기 전체 발주선박의 61%가 친환경 대체연료 추진선...LNG가 57% 차지

지난 4월 6일(현지 시간)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선박발주 920만CGT(259척)의 61%는 친환경 대체연료가 차지했다. 이 중 57%는 LNG연료 추진선, 3.4%는 메탄, 0.6%는 에탄, 0.7%는 배터리 하이브리드 추진선이며, 추가 발주의 12%는 암모니아레디(겸용), 1.4%는 LNG레디, 0.1%는 수소레디 추진선이다.

지난해에 발주된 신조선박의 32.7%가 대체연료추진 선박으로 2020년 209척, 2016년 46척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현재 운항 중인 국제 상선의 4.5%, 주문 선박의 37.8%가 대체연료로 파악됐다.

클락슨리서치는 "내년 초까지 전 세계 선단의 5%는 대체연료가 차지할 것"이라며 "현재 운항 중인 전체 상선의 23%는 스크러버(탈황설비)가 장착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시행되는 선박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에 따라 현재의 유조선, 벌크선 및 컨테이너 선단의 약 29%가 내년에는 D 또는 E 등급이 40%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세계 선대의 평균 선령이 점점 노후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중공업 미포조선소에서 건조해 2024년부터 유럽 북해에서 운항을 시작할 예정인 메탄올연료추진 컨테이너선의 모습 [사진=머스크]
현대중공업 미포조선소에서 건조해 2024년부터 유럽 북해에서 운항을 시작할 예정인 메탄올연료추진 컨테이너선의 모습 [사진=머스크]

한국조선해양, 메탄올·암모니아까지 친환경 연료 추진선박 시장 단연 독주

정기선 사장은 수소·암모니아 협력 MOU의 일환으로 암모니아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암모니아 연료 추진을 위한 핵심기술인 연료공급시스템 개념설계 인증(AIP)를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2대 해운사 머스크로부터 기존 선박유에 비해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을 각각 80%, 25% 감축할 수 있는 메탄올 연료 추진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세계 최초로 8척 수주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 선박들이 인도되는 2024년에 맞춰 운항하기 위해 대량으로 연료공급을 받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앞서 지난 1월 정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CES 2022)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비전으로 ‘퓨쳐 빌더(Future Builder)’를 제시한 바 있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세계가 성장하는데 토대를 구축해 온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난 50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 빌더가 되어 더 지속가능하고 더 똑똑하며 그리고 더 포용적인,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조선소이자 한국의 조선산업을 이끌어가는 현대중공업의 비전이 보다 친환경적이고, 사회에 기여하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과정을 통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