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 장기화에 국제공급망 위기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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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전쟁 장기화에 국제공급망 위기 악화 우려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3.2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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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공급망 위기가 더욱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등 항만 근로자들의 노사협상이 다음달부터 시작되면 해운 물류 상황이 한층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해 해운사들이 높은 해상운임 덕분에 엄청난 이익을 올렸고, 올해도 기록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항구 근로자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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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롱비치항 모습 [사진=HMM]

美 서안 LA·LB 7년만에 근로협상 시작...7월1일 협상 시한

미국 최대 항구인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에서 다음달부터 7년만에 대규모 근로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그런데 지난해 해운사들이 사상최대의 이익을 올렸고 올해도 기록적인 실적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근로협상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 항구에서의 노사협상은 지난 2015년 이후 7년만의 협상으로 그간 해상물동량과 해운사들의 경영실적이 워낙 급변한 상황이어서 노조가 큰 폭의 임금인상과 복지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현지시간) 약 1만5000명의 국제항만노조(ILWU, International Longshore and Warehouse Union)와 미국 서안의 29개 항구, 약 70개 회사로 구성된 태평양 해양 협회(PMA) 간의 협상이 빠르면 다음 달에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에릭 가세티(Eric Garcetti)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서부 해안 항구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이 이번 여름(7월1일) 만료됨에 따라 미국 최대 항구와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공급망에 큰 지장을 주지 않고 근로협상이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세티는 이어 "해운사들이 이렇게 많은 돈을 벌었던 적이 없었다"며 "노조(ILWU) 요구는 일리가 있다”고 말해 사측(PMA)이 좀 더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구 근로자들의 근로 계약은 오는 7월1일이 기한이다. 

통신은 "2년 동안 기록적인 소비자 지출로 인해 화물 적재량이 항구에 지연과 혼잡을 초래했으며 근로자들은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임금과 복리후생이 협상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자동화에 대한 고용주의 권리는 특히 골치 아픈 문제로 대두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의 근로조건은 지난 2015년 합의된 것으로 원래 2019년 종료 예정이었으나, 3분의2 정도의 조합원들이 더 높은 임금과 연금을 받는 조건으로 화물 차질을 피하기 위해 계약 기간을 연장하기로 투표를 거쳐 올해까지 3년 연장한 바 있다.

ILWU는 앞서 지난해 PMA로부터 근로계약을 1년 추가 연장하자는 제안을 거절했다. 

中, 코로나19로 선전·홍콩 혼잡 5개월만에 최고 ... 미국向 해운 다시 지연 예상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선전과 홍콩의 혼잡이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져 올 여름 미국향 상품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로써 전통적 비수기인 춘절 이후 다소 하향안정하던 해상운임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약 174척의 선박이 남중국 허브항구에 정박했거나 하역해, 태풍 콤파스의 여파를 처리한 작년 10월21일 이후 가장 많았다. 상하이에서도 선적을 기다리는 배가 늘어나고 있다. 

국제 물류 소프트웨어 기업 포카이츠(Four Kites)의 라이언 클로저 이사는 "선전은 상하이 다음으로 가장 바쁜 항구이므로 중국의 다른 항구로 상당한 물량 이동이 있을 것"이라며 "(선전을) 몇 주 더 폐쇄해도 큰 지장은 없을지 모르지만, 폐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의 감염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항구 폐쇄 조치가 세계 최대 항구(LA, LB)로의 상품 운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통신은 "중국의 항구 폐쇄가 LA와 LB에서 컨테이너선박 혼잡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우려했다. 

10조달러(약 1경2235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화가 끝났다고 단언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제 공급망위기 더욱 악화시켜

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도 국제공급망 위기의 악화요인으로 꼽힌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로 많은 기업들이 기존 공급망에서 퇴출되고 세계 경제가 재편되며 물가 상승도 재촉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블룸버그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주주 연례 서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난 30여년간 경험한 세계화를 끝내버렸다"며 세계 경제 재편과 기업들의 기존 공급망 퇴출로 물가 상승을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핑크 CEO는 "이번 전쟁으로 기업들이 다른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사업장을 자국 또는 해외 인접지역에 둘 것"이라면서 "이는 결국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대규모 공급망 재편은 근본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러시아 원유와 천연가스 대체제를 찾겠지만 결국 화석연료 가격이 상승하면 친환경 에너지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시대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러시아로 부터 석유와 가스 등 전체 수요의 40%를 공급받는 유럽연합(EU)이 이를 카타르와 미국 등으로 대체하면서 석유와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일본도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사할린2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중단하면서 연간 30% 이상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일본 경제신문 니케이아시아는 지난 22일 "이는 에너지가 부족한 아시아 국가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니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사할린2 프로젝트는 사할린에서 연간 1000만톤의 LNG를 생산해 이 중 약 60%가 일본으로 보내는 것으로 이는 일본이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LNG 총량과 맞먹는다.

사할린2 프로젝트를 현물 구매로 완전히 교체하면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일본의 수입 비용은 약 1조8000억엔(약 18조원)이 늘어난다.

일본은 작년에 약 4조3000억엔(약 43조원)의 LNG를 수입했다. 사할린2는 이 중 약 3000억엔(약 3조원) 정도를 차지했다. 사할린2 LNG를 현물 시장 LNG로 교체하면 총 수입금액은 약 35% 증가해 약 5조8000억엔(58조원)이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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