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코로나 직격탄'에 상가1번지 '명동' 폐업 1번가... 10개 중 3~4개는 빈 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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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 '코로나 직격탄'에 상가1번지 '명동' 폐업 1번가... 10개 중 3~4개는 빈 점포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2.2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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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줄면서 매출 뚝...무(無)권리금 비율 12% 포인트 상승
권리금 받는다 해도 1000만원 이하... 10곳 중 3~4곳 공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명동 상권[사진=녹색경제신문]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명동 상권[사진=녹색경제신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명동 상권이 직격탄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빈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

1층 상가 절반은 공실이고, 수억원 하던 권리금은 0원으로 떨어졌다. 폐업 비용마저 수천만원에 달해 일부 자영업자는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관광객을 기다리는 서울시관광협회 관광통역안내사들의 모습만 쓸쓸해 보인다.

 

지난해 공실률 전년대비 2.5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명동의 지난해 3분기 대비 4분기 중대형 상가(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 초과)의 공실률은 22.3%로 전년 8.9%의 2.5배를 넘어섰다. 소규모 상가 공실율은 41.2%로 전년 28.5%의 1.5배에 이른다.

지난해 3분기 대비 4분기 공실률이 크게 늘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지난해 상가의 3분기 대비 4분기 공실률은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26일 명동거리에는 문을 연 점포보다 닫은 곳이 더 많았다. 상권 입구부터 명동거리로 잘 알려진 번화가 명동8길에는 '임대문의'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있다. 휴업이나 공실로 문닫은 점포는 절반을 넘게 눈에 띈다.
 
비싼 임차료를 내면서도 이미지를 위해 명동에 자리했던 유니클로·H&M 등 해외 의류 매장은 적자를 견기지 못하고 결국 철수했다.

10년 전 아시아 최대 규모로 개장 첫날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지난달 말 문을 닫았다. 할인 행사만 열면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보여줬던, 국내 유니클로의 대표 매장이었다.

10년전 아시아 최대 규모로 개장한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지난달 말 문을 닫았다. [사진=녹색경제신문]
10년전 아시아 최대 규모로 개장한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지난달 말 문을 닫았다. [사진=녹색경제신문]

무(無)권리금 상가 늘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가 세입자들의 ‘무(無)권리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들이 불경기를 견디다 못해 권리금도 받지 않고 짐을 싼 것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권리금을 받지 못하는 상가 비율은 44.6%로, 2019년(32.5%)보다 12%포인트 늘었다. 장사가 안 돼 권리금을 받지 못하고 급하게 가게를 정리한 상인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심지어 권리금을 받는다 해도 전년보다 액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권리금은 2019년 4276만원에서 지난해 4074만원으로 4.7%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거리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노점상들의 한숨도 여전했다. 명동거리에서 악세사리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코로나때문에 문 닫은 가게가 너무 많다. 폐점하는데도 돈이 들고 권리금도 못받아 그냥 문만 닫은 가게들이 수두룩하다"며 "이렇게 (가게를) 오픈은 해도 관광객 발길이 끊겨서 매출 없이 허탕만 치고 집에 가는 날이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주요 관광상권 매출감소는 줄어든 관광객 영향
외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가 명동 상권 매출 하락의 결정타였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51만9118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85.6% 급감했다. 2020년 12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6만234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5.7%나 쪼그라들었다.

자취를 감춘 관광객은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서울 상점 매출 감소폭은 9%(약 9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명동, 이태원, 잠실롯데 등 주요 관광 상권의 매출액 평균은 전년 대비 71%에 머물렀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명동을 찾지 않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2020년 수송인원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수송인원은 총 19억7912만명으로 전년(27억2625만명) 대비 7억4712만명이 줄어들어 감소폭은 27.4%를 기록했다. 일평균으로 보면 지난 2019년 746만9180명이었던 것이 지난해 541만9368명으로 줄었다.

중국 대사관 앞에서 50년간 시계를 수리해온 70대 수리공은 "(유동인구가)10분의 1로 줄었다. 거리에 사람이 다니질 않아 아침 10시에 나왔는데 아직 개시도 못했다"며 "혹시나 (식사를 간 사이)방문한 손님을 놓칠까 싶어서 점심을 먹으러 가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실률이 상승하는 등 상가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 영향으로 임대료도 하락하면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현택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상가 시장 수익률 하락이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내수경기가 회복된다면 수익률이 점차 회복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관광객을 기다리는 서울시관광협회 관광통역안내사 [사진=녹색경제신문]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관광객을 기다리는 서울시관광협회 관광통역안내사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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