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사상최대 실적 올린 HMM, 민영화 가닥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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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사상최대 실적 올린 HMM, 민영화 가닥 잡히나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2.16 09:23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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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세계최대급 컨테이너 2호선 '오슬로'호의 만선 출항 모습. [사진=HMM]
HMM의 세계최대급 컨테이너 2호선 '오슬로'호의 만선 출항 모습 [사진=HMM]

국적 해운사인 HMM이 또다시 사상최대의 연간 경영실적을 올리면서 민영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과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의 공동관리를 받으며 경영정상화의 길을 걸어 온 HMM은 지난해 올린 실적에 힘입어 추가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치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HMM, 지난해 영업이익 7.4조... 부채비율 455%에서 1년만에 73%로

HMM은 14일 지난해 7조377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결손금액 3조8401억원의 약 2배에 이르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HMM의 연간 영업이익 기록 [자료=HMM]

이는 직전년도 980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데 이은 새로운 실적이다. 

이로써 2015년 2499%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2020년 455%, 지난해 73%까지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은 13조7941억원으로 전년(6조4133억원)대비 115% 늘었다. 

총부채는 2020년 7조6848억원에서 7조5184억원으로 1664억원 감소했고, 자본금은 1조6885억원에서 10조3473억원으로 8조6588억원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같은 실적개선의 이유로 "컨테이너 시황 강세 지속에 따른 매출 증대 및 신조선 투입 등을 통한 원가구조 개선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실적 외에도 대부분의 매출이 달러로 이뤄지는 해운업의 특성상 HMM은 상당한 환차익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음달 26일 김경배 신임 사장 취임 예정...현대글로비스 인수설 부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앞서 지난 11일 업계에 따르면, 3년간 HMM의 구조조정을 맡아왔던 배재훈 대표이사의 연임 대신 김경배 전 현대글로비스 사장이 취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배(58세) 신임 HMM사장 예정자는 현대그룹에 입사해 10년 동안 고(故)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수행비서로 일했으며 2년 동안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현대가(家)의 핵심인물이다. 게다가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3.3%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정의선 회장이 소유한 현대자동차 지분은 2.6%, 현대차그룹의 지주사격인 현대모비스는 0.32%에 불과하다.

정 회장이 11.72%의 지분을 가진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해 현금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도 이같이 취약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아 상장이 미뤄졌다. 

정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유력한 대안의 하나는 HMM을 인수해 HMM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또 다른 인수후보로 거론돼왔던 포스코그룹은 최근 해운업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HMM인수에 선을 그었다. 이로써 현대글로비스는 사실상의 유일한 인수후보로 떠오른 셈이다. 

이베스트증권 "HMM 올해·내년 2년간 20조원 영업이익 전망"

15일 나민식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HMM에 대한 분석에서 올해 9조7420억원, 내년 10조6520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이는 드류리 등 해운전문 분석기관의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같은 전망대로라면 HMM은 내년까지 약 30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HMM은 달러로 대부분의 매출을 일으키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변수는 산은·해진공 보유 CB...1분기 매각 계획 나오면 전환률 결정될 듯

현대글로비스가 HMM을 인수하는데 있어 가장 큰 변수는 산은과 해진공이 절반씩 보유한 2조68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다. 

현재 산은과 해진공은 각각 3000억원과 6000억원 규모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산은 20.69%, 해진공 19.96%의 지분을 가진 상태다. 

올해부터 HMM을 단독관리하고 있는 해진공은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이다. 

엄기두 해수부 차관은 지난해 11월 매각과 관련해 "만일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정부지분이 56.86%에서 76%까지 늘어나게 된다"며 "50%+1주까지만 전환해야 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지분이 50%가 넘은 상태에서는 CB전환이 실제로 정부에 이익이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주가희석에 따라 기존 지분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부터 금융위원회(위원장 고승범)는 전환사채(CB) 시장 건전성 제고를 위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 시행에 들어갔다. 이 개정안의 취지에 따르면, 산은과 해진공의 CB전환은 불건전한 행위다. 

실익이 없는데다, 정작 정부기관이 불건전한 방법으로 정당하게 투자한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모양새여서 금융위가 난처해질 수 있다. 

게다가 불필요한 지분 확대로 민영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 산은이나 해수부는 주가를 얘기하지만 경쟁해운사 대비 주가 상승률은 너무 낮아 국격이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문제는 인수해야할 지분이 지금도 많다는 것이다. 

사실상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2조6985억원)보다 더 높은 약 3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1분기 실적이 확정되고 나면 천문학적인 매각금액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떼돈을 벌고 있는 국제해운업계가 해운동맹과 탄소중립을 위한 모금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어 시기를 놓치고 나면 HMM 민영화는 아예 물건너 갈 수도 있다.

다른 경쟁 해운사들은 지난해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을 과감하게 미래에 투자하고 있다. 지금 과감한 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국제해운공급망의 주도권 경쟁에서 멀어질 수 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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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 2022-02-27 09:18:06
좋은 기사입니다..

이지스 2022-02-26 17:28:50
좋은기사 잘 읽었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기자님

그린빌 2022-02-26 14:43:22
해진공.산은이 hmm민영화하길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도연 2022-02-26 13:06:53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애플망고 2022-02-26 10:45:48
좋은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