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생체모방기술로 연료 절약과 제로 탄소 한 발짝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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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생체모방기술로 연료 절약과 제로 탄소 한 발짝 가까이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2.09.0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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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프트한자 × BASF 공동개발 기체역학-화학 기술 혁신
- 마찰저항 감소 기술의 다양한 산업 응용 가능성 주목돼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의 자회사인 루프트한자 테크닉(Lufthansa Technik AG) 항공 정비회사는 항공기 기체 표면에 상어 비늘과 유사한 막을 입혀 항공기의 운항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연료를 절감하는 신기술을 이 항공사가 운항 중인 10대의 모든 보잉 777F 기에 응용할 것이라고 9월 2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루프트한자 항공은 일명 ‘에어로샤크(AeroSHARK)’로 불리는 이 기술을 올 초부터 유럽-아시아 대륙간 국제노선에 투입되는 보잉 747-400기에 실험 사용을 시작했다. 

에어로샤크는 물과의 마찰저항을 감소시켜 초고속으로 헤엄칠 수 있는 상어의 지느러미 비늘의 원리를 응용한 생체모방기술(biomimicry)이다.

이미지 원천: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Shark skin-inspired designs that improve aerodynamic performance", 저자 August G. Domel 外, 출판일: 2018년 2월 7일.
이미지 원천: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Shark skin-inspired designs that improve aerodynamic performance", 저자 August G. Domel 外, 출판일: 2018년 2월 7일.

여객기 기체 하부에 약 800 평방미터 면적에 걸쳐 50마이크로미터 높이의 미세한 돌기가 달린 얇은 피막을 부착해 항공기 비행 시 주변 공기와 마찰을 줄이면 연간 케로신 연료 소비량 약 3,700 톤 절약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1만 1천 700 톤 감축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과거 프랑크푸르트-상하이 구간 비행 48회에서 배출되는 CO2량과 같은 양이다.

항공여행업계는 인간활동으로 발생하는 인공적 온실가스 발생 감축 압력을 많이 받고 있는 산업 부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전세계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2.5%가 항공업계에서 배출됐다.

항공기 기체 디자인 측면에서 볼 때, 이제까지 일반 여객기는 긴 몸통에 날개가 연결된 십자형 구성을 고수해 왔다. 항공업계는 안전을 이유로 운항기 기체 디자인의 변형이나 개조를 철저하게 금지하는 등 여객용 항공기 외형관리 규제가 매우 엄격한 산업 분야이다 보니 디자인 혁신에 뒤쳐져 있던게 사실이다.

에어버스가 개발한 매버릭-3D 여객운항용 항공기. Courtesy: AIRBUS
에어버스가 개발한 '동체 날개 혼합형(BWB)' 매버릭-3D 여객운항용 항공기. Courtesy: AIRBUS

항공기는 동체 날개 혼합형(BWB)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러나 차세대 항공기 디자인 시대로 본격 이행하기 전까지 여객 항공업계에서는 당장 목표인 연료 효율성과 CO2 배출 감소를  위한 과도기 해결책으로써 에어로샤크 기체 역학 원리가 널리 활용될 것이라 예측된다.

코로나19 여행 금지 조치 완화와 국제 여행의 재개로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임무를 성취해야 하는 항공업계는 기존의 화석 연료 대신 보다 청정하다고 여겨지는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ustainable aviation fuel, 줄여서 SAF) 대체 연료와 압축 수소 구동 건전지 탑재 전기 항공기 기술 등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이들 기술은 개발 초기 단계여서 상용화하기엔 이른 단계다.

현재 운항중인 항공사 여객기들은 오는 2050년까지 점진적으로 연료효율적 무탄소 배출 항공기들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약 30년 항공기술 혁신을 거치는 동안 ‘에어로샤크’ 기술은 과도기 기술로써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로샤크는 루프트한자 테크닉과 독일 다국적 화학품 제조업체인 BASF SE가 공동 개발했다. © Copyright Lufthansa Technik
에어로샤크는 루프트한자 테크닉과 독일 다국적 화학품 제조업체인 BASF SE가 공동 개발했다. © Copyright Lufthansa Technik

루프트한자 테크닉 측에 따르면, 에어로샤크 피막을 부착한 보잉 747-400기는 공기 마찰도를 0.8% 감소시키는데, 이는 연간 300 메트릭톤 연료 절약과 이산화탄소 900 메트릭 톤 배출량 감소 효과를 가져온다. 에어로샤크는 급격한 대기 온도차, 기압차에 따른 물리적 압력, 고도 비행시 자외선에 대한 내구성도 우수하다.

현재 루프트한자 테크닉은 보잉 777기, 루프트한자 화물기 보잉 777F, 스위스 국제 항공여객기 보잉 777-300ER기 등 장거리 항공기용 에어로샤크 기술 인증 절차를 거치고 있다. 스위스항공은 올 여름부터 운항중인 보잉 777-300ER 전 12대에 에어로샤크 표면막을 설치하기 시작해 연간 4,800톤 연료 절감 및 15,200톤 CO2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상어 피부 표면의 비늘 구조에 대한 연구는 1970년대 독일에서 처음 시작됐다. 그 후 1980년대 미국 해・공군, 이어서 2000년도 유럽에서 연구 결과가 출판되며 주목받았다. 최근인 2018년 영국 로열소사이어티 학회보에 실린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술은 항공기 외에도 풍력발전기 터바인, 드론 무인비행기, 자동차,  해상선박 등으로 응용될 수 있다.

마찰저항 감소 기술의 산업적 응용 잠재력이 무한한 만큼 이 기술에 대한 기성 글로벌 정밀 기계 및 화학기업들의 개발 열기도 뜨겁다.

예컨대, 일본의 카메라 제조업체 니콘 사는 가스 터바인, 프로펠러 구동식 항공기, 드론, 펌프 기기, 가전용 전자용품에 사용될 수 있는 마찰저항 감소 기술을 개발중이며, 미국 에너지부는 3M과 대학간 산학협력을 지원하고 유체역학과 표면마찰저항 감소 효과를 풍력발전기에 응용하는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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