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이후 ‘화웨이 대체 기업’ 떠오른 샤오미, “글로벌에선 ‘훨훨’, 중국 내에선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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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이후 ‘화웨이 대체 기업’ 떠오른 샤오미, “글로벌에선 ‘훨훨’, 중국 내에선 아직?”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08.03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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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2분기 글로벌 시장 2위 기록한 데 이어 유럽에서는 삼성 제치고 1위까지 석권
-중국 내에서는 아직 3위...카운터포인트리서치 “화웨이 공백, 샤오미라도 바로 메꾸기 어려워”
샤오미의 'Redmi Note 10 Pro'.[사진=샤오미]
샤오미의 'Redmi Note 10 Pro'.[사진=샤오미]

미국 정부의 집중 제재 이후 막대한 타격을 받은 화웨이를 대신해, 같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가 그 빈자리를 메꾸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 발을 들인 샤오미는 유럽, 중남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단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오며 강력한 존재감을 내뿜는 한편, 아직 중국 내에서는 화웨이를 대체할 만한 수준의 입지는 드러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삼성전자, 애플 등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화웨이 브랜드에 익숙해져 버린 자국 내 고객들의 이동을 유도하는 것까지는 아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내에서도 성장세만큼은 샤오미가 가장 두드러진다”라며, “역시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중국 업체 비포와 오포, 그리고 미국의 애플을 따돌리고 전성기 시절 화웨이만큼의 자국 내 입지까지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샤오미의 성장률 전망치가 전체적으로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현 상황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목도와 자국 내 입지와 관련해서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무서운 기세’ 샤오미, 유럽에서는 삼성까지 제쳤다

먼저 글로벌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2분기 기준 세계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점유율 17%를 차지하며 14%인 애플을 제치고 19%인 삼성전자의 턱밑까지 추격한 데 이어, 유럽 시장에서는 삼성마저 밀어내고 1위 자리에 안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25.3%의 점유율을 가져오며 24%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따돌렸다. 전분기까지만 해도 32%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 자리를 수성해왔던 삼성을 넘어선 것이다.

스마트폰 출하량 역시 샤오미는 1년 전보다 67.1% 늘어난 1270만 대를 달성한 반면, 삼성은 7% 줄어든 1200만 대를 출하한 데 그쳤다.

SA는 “이번 분기의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샤오미가 출하량 1위 업체로 처음 올라왔다는 것”이라며, “샤오미는 오랜 선두주자, 삼성을 밀어내고 유럽에서 1300만 대에 가까운 출하량을 기록했으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특히 강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글로벌 전체 시장에서도 샤오미가 애플을 제치고 2위까지 올라와 삼성전자를 바짝 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샤오미는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300%, 아프리카에서 150%, 서유럽 50% 이상 등 해외 시장에서 폭발적인 출하량 증가율을 기록하며, 무려 83% 성장률을 보여줬다. 1위인 삼성과의 격차는 단 2%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제품을 대거 앞세운 샤오미가 유럽, 중남미 등 대표적인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샤오미, 중국 내 선두권 진입은 아직...“성장률은 가장 높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업체별 점유율 및 성장률.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업체별 점유율 및 성장률.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다만, 아직 중국 내에서는 시장 점유율 선두권에 다다르지 못한 샤오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스마트폰 시장 월간 트래커 마켓 펄스(Market Pulse)에 따르면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중국 전체 시장이 악화된 가운데, 비포와 오포가 각각 23%, 21%의 점유율로 1, 2위를 차지했고, 샤오미는 17%로 3위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32%의 지배적인 점유율을 가져왔던 화웨이가 무려 10%로 하락하면서 새롭게 개편된 결과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화웨이의 공백을 다른 업체들이 바로 메우지 못해 스마트폰 수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띈 것”이라며, “화웨이는 여전히 중국 내 강력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다른 기기로 교체하지 않고 있으며, 스마트폰 시장이 상당히 성숙된 것도 시장 약세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곳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곳은 샤오미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는 2분기 동안 가장 빠르게 성장했는데, 군소도시에 매장을 늘리며 오프라인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7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라며, “샤오미는 11울트라 및 11 프로 출시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성공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와 가격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는 등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그게 잘 먹히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이미 프리미엄폰 라인업이 잘 구축돼있는 애플 등과 경쟁에서 이겨 브랜드 이미지를 올리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라고 전망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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