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글로벌 기업 CEO에게 던진 메시지는...2022년 연례서한 공개
상태바
블랙록, 글로벌 기업 CEO에게 던진 메시지는...2022년 연례서한 공개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1.24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래리 핑크 CEO 연례서한 공개
-최근 정치권 압박 의식한 메시지 눈길
-"ESG는 정치가 아닌 자본주의"
[출처=Unsplash]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래리 핑크(Rarry Fink) 대표가 피투자 기업 CEO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주목 받는다. 래리 핑크 대표는 지난 10여년 간 기업 CEO들에게 ESG 경영을 촉구하는 연례서한을 보내왔는데, 막대한 자금을 관리하는 만큼 회사의 투자 방향성을 담은 메시지에 이목이 모인다.

지난해 말 기준 블랙록이 운용하는 총 자산규모는 10조1000억 달러(약 1경2000조원)로 재작년 우리나라 명목 GDP(국내총생산)의 15배를 뛰어넘는다.


블랙록 CEO, 올해 연례서한에 담긴 핵심 메시지는?


그가 이번 편지에서 전달한 핵심 주제는 크게 △일하는 방식의 변화 △자본의 변화 △자본주의와 지속가능성 △ESG 대리 투표 확대 등 네 가지로, 모두 기업의 주주 뿐만 아니라 직원, 고객 및 지역사회를 배려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뿌리를 공유한다.

먼저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고용관계의 대변화가 일어났다며 특히 노동자들이 고용주에게 더 나은 환경을 요구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봤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그는 "효과적인 자본주의의 특징"이라며 "자체 조사에 따르면 직원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구축한 기업일수록 펜데믹 기간 중 낮은 수준의 이직률과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직장에 주 5일 간 출퇴근하고 정신 건강을 관리 받지 못하고, 임금이 적게 오르던 시대는 지났다(That world is gone)며 직원과의 유대관계가 기업의 이익창출능력과 맞닿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경영진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이끌 것인가, 끌려다닐 것인가"…기후대응이 곧 지속가능성


래리 핑크 대표의 2022년 연례서한 "자본주의의 힘" 표지 중 갈무리. [출처=블랙록]

다음으로 그는 오늘날 글로벌 금융자산이 우리 돈으로 약 50경원에 달하는 등 자본의 가용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이러한 자본이 젊고 혁신적인 기업들에게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블랙록을 포함한) 자본시장은 기업과 국가가 번창할 수 있도록 했으나 자본에 접근하는 것은 권리가 아닌 특권"이라며 "자본을 책임감있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유치해야할 의무는 (피투자 기업인) 여러분에게 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와 지속가능성 주제에서 그는 "전 세계 경제의 탈탄소화는 우리 생애 최고의 투자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며 "(필연적인 탈탄소 전환흐름을) 이끌 것인가, 아니면 이끌려 다닐 것인가(will you lead or will you be led)"라고 되묻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회사의 펀드에 투자한 이들의 대리투표 제도(proxy vote)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방침이 자본주의에 더 많은 민주주의와 목소리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블랙록과 같은) 자산운용사에게 더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리투표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투자자들에게 요청했다.


"ESG는 정치가 아니다"…최근 정치권 압박 의식했나


한편 이번 연례서한에서 래리 핑크 대표가 다소 이례적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정치에 관한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다" "우리는 환경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부분을 두고 최근 정치권의 압박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랙록은 일부 공화당측 의원과 규제당국으로부터 화석연료 투자를 줄이는 투자방침에 대한 강한 반발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최대 에너지기업 엑손모빌의 이사진 3명을 교체한 게 화근이 된 모습이다.

블랙록이 자국 에너지 기업이 아닌 중국기업에 투자한다는 이유로 블랙록과의 거래 중단 의사를 밝힌 라일리 무어 주 재무장관. [출처=라일리 무어 트위터]

웨스트버지니아주 라일리 무어 주 재무장관(Treasurer)은 17일 블랙록의 이러한 정책에 반발해 "블랙록과 함께하는 것은 (책임있는 재정관리) 의무에 어긋난다"며 블랙록의 연금펀드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래리 핑크 대표는 이번 편지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지만 "에너지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당신은 (멸종된) 도도새가 될텐가 아니면 불사조가 될 건가"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등 확고한 입장을 군데군데 드러내기도 했다.

비영리 기후단체 선라이즈프로젝트 다이애나 베스트 수석전략가는 "블랙록은 기후 위기를 주도하는 대부분의 회사를 포함해 지구상의 거의 모든 회사의 최대 주주 중 하나"라며 "그들이 말하는 영향력은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