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해외는] 유럽, 기차 여행 장려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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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해외는] 유럽, 기차 여행 장려하는 까닭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2.04.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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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기 배출되는 온실가스 감소 목표 향해
- 수 십 억대 유로 규모 정부 지원금 투자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 전후 해외 방문자 수가 피크를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도는 가운데, 최근 유럽의 인기 관광국들은 국제 항공기 운항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량 감축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업 부문이다. 

예컨대, 유럽 최대의 루프트한자(Deutsche Lufthansa AG)독일 국책 항공사와 에어프랑스-KLM은 모두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정 위기 타개를 위해 각국 정부로부터 100억달러 규모의 긴급 구제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청정에너지연구 단체인 블룸버그 NEF에 따르면,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전세계 각국 정부들은 탄소절감 등 환경 개선 실천 조건 없이 코로나19 구제금융 총 지출액의 15%(미화 1조 달러 대, 우리 돈 약 1천조 원) 이상을 항공업계에 지원했다.

오스트리아 국영철도는 15억 유로 규모의 신형 야간열차 13대를 독일 지멘스(Siemens AG)에 주문해 2021년 연말부터 운행하기 시작했다. Courtesy: Siemens/Öbb
오스트리아 국영철도는 15억 유로 규모의 신형 야간열차 13대를 독일 지멘스(Siemens AG)에 주문해 2021년 연말부터 운행하기 시작했다. Courtesy: Siemens/ÖBB

해외 여행, 코로나19 방역 고삐 더 속속 풀리며 국경 열리기 시작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최근 해외여행 예약률이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 각국들의 코로나19 위생 규제 관련 입국 조건(입국 후 자가 격리, 백신 패스, PCR 검사 음성 결과, 감염 후 회복 증명 등) 이 대폭 완화 또는 폐지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전면 해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럽연합 15개국과 유럽 경제 지역(EEA) 일부 국가들은 지난 3월부터 방역 규제 및 국경간 여행 금지 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非 솅겐조양국), 슬로베니아에 이어서 최근에는 스웨덴, 헝가리, 아일랜드, 루마니아도 코로나-19 규칙을 전면 폐지하고 전 세계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전세계 모든 방문객들의 입국을 허가하고 있다(자료: 솅겐 비자 인포, shengenvisainfo.com).

국제관광산업에서 항공여행은 불가피한 필수 사항이다. 그러나 아직 탄소 배출을 안하는 여객기는 아직 없다. 연간 총 탄소배출량의 4분의 1이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유럽에서 탄소 배출량을 감소하기 위한 대책으로써 유럽 정책 입안자들은 최근 여행자들에게 항공기 대신 기차를 교통수단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기차 여행은 이미 19세기 중엽 대륙권 유럽에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철도건설 붐을 타고 ⟨아나 카레니나⟩나 ⟨마담 보바리⟩ 같은 낭만주의 소설의 배경적 영감을 제공하며 기차여행을 대중적으로 유행시키는 역할을 했다. 또 20세기 말, 영화 ⟨비포선라이즈⟩(1995년)는 1990년대 이후 낭만적인 유럽 열차여행을 홍보하는데 일조했다.

항공업계 피해 최소화와 철도 이용객 늘리기 고심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며 국제 관광 르네상스 시대에 대한 기대로 잔뜩 부풀어 있는 관광업계는 기차여행을 트렌디하고 편리한 여행 수단으로 장려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00년대 초엽, 이탈리아에서 로마-밀라노 간, 2017년 프랑스 파리-보르도 간 고속 열차 운행 후 항공여행률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자료: Simple Flying).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각각 오는 2024년과 2030년까지 지금보다 항공기 탄소 배출량을 5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프랑스는 올 4월부터 항공기 승객들을 열차 탑승을 독려하기 위해 비행 1~2시간 거리의 대도시간 국내선 항공기 노선을 대폭 취소하는 한편 유럽 대도시들 간 직항 노선을 늘려 비행거리를 단축시켰다.

EU는 오는 2027년까지 175억 유로 규모의 예산을 출자하고, 우선 프랑스-독일-오스트리아의 3국의 주요 도시들을 가로지르는 동서 철도망의 노쇠한 야간열차선을 개량하는 작업에 2021년부터 착수했다. 철도는 운행 시 항공기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월등히 적고 공황과 달리 국경 간 이민심사와 복잡한 공항 보안 절차가 없다는 장점을 부각시켜 소비자들을 철도여행으로 유도하는 동시에 철도운행사들 간 경쟁을 부추겨서 가격을 낮춘다는 의도다.

오스트리아 국영철도회사(OeBB)가 독일국영철도(도이체반, DB)운영하는 ‘나이트제트(Nightjet)’는 빈 출발-잘츠부르크 및 독일 경유 -파리행 주 3회 운행 야간열차선으로 2021년 12월 12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나이트제트 야간열차 내 4인실 간이 침상 디자인. Courtesy: Siemens/Öbb
나이트제트 야간열차 내 4인실 간이 침상 디자인. Courtesy: Siemens/ÖBB

총 여행거리 1천 km의 여행을 기차로 할 경우 비행기보다 여행시간은 8시간가량 더 소요되지만 탄소배출량은 비행기의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열차표의 가격(편도 기준)은 1인 좌석 29,90유로), 접이식 간이침대 59,90유로, 취침 캐빈(침대, 화장실, 샤워 포함) 89,90유로로 도시 간 항공권 보다 저렴하다.

오스트리아 국영철도사는 스위스연방철도(SBB)와의 협력으로 스위스 취리히를 유럽 제2의 야간국제철도선의 허브로 개발한다는 목표 하에 오는 2024년까지 알프스 산맥을 관통하는 터널 건설 완공을 앞두고 있다.

독일 교통부도 오는 2050년까지 제로 탄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고속 열차 철도망 건설을  위한 예산을 투자하고, 암스텔담-로마,베를린-바르셀로나, 바르샤바-스톡홀름을 잇는 고속열차 철도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중에 있다.

유럽에서 1990년대 이후 항공기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의 주범 중 하나고 지목돼왔으며 항공기 이용을 줄이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럽연합의 최종 목표는 철도선으로 전 유럽 대륙 내 대도시들을 연결하는 효율적이고 저렴한 단일 고속철도구역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아디나 발레안(Adina Vălean) EU집행위원회 교통정책 위원장은 말한다.

유럽 내 국가별 국경을 넘나드는 130여 대도시를 잇는 유럽 횡단 특급(Trans-European Express) 철도망 사업은 20여 년전 착수했다가 항공업계의  저가 근거리 여행 붐에 밀려 중단된 바 있다.

대도시 연결형 야간열차는 요금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별도의 취침과 기상 즉시 다른 나라와 도시 시내 중심부에 도착할 수 있어 별도의 숙박비나 공항-목적지 간 추가 연결 교통비가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Courtesy: Siemens/Öbb
대도시 연결형 야간열차는 요금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별도의 취침과 기상 즉시 다른 나라와 도시 시내 중심부에 도착할 수 있어 별도의 숙박비나 공항-목적지 간 추가 연결 교통비가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Courtesy: Siemens/ÖBB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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