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요구, 지방자치단체 확산...부산 기장군수, 동남권 산업단지 투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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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요구, 지방자치단체 확산...부산 기장군수, 동남권 산업단지 투자 '절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2.03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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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규석 기장군수 “대기업·강소기업들 투자가 시급하다”
-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이 부회장 사면 요구 "투자 일자리 창출 삼성전자 중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구 약 18만명의 한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이 법정구속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호소하는 글을 대통령에게 보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대기업의 공격적인 지방투자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한 데 이어 정치권 등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지난 1일 ‘대통령님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와의 경제 전쟁 국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해 줄 것을 문재인 대통령께 간곡히 읍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 군수는 “며칠을 벼르고 고민하다 용기를 내 이렇게 대통령께 펜을 들었다”라며 “기장군은 군비 3197억원을 투입해 원자력발전 분야를 선도할 방사선기술(RT) 산업의 집적화 단지인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수출용 신형연구로 개발사업, 중입자가속기,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 기반구축, 파워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 등 주요 국책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이 산업단지는) 기장군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는 미래 산업혁명의 메카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대기업들과 강소기업들이 지방으로, 바로 우리 기장군으로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군과 17만 4천 기장군민 한 분 한 분의 피와 땀과 열정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산업단지 조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기장군은 관할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단 조성을 위해 관련 용역을 계획하고, 이곳에 삼성전자의 SIC 파워반도체 클러스터와 삼성전기의 MLCC(적충세라믹콘덴서) 공장 유치를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오 군수는 “그런데 대기업 총수(이재용 부회장)가 구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떤 전문 경영인이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있겠습니까”라며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와의 방역 전쟁뿐 아니라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무너지고 피폐해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지방투자가 절실하고 또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와의 경제 전쟁에 이 부회장을 사면이라는 족쇄를 채워 참전시켜 줄 것을 대통령님께 간곡히 읍소한다”라고 호소했다.

오 군수는 “법원에서 내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판단은 존중한다. 당연하다. 하지만 죄의 대가를 치르는 방식에 대해서 대통령이 사면이라는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라며 “삼성그룹과 이 부회장에게 환부작신(換腐作新) 할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서 대기업들이 무너진 지역 경제를 살리는 도화선이 될 수 있도록 살펴봐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규석 기장군수

기장군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한편, 지난해 북구 정명희 구청장은 문 대통령에게 호소문을 보내 답변을 받은 사례가 있다.

당시 정 구청장은 재정이 열악한 기초 단체에 기초연금이 큰 부담이 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을 글을 청와대에 보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직접 통화를 걸어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해 보자’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기장군은 최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박성훈 예비후보가 기장군의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에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자 “군이 부산시와 비공개로 추진해오던 군수 공약 사항을 베꼈다”며 반발한 바 있다.

현재 기장군은 이 산업단지에 신형연구로 개발사업, 중입자가속기,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 기반 구축, 파워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 등 주요 국책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동남권 산단 일원에 대기업을 유치하는 프로젝트를 마련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한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1월 25일 페이스북에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손 전 대표는 “이 부회장이 재상고를 포기했다. 잘한 일”이라며 “어차피 유·무죄는 이미 대법원에서 판단해서 서울 고법으로 되돌렸고, 파기환송심에서 결정한 양형을 대법원이 재판단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재상고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었다. 법원의 판단은 끝났으니 이제는 정부의 일만 남아 있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사면의 절차가 까다로우면 우선 가석방을 하고, 아니면 즉각 보석이라도 실시해주기 바란다”며 “국내 최대 기업일 뿐 아니라 세계적 대기업인 삼성의 총수를 가두어 두고선 대한민국의 국격이 말도 아니고, 코로나 사태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 회복을 말할 수 없다. 경제의 대외의존율이 70%대인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형 뉴딜을 추진하면서 중심 과제를 디지털 뉴딜로 정했다"며 "삼성을 여러 차례 방문하고, 인도 등 해외 투자 사업장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을 초청하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협조를 당부했다. 삼성전자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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