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이재용 사면 요구' 급속 확산, 대구·광주상의 서명운동...청와대·민주당 태세 전환 '광복절 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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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이재용 사면 요구' 급속 확산, 대구·광주상의 서명운동...청와대·민주당 태세 전환 '광복절 특사(?)'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5.26 22: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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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광주상의 달빛동맹, 27일부터 서명운동 시작...영호남 경제인 공감대 형성
-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등 사면론 강조...청와대-민주당 '사면론' 기류 변화 움직임
-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 삼성바이오로직스 방문 '극찬'...1년 전에 상상도 못할 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최근 경제단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급속 확산하고 있다.

대구와 광주 두 지역 상공회의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위한 공동 서명운동에 들어가고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 유력 정치인들도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26일 대구상공회의소와 광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영호남의 양대 상의는 27일부터 각각 회장단을 중심으로 서명운동에 돌입한다.

대구상의는 이재하 회장과 이재경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10여 명이 서명운동에 동참할 것으로 예정이다.

대구상의는 "최근 세계적으로 격화하고 있는 반도체 경쟁에서 삼성전자 오너 부재는 지역경제는 물론 국내경제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며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이 부회장을 조속히 사면해 경제에 일조하게 해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

대구상의는 각 회원사와 기업체, 경제단체, 유관기관 등 3천여 곳에도 서한을 보내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번 활동은 다음 달 18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대구상의와 광주상의가 함께 서명운동을 추진함으로써 이 부회장 사면의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두 상의는 달빛동맹 파트너로서 영호남 경제인이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지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재용 사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나선 주호영 의원은 26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재용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이 저렇게 오래 있을 경우 삼성의 경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삼성이 반도체 경쟁에서 진다면 그것은 국가적으로 손해다. 그런 상황을 감안해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지금 전 세계가 반도체 전쟁 국면에 있다. 반도체 전쟁은 엄청난 투자가 전제돼야 하는데, 고용된 사장이 이를 결정하긴 어렵다"며 "사면은 법치주의, 민주주의 원칙에서 보면 예외적인 제도다. 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을 거치면 판결대로 해야 하는데 누구는 중간에 사면도 하고, 석방하는 것은 그것보다 훨씬 큰 국가적인 이익이 있어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 주사기 관련 업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도 태세 전환이 감지된다. 청와대는 당초 사면론에 대해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열린 취임 4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국민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었다. 전날(25일)에는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면에 대해 "별도 고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변화 기류를 전했다.

민주당도 신중한 태도에서 벗어나 사면 관련 발언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광재 의원은 지난 20일 "반도체 부분과 백신 부분에서 좀 더 미국의 요청이 있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사면도 긍정적으로 좀 검토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신중한 태도에서 벗어나 사면 발언 증가 추세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삼성 바이오로직스 공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시대 포스코, 1980년대 수원에 삼성 반도체에 이어 세 번째로 셀트리온과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들어온 건 바이오기술(BT·BioTechnology) 산업의 새로운 전환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곳 송도에 삼성 바이오로직스 등 생산업체와 결합해 전 인류를 구원하는 백신 생산 기지로 발전되길 기원하겠다"고 삼성을 응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역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대한민국은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우리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종식하고 팬데믹(Pandemic·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한 전 삼성바이로직스 대표는 "삼성은 이번에 전 국민이 고통받는 코로나19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내외 다른 바이오기업과 함을 합쳐 기업들이 백신 바이오 산업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내에서 한 시민이 '이재용 석방하라'는 내용의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와 삼성 수뇌부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불과 1~2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지난 2017년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과 참여연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검찰 수사에 이어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민주당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연관됐다며 거센 비난을 했다. 지난 1월 이 부회장 구속 당시만 해도 민주당은 "정경유착, 부끄러운 과거를 끊겠다"며 강경 기류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 전날(25일) 정세균 전 총리 등이 잇따라 삼성 사업장을 방문하고 지도부까지 칭찬 일색으로 일관하자 청와대는 물론 민주당 기류도 '삼성 껴안기'로 변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 지도부의 삼성 바이오로직스 방문이 청와대의 뜻에 힘을 실어주는 것과 동시에 이 부회장 사면론의 청신호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광복절 특사'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이원욱 의원을 시작으로 대권 주자인 이광재 의원 등은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윤건영 의원, 대권 주자인 박용진 의원 등은 부정적 의견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물론 각계각층에서 이재용 부회장 사면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올해 초부터 각계각층에서 분출하기 시작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되자 '특별 사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3차례에 걸쳐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지난달부터는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계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이재용 부회장의 빠른 경영 복귀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시민단체와 종교계도 사면론에 힘을 보탰다. 특히 한국 주재 미국 기업 800곳을 회원으로 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한미 정상회담을 1주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는 등 사면 요구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확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온 국민이 느겼듯이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는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한국 경제의 위상을 스스로 격하시킨 꼴"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국가 간 반도체 무기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 것이다. 이 부회장이 충분히 옥고를 치른 만큼 사면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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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2021-05-27 00:12:58
지 랄 도 풍년이군 이게 나라냐 벌 받을짓 했으면 벌받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