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불성실 기업에 책임 묻는다"…블랙록, 내년 주주총회 화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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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불성실 기업에 책임 묻는다"…블랙록, 내년 주주총회 화두는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12.23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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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올해 주주총회 의결권 16만 건 행사
-2022년 의결권 지침 발표…기후·다양성 등 초점
블랙록 래리 핑크 CEO. [출처=블랙록]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내년도 의결권 행사지침을 발표하며 주목받는다. 올해 3분기 블랙록의 운용자산 규모는 약 9.5조 달러, 지난해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6배에 달한다. ESG를 제1 투자원칙으로 고집하는 블랙록은 지난해 참석한 주주총회에서 약 16만 건의 의결권을 행사했다.

블랙록이 다수의 국내기업 지분을 보유한 만큼 이번 지침에 국내기업들의 이목도 모인다. 22일 기준 블랙록이 주요주주로 자리한 국내기업은 삼성전자(보유지분 5.03%), 네이버(5.04%), 카카오(5.16%) 등이다. 


블랙록, 올해 의결권 행사만 16만 건


지난 한 해 동안 열린 주주총회에서 블랙록은 전체 1만3000여 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약 16만5000번 의결권을 행사했다이 중 하나 이상의 반대표를 던진 주주총회는 전체 중 42%에 이른다.

특히 블랙록은 피투자기업이 ESG 경영 등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에 미흡한 경우, 이사회에 가차없이 책임을 물었다. 당해 블랙록이 이사 재선임건에 던진 반대표는 총 6560건. 종류별로 이사회 독립성 부족 2222건, 다양성 부족 1862건, 이사진 보상문제 931건, 중복선임 758건이다.

또 블랙록은 기후위기를 장기적 투자 리스크로 보며 기후위기 대응에 부진한 319개 기업 이사 225명에 대해 재선임 반대표를 던졌다. 블랙록이 관리하는 기후 중점 유니버스(종목)가 배출하는 총 온실가스(Scope1·2 기준)는 전체 글로벌 기업의 90%로 추정된다.

 2019~2020년 중 블랙록이 주주활동을 참여한 국내기업. [출처=전경련]

이러한 가운데 국내기업을 향한 블랙록의 주주권 행사도 늘어나고 있다. 블랙록이 한국기업 주주제안 표결에 참여한 건은 2019년 12건에서 2020년 27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한국전력공사, LG화학 등에 개선요구를 보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 협력실장은 "블랙록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한 이상 바이든 행정부와 블랙록의 공세적인 ESG 드라이브가 예상된다"며 "우리 기업들도 면밀한 동향 파악과 함께 선제적인 ESG 이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2년 의결권 행사지침 발표…국내기업, 촉각 곤두


2022년 의결권 행사지침 표지. [출처=블랙록]

지난 대리시즌(proxy season) 왕성한 주주활동과 의결권 행사를 펼친 블랙록은 내년 1월부터 새로운 의결권 행사지침을 도입해 이를 적용할 방침이다. 

지난 14일 발표한 내년도 정책의 주안점은 △기후위험 △이사회 다양성 △지속가능성 정보공개 △경영진 ESG 보상연계 △기업형태변화 등 크게 5가지다.

지침에 따르면 블랙록은 내년 1월부터 투자기업에 탈탄소계획 공개를 요구하고 미국 기업의 경우 최소 2명 이상의 여성이사를 등기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다만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이보다 낮은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위기 미흡 피투자기업 이사 재선임 반대 건수. [출처=블랙록]

또 정보공개 측면에서 기후 관련 재무정보공개 테스크포스(TCFD) 적용을 권고하고 경영진 보수에 ESG 기준을 연계하도록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블랙록은 "우리는 피투자 기업들에게 기업 지배구조와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한 우리의 주안점을 알리고 그들의 접근법이 우리와 다른지, 그로 인해 어느 영역에서 개입이 이뤄질 것인지를 확인하도록 돕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블랙록의 2022년 의결정 정책은) 막대한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는 만큼 어떠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 둘 가치가 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ESG와 연계된 실질적인 사안들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진 듯 하다"고 평가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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