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오르는 행동주의 투자, ETF로 영역 넓힌다…한국 행동주의 펀드도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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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르는 행동주의 투자, ETF로 영역 넓힌다…한국 행동주의 펀드도 꿈틀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10.14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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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행동주의 투자회사 엑슨모빌 이사회 25% 교체
- 행동주의 투자 ETF로 영역 확장
- 한국, ESG 행동주의 헤지펀드 재부상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행동주의 투자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한 행동주의 투자회사가 미국 최대 에너지기업 엑손모빌의 이사진 3명(25%)을 교체하며 이목을 끌었다. 최근에는 헤지펀드 위주의 행동주의 투자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진출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행동주의 투자가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지금은 그 열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당시 행동주의를 표방하며 등장한 공모펀드는 대부분 일반 가치주 펀드로 전략을 바꿨다. 다만 최근 글로벌 ESG 트렌드에 국내 행동주의 펀드가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주주 행동주의는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맹(GSIA)이 분류한 ESG 투자전략 중 하나다. 주주들이 ESG 등에 관한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로 기존의 포지티브,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보다 더 적극적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 美 행동주의 투자회사, 글로벌 에너지기업 엑손모빌 흔들다

LeaderShares Activist Leaders ETF 수익률[출처=구글파이낸스]
LeaderShares Activist Leaders ETF 수익률 [출처=구글파이낸스]

최근 미국에서 행동주의 투자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행동주의 투자회사 엔진넘버원은 엑손모빌 이사회 12명 중 3명(25%)을 자신들이 뽑은 인물로 교체했다. 엔진넘버원은 엑손모빌을 겨냥해 기후위기에 대응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블랙록과 같은 대주주의 지지를 받으며 이사 교체에 성공했다. 당시 엔진넘버원의 자산규모는 엑손모빌의 시가총액과 비교해 1000배가량 차이가 나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미국 행동주의 투자기업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투자영역을 확장했다. 엑손모빌을 뒤흔든 엔진넘버원은 지난 6월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Engine No.1 Transform ETF’를 출시했다. 투자대상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대형주 위주로 다른 ETF와 큰 차이가 없으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방식에서 차별점을 뒀다. 13일 기준 순자산은 2억1016만 달러(약 2500억원)로 설정일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레드우드 인베스트먼트는 ‘LeaderShares Activist Leaders ETF’를 출시했다. 펀드는 엘리엇, 칼 아이칸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지분을 5% 이상 취득한 종목을 담는 전략으로 운용되는 액티브 ETF다. 미국 자본시장법상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취득한 주주의 신원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Schedule 13D)를 활용했다. 13일 기준 10월 상장 이후 59.22%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 한국, 최근 헤지펀드 중심으로 행동주의펀드 꿈틀

국내 행동주의 펀드는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의무) 도입 이후 여럿 등장했으나 현재는 관련 활동을 대부분 멈춘 상태다. 대표적으로 KB자산운용의 ‘KB주주가치포커스’는 출시 초기 골프존, 에스엠 등에 주주서한을 보내거나 소송절차를 밟는 등 적극적인 주주 가치제고 활동을 펼쳤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모든 관여활동을 중단했다. 다른 펀드도 마찬가지다. 이들 펀드는 ESG 종목에 투자하는 일반 가치주 펀드로 전략을 바꿨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국내 행동주의 펀드는 최근 글로벌 ESG 트렌드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헤지펀드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한 라이프자산운용의 ‘라이프한국기업ESG향상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는 기업의 ESG와 관련된 경영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동주의 전략을 표방한다. 펀드는 지난 7월 출시 당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600억원대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올해 ‘트러스톤ESG레벨업’, ‘한국ESG지배구조’ 등 다양한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출시됐다.

NH투자증권 하재석 애널리스트는 “주주 행동주의 사례가 비교적 적은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한진칼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기업에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이슈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불거질 전망이다”라며 “국내 ETF 시장에서도 미국의 VOTE, ACTV와 같은 ETF가 등장할 경우 주주가치 제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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