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국·유럽서 OLED TV 출시 초읽기에도 언급은 회피 … “결국 OLED는 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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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국·유럽서 OLED TV 출시 초읽기에도 언급은 회피 … “결국 OLED는 가야 할 길”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4.11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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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유럽서 OLED TV 사전주문 … 6월 전 출시할 듯
글로벌 TV 신제품 소개 행사서 언급 없어 … LG 의식했나
OLED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에도 “결국 가야 할 길” 지적
삼성전자 OLED 4K 스마트 TV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OLED 4K 스마트 TV [사진 제공=삼성전자]

OLED TV 깜짝 출시해 시장 기대감 UP … 정작 당사자는 뜨뜻미지근, 왜?

삼성전자가 미국과 유럽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할 예정임에도 이에 대한 홍보나 언급을 회피하고 있어 의아하다는 시장의 반응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월 18일 삼성전자는 미국 법인을 통해 'OLED 4K 스마트 TV'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다르게 모델명에서 퀀텀닷(QD) 필름을 붙인 삼성식 OLED를 의미하는 QD까지 빠져 삼성이 드디어 OLED TV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이후 같은 달 30일 열린 글로벌 소개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돌연 OLED TV에 대한 언급을 뺐다. 업계에서는 역시 삼성전자가 OLED 전략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OLED TV는 뿌리 깊은 애증의 관계를 갖고 있다. 지난 2013년 OLED TV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완성도 문제로 철수한 뒤 OLED에 대해 지속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 부회장은 과거부터 여러 차례 OLED TV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는데, 특히 지난 2020년 1월 열린 CES에서는 “OLED TV를 영원히 출시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앞으로 올레드는 절대 안 한다”고 답했을 정도로 회의적이었다.

여기에는 LG와의 경쟁 관계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소형 OLED 패널의 경우 자사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TV용 대형 패널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유일하게 대량 생산에 성공하면서 LG와의 협업 없이 OLED TV를 생산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과거 LCD 기반의 QLED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LG와 신경전을 벌였다. LG 측이 삼성의 'QLED' 명칭에 대해 "LCD를 자발광 기술인 OLED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사실 왜곡이자 소비자 기만"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퀀텀닷(QD) 필름을 붙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삼성과 정면충돌했기 때문이다. 양측의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OLED TV에 대한 언급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은 아니다. 글로벌 소개 행사의 경우 행사 컨셉이 미래 비전 발표였기 때문에 플래그십 모델인 네오 QLED TV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OLED TV 후속 모델 등 향후 전략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OLED 4K 스마트 TV는 북미와 유럽에서 사전주문을 받고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소니가 6월 OLED TV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에 그보다는 이른 시점에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OLED 피해서 될 문제 아냐 … 결국 가야 할 길

업계에서는 엇갈리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결국 OLED가 TV 시장에서의 ‘승리 전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OLED TV를 출시하면서도 해당 모델을 자사의 QLED TV의 하위 라인업으로 두는 전략을 취했다. 삼성이 개발한 LCD 기반의 QLED가 OLED보다 ‘한 수 위’라는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삼성은 OLED 자체를 QLED 제품군에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부터 모두 OLED 패널을 공급받는 일본의 소니는 삼성의 QD-OLED를 최상위 라인업으로 설정하고 있다. 물론 QD-OLED는 퀀텀닷(QD) 필름을 이용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의미의 OLED라고 보긴 어렵지만, 삼성과 달리 QLED보다 QD-OLED를 상급 제품으로 본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OLED TV 시장 강자인 LG전자 역시 OLED TV를 당연히 최상위에 두고 있다.

이러한 시각차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결국 삼성도 OLED TV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일 ‘2022 OLED 코리아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구입해 올해 9월부터 삼성전자 TV에 탑재해 판매하게 될 것”이라며 “단기 주문만으로 기존 계약 물량을 조정하거나 생산 라인을 증설하기 어려운 LG디스플레이의 입장 때문에 3~5년 정도의 장기 계약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삼성의 망설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결국 OLED가 ‘가야 할 길’이라는 시각이 많다. TV뿐 아니라 스마트폰·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OLED가 대세로 자리 잡았고, 노트북용 OLED도 걸음마를 뗀 상황이기 때문이다. 태블릿 시장에서는 트렌드 세터인 애플이 2024년 아이패드에 OLED를 탑재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갈수록 OLED 시장으로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삼성이 OLED에 대한 고질적인 거부감과 자사 QLED와의 교통정리 문제, LG와의 경쟁 관계 등 다양한 변수가 포함된 함수 문제를 끝내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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