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IAA모터쇼] 글로벌 자동차 산업, 탄소중립 시대 원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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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IAA모터쇼] 글로벌 자동차 산업, 탄소중립 시대 원년 예고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1.09.0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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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요언론들이 본 탄소중립시대 자동차업계

DAY 1 - 내연차 시대 거두고 e-모빌리티 시대로

9월 7일 오후 2시 30분(현지 시간), 세계 최대의 연례 국제 자동차 박람회인 ‘IAA 모빌리티’(이상, IAA모터쇼)가 독일 뮌헨에서 개막했다. IAA 모빌리티(IAA 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 9월 7일 개막식을 열고 일요일인 12일까지 6일 동안 전세계에서 모인 굴지의 자동차 및 운송 수단 제조업체들이 자동차업계 관계자들과 소비자들에게 최신 모빌리티 제품을 공개한다.

Courtesy: IAA Mobility
IAA모터쇼 입구 외관. Courtesy: IAA Mobility

IAA모터쇼는 본래 19세기 말 베를린에서 창설된 이래 두 차례의 세계전쟁과 동서독 통일을 거친 후 1951년부터 2019년 행사를 마지막으로 70년 가까이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에서 열렸다. 올 2021년 IAA모터쇼는 뮌헨 박람회장으로 개최장을 옮긴 후 첫 행사다.

독일자동차협회(VDA)가 2020년 초 실시한 적합성 테스트에서 뮌헨은 베를린과 함부르크를 제치고 모빌리티+테크 도시로 선정됐다.

IAA모터쇼가 독일 금융과 비즈니스의 허브인 프랑크푸르트의 시대를 마감하고 남부 바이에른 주의 뮌헨 시로 행사지를 변경하게 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뮌헨은 독일에서 둘째로 큰 국제공항이 있는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의 주요 허브이며,  BMW 사의 본사가 위치해 있는 도시다.

또, 주변에 메르체데스-벤츠, 다임러, 포르쉐(슈튜트가르트), 아우디(잉골슈타트) 등 독일의 선두적 자동사 기업 본사들이 포진해있고, 애플과 구글 등 미국 테크기업 지사와 신흥 스타트업들이 대거 밀집해 있다.

BMW 자율주행차 컨셉. Courtesy: IAA
BMW은 화학업체 BASF와 재활용업체 Alba 등과의 기술협력으로 크롬과 가죽 없이 재활용된 원료로 차 생산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 전기차 컨셉. Courtesy: IAA

올 IAA 모터쇼는 정식공식명칭인 ’IAA 모빌리티’와 올해 행사 슬로건인 ‘미래의 모빌리티(Mobility of the Future)’가 시사하듯, 유럽연합 주도 2050년 탄소중립 정책에 부응한 친환경과 기후보호 정책을 적극 반영한다.

과거에 첨단기술지향 강력 대형 차량과 화려한 럭셔리카 전시로 연간 10만 명에 가까운 관람자 수를 동원하는 블록버스트식 전시를 해왔다고 한다면, 올해는 소형 친환경 대체연료차와 전기구동식 e-자전거, e-킥보드, 클래식 빈티지 자전거 등 개인용 모빌리티 전반이 산업 트렌드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둔다.

독일의 유력 경제주간지 『비어차프츠포헤(Wirtschaftswoche)』는 이번 IAA 모터쇼의 핵심 테마를 1) 도시형 스마트 전기구동 모빌리티, 2) IT 자동화, 3) 럭셔리 이미지로부터 탈피, 4) e-모빌리티 소프트웨어화, 5) 자율주행 등 다섯가지를 꼽는다. 

관건은 ‘우수한 가성비의 소형차는 쿨하다’는 소비자 트랜드를 구축하는 것이다. 스위스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공개한 ‘미크로리노(Microlino) 초소형 2인용 전기차는 9월 5~6일 진행된 언론단 공개행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런가하면, 독일의 보시(Bosch), 셰플러(Schaeffler) 자동운행 플랫폼, 폴크스바겐 카리아드(Cariad)는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맞아 르노, 퀄컴, 구글 등과 협력해가며 미국과 아시아의 업체들과의 경쟁에 대비하는 자동차IT 소프트웨어의 미래를 제사한다.

그같은 미래지향적 관점에도 불구하고 공영 매체인 『도이체 벨레(Deutsche Welle)』는 IAA모터쇼의 성패 여부를 조심스럽게 관망한다.

Courtesy: IAA
메르체데스-벤츠의 미래 럭셔리카는 미래적 디자인 외에도 넓은 실내,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자율주행력으로 승부할 것으로 보인다. Courtesy: IAA

예컨대, 자동차 산업의 친환경화(특히 전기차 위주), IT화, 디지털화, 소형 및 가성비 위주 脫 럭셔리화로의 정책적 압력이 거세지는 추세 속에서, 도이체 벨레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 도시였던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모터쇼, 독일 세빗(CeBIT) 국제IT컨퍼러스(하노버 박람회)가 관객 동원 부진으로 실패한 사례를 지적하고, 친환경 정책 준수 과제 외에 자동차 산업 진흥을 위한 물리적 박람회 행사가 소비자 심리에 미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겨울철 미국 소비자들이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버리고 라스베이거스 전자제품박람회에 주목하는 것은 그 대표적인 예다.

2020년 초 이후로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IAA모터쇼 행사규모는 대폭 감축돼 운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관람객 수 감소, 전시참여업체 수 감소와 페어부스 공실율 증가(공실율 30%)에 대비해 뮌헨 박람회 측은 웹사이트, 유튜브와 틱톡을 통한 모빌리티 TV 채널로 무료 컨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업계 인사이더를 위한 유료 디지털 입장권(프로그램별 가격 109유로 이상)을 제공해 B2B 컨퍼런스, 강연, 워크숍, 네트워킹 등 버츄얼 행사 참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람회장 규모 축소 및 행사 프로그램의 디지털화 등 IAA모터쇼 운영 방식의 대폭적 변경은 지난 16년 여 동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독일자동차산업 관계자들이 그동안 각고의 노력을 들여 수호해오던 독일의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에 대한 각별한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거두고 드디어 e-모빌리티로 이행할 의도의 구체적 표현인 것으로 9월 7일 자 AFT통신은 분석한다.

현대차 부스 광경. Courtesy: IAA
현대차 부스 광경. Courtesy: IAA

한편 독일 자동차 업계가 포용하게될 그같은 녹색 모빌리티로 전환 과정에는 독일자동차업계의 대규모 실직이라는 어두운 장래를 시사한다. 독일에서 자동차 산업 관련 일자리는 총고용율의 12%를 차지한다. 獨 경제일간지 『쥐트토이체 차이퉁(Süddeutsche Zeitung)』에 따르면,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친환경 모빌리티로 이행 과정에서 오는 2025년까지 아우디 9천 5백 명, 다임러 10만 명 등 관련 업계 종사자 약 80만 명이 실직하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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