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까지 70% 감축
청정 에너지 가속화 계획에
관련 종목·ETF 반등 움직임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청정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한다고 밝히며 관련 종목이 들썩이고 있다. EU는 이번 계획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지키고 탄소중립 의제까지 동시에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지난 한해 간 침체했던 친환경 종목이 반등기회를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함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EU의 발표는) 센티멘탈(투자심리)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향후 펀더멘탈(실적) 여부"라며 "설치기간이 다른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섹터 별로 각각 다른 시차를 두고 영향력이 드러날 것"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EU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독립 추진"…'리파워EU' 계획 발표
EU 집행위원회는 8일 러시아산 가스, 석유 등 화석연료로부터 독립하는 계획(REPowerEU)을 발표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가 이들 에너지 자원을 무기화함에 따른 대응이다
러시아는 EU의 최대 천연가스 공급국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야말 파이프라인 공급을 중단하는 등 EU에 여러 차례 공급압박을 가해온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비롤 국장은 이를 두고 "러시아의 행동으로 인해 유럽 가스 시장에 강력한 압박 요소가 있다"고 지난 논평에서 지적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대러시아 경제제재 여파로 공급이 여의치 않게 되자 집행위는 자립계획을 찾게 됐다. 이번 계획에서 집행위는 올해 말까지 러시아 가스 수입량을 3분의 2 감축하고 2030년 내로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EU집행위가 제시한 방안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다.
집행위는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풍력 및 태양광 에너지 용량을 각각 480GW(기가와트), 420GW로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바이오메탄, 수소 에너지 등 대체 에너지 확대 방안도 밝혔다.
프란스 티머만스 EU 그린딜 집행부위원장은 이날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해야 하는 급박함을 보여준다"며 "번개와 같은 속도로 재생 에너지로 뛰어들자"고 말했다.
EU 자립 계획에 친환경 주 반등하나…"전통 에너지 대비 아웃퍼폼"
이러한 EU의 에너지 자립계획에 지난 한 해간 침체했던 친환경 종목도 곧바로 반응했다. 최근 1달 간 친환경 ETF(상장지수펀드)는 전통 에너지 ETF 대비 아웃퍼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대장 ETF '아이쉐어즈 글로벌 청정 에너지 ETF(ICLN)'는 17일 기준 지난 1달 간 16.21%, '인베스코 윌더힐 청정 에너지 ETF(PBW)'는 15.26% 올랐다.
반면 지난 달 급등하던 전통 석유·가스 에너지 ETF는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에너지 대장 ETF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 ETF(XLE)'는 지난 1달 간 8.67%, '뱅가드 에너지 ETF(VDE)'는 9.77% 올랐다. 전반적으로 친환경 ETF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1주일(5거래일) 간 수익률을 비교하면 이 추세는 더욱 선명하다.
'아이쉐어즈 글로벌 청정 에너지 ETF'와 '인베스코 윌더힐 청정 에너지 ETF'는 17일 기준 지난 1주일 간 각각 수익률 -0.98%, 2.39%를 기록한 반면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 ETF'와 '뱅가드 에너지 ETF'는 각각 –2.95%, -2.81%를 나타냈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 "(수익 부진을 이어오던) 신재생 에너지 ETF들이 전통 에너지 기업들을 아웃퍼폼하는 현상이 관측된다"며 "EU의 탄소중립 가속화 계획 등을 통하여 친환경 에너지 산업으로 시장의 시선이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