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매서운 중국폰 기세 눌려 ‘프리미엄 자존심’ 내려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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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매서운 중국폰 기세 눌려 ‘프리미엄 자존심’ 내려놓나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06.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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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앞으로 출시할 스마트폰 모델 가격 나란히 내릴 듯
-전례 없던 타사 모델 보상책 내놓은 애플, LG와 손잡고 판매처 확보 나서
-삼성-애플과 반대로 프리미엄폰 시장 두드리기 시작한 중국업체...요동치는 시장

삼성전자와 애플이 추후 선보일 신형 스마트폰 시리즈에서는 ‘고가폰’ 고집을 꺾을 것이라는 관측이 오가는 반면, 중저가폰 시장에서 자리를 꿰찼던 중국업체들은 오히려 프리미엄폰의 문턱에 발을 들여놓고 있어 시선이 집중된다.

고급 브랜드의 고귀한 이미지를 지켜왔던 삼성과 애플이 중국업체의 거센 기세를 의식해 이제는 프리미엄폰 자존심을 잠시 내려놓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업계에서는 서서히 요동치는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최근 중저가폰들의 성능은 좋아지고 프리미엄폰은 큰 차별화를 갖고 나오지 못하다 보니 제조사들은 폴더블폰 등 새로운 모델을 통해 경쟁력을 고민했던 건데 그 시장이 생각보다 빨리 크지 않고 있다”라며, “기업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중저가로도 니즈가 있겠다는 판단하에 가격을 내리면서 고객을 흡수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리미엄폰 양대산맥 삼성-애플, ‘가성비 중국폰’ 의식해 가격 내리나

(좌) 갤럭시Z플립3 예상 이미지, (우) 아이폰13 예상 이미지. [사진=(좌) 렛츠고디지털, (우) 맥루머스]
왼쪽부터 갤럭시Z플립3 예상 이미지, 아이폰13 예상 이미지. [사진=(좌) 렛츠고디지털, (우) 맥루머스]

앞으로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스마트폰 신형 모델의 출고가를 전작 보다 낮춰서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IT 전문가들 사이에서 속속 전해지고 있다.

먼저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한 삼성전자는 당장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는 폴더블폰 시리즈부터 일찌감치 가격을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시리즈의 출고가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면서도 “폴더블폰 대중화를 언급한 노태문 무선사업부 사장의 예고가 반영될 것으로 보이다”라며 가격 인하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IT매체 샘모바일은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가 전작 대비 최대 20% 저렴해진다고 보도했다. 폴드3의 경우 200만 원을 훌쩍 넘었던 전작 폴드2보다 40만~50만 원가량 인하한 190만 원대의 출고가가 예상되며, 플립3의 출고가는 110만~120만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역시 전작 플립2의 당시 출고가가 165만 원이었던 것에 비해 45만~55만 원 정도 내린 가격이다.

2017년 아이폰X 출시 당시 가격을 확 높인 이후 줄곧 신형 아이폰 시리즈를 내놓을 때마다 그 가격대를 유지하던 애플 역시 앞으로는 가격 인하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IT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23일(현지시간) 애플 분석가로 유명한 궈밍치 대만 TF 인터내셔널 증권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2022년 출시할 아이폰14 고급형 6.7인치 모델의 가격을 900달러, 한화 약 102만 원 이하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고급형 스마트폰 모델의 출고가가 900달러 밑으로 책정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의 가격으로 평가된다. 가장 최근 출시된 6.7인치 모델 아이폰12프로맥스만 해도 출고가는 1099달러, 한화로 약 124만 원이다.

다만 올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폰13의 가격은 이전 모델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이 치고 오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사업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라며, “애플의 경우 중가 대인 아이폰 미니 모델 전략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프리미엄폰 가격 인하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콧대 꺾고 LG전자와 손잡은 애플...“먹고 살라니 별수 있나”

LG전자 베스트샵. [사진=LG전자]
LG전자 베스트샵. [사진=LG전자]

애플이 높기로 소문난 콧대를 낮추고 새로운 경쟁 시장에 돌입했다는 조짐은 최근 국내에서의 행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근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처분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애플이 국내 판매처 확보를 위해 LG전자와 손을 맞잡은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8월부터 자회사 하이프라자가 운영하는 전국 400여 개의 LG베트스샵을 통해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LG전자 측은 아직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판매 계획을 기정사실로 보는 듯하다.

앞서 지난달 28일 애플은 LG전자의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아이폰 시리즈로 교체한 사용자에게 일정 수준의 중고가에 추가 보상금 15만 원까지 지원해주는 중고 보상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간 애플이 타사 제품을 대상으로 중고 보상정책을 시행한 전례가 없는 만큼 앞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보상정책과 더불어 가격 경쟁도 불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방향 튼 중국업체, 삼성-애플 보란듯이 프리미엄폰 시장 뛰어든다

화웨이의 P40 프로. [사진=화웨이]
화웨이의 P40 프로. [사진=화웨이]

반면 중국업체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저가폰으로 서브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던 중국업체들이 최근 100만 원을 훌쩍 넘는 프리미엄폰 또는 플래그십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 방향을 틀어버린 중국업체들의 행보에 업계 내에서는 한층 더 긴장감이 돌고 있다.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아온 샤오미는 최근 160만 원 상당의 역대 최고가 모델인 ‘미11’ 시리즈를 공개했다. 시리즈 중 가장 고가 모델인 ‘미11 울트라’의 경우 삼성과 퀄컴의 최신 부품을 탑재해 성능 면에서도 단연 프리미엄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작년 초부터 이미 하이레인지 시장으로 진입하기 시작했고 샤오미는 이미 하이레인지 시장에서 발판을 마련했다”라며 프리미엄폰 시장으로의 출전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앞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 1, 2, 3위를 다투고 있는 오포와 비보, 화웨이 역시 자사에서 내놓은 역대 최고가의 모델들을 선보이면서 5G폰 고급화 전략에 뛰어들었다. 화웨이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P40 5G 시리즈 중 최고가 모델인 P40 프로 플러스에는 약 188만 원의 가격표가 붙었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5G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폰 판매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라며, “기존 중저가폰 시장 공략과 함께 삼성과 애플을 견제할 스마트폰 고급화 전략도 병행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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