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직격탄 맞은 보험사 대체투자···금융당국, 자본확충 등 손실흡수능력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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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직격탄 맞은 보험사 대체투자···금융당국, 자본확충 등 손실흡수능력 높여야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2.2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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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관광, 여행등 서비스산업 침체에 따른 해외대체투자 손실 급증
- 롯데손보, KB손보 등 대체투자 손실로 보험사 영업이익 급감
- IFRS17 앞두고 자산건전성 비상···금융당국, 대체투자 관리 강화 위한 모범규준 마련 예정
최원진 롯데손해보험 대표. 지난 2019년 10월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원진 대표는 지난해 조직슬림화,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체질 개선에는 성공적이라는 평이나, 과거 투자한 해외 대체투자 자산의 손상차손으로 흑자회복에는 실패했다[사진=롯데손해보험]

 

지난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손해율이 개선되며 호실적을 거뒀지만 일부 보험사들은 해외 대체투자 부실에 따른 손상차손으로 실적 회복에 타격을 입었다. 금융당국은 대체투자 비중이 높고 내부통제가 취약한 보험회사에 대해 부실여부를 집중관리할 방침이다.

국내 보험사들은 최근 수년간 초저금리 기조 하에 수익률 확보 및 장기자산 투자를 위해 부동산, SOC 등을 중심으로 해외대체투자를 확대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제활동 봉쇄조치(lock-down)의 영향으로 부동산, 항공기 등과 같은 해외대체투자 자산에서 현금흐름의 차질 및 손실이 발생할 경우 자본적정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높았다.

지난해 한국신용평가는 일부 손해보험사의 경우 대체투자 규모가 자기자본에 비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항공기 리스 투자의 경우 중후순위 비중이 높아 항공수요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자산가치 손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항공기 외에도 호텔, 선박 등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해외 대체투자자산의 불확실성을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순익 성장을 이룬 가운데 롯데손해보험은 1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장기보장성보험의 16.9% 성장에도 불구하고 약 1590억원의 항공기 및 해외 부동산, SOC 투자 자산에서 발생한 평가손실이 흑자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대주주 변경과 함께 조직슬림화와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보험영업이익 개선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과거 공격적으로 투자한 과도한 해외 대체투자 자산으로 인해 향후 자본적정성 관리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KB손해보험은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85%대로 개선하며 실적 개대감을 높였으나, 미국 호텔 투자에 따른 손실 충당금 반영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0% 감소했다. 손보업계 빅5(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KB손보, 메리츠화재) 중 나머지 4개사가 두 자릿수 순익 증가를 달성한 가운데 KB손보만 유일하게 뒷걸음질쳤다.

아울러 생명보험사 중에는 미래에셋생명이 지난해 해외 자산 평가액 급락으로 영업이익 축소가 불가피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까지 보험회사의 해외 대체투자에 따른 이자·배당수익이 2조원에 달했지만,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부동산·항공기 투자의 펀드 가치 하락 등으로 일부 자산에서 총 194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23일 밝혔다.

또한 지난해 9월까지 투자 손실이 발생하진 않았으나 차주 부도, 공사지연·중단 등 부실 징후가 있는 자산은 2721억원(해외 대체투자의 0.4%) 수준이며, 금리인하 및 만기연장, 임대료 감액 등 투자조건 조정으로 당초 기대수익 대비 수익성이 악화된 자산이 1조원(해외 대체투자의 1.4%) 가량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보험회사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70조4000억원으로 총자산(1087조원, 해외 대체투자가 있는 36개사 보험회사의 총자산 합계)의 6.5% 수준이며, 주로 직접 투자가 아닌 펀드 매수 등의 간접 방식으로 투자됐다. 대체투자 유형은 부동산 관련 투자 24조1000억원(34.2%), SOC 20조원(28.4%), 기업인수·구조조정 관련 투자 9조3000억원(13.2%) 순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이에 금감원은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해외 대체투자 자산의 손실 발생 및 이에 따른 보험회사의 건전성 영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우선 보험회사가 그동안 실시한 자체 점검결과 파악된 우수사례 등을 기초로 해외 대체투자에 중점을 둔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동일 투자에 대한 보험회사별 건전성 분류 및 손실 인식차이 등을 점검하고 부실징후 등을 고려한 유가증권 건전성 평가 등을 지도한다.

특히 대체투자 비중이 높고 내부통제가 취약한 보험회사의 대체투자 전(全) 건에 대해 매월 건전성 현황 및 부실여부를 집중관리할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초저금리기조 심화, 신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등의 영향으로 보험사의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해외대체투자 및 고위험 투자를 과도하게 늘여온 보험사는 손실 확대 시 자본적정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도 "보험회사는 경기 침체 장기화 등 손실 발생에 대비해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엄정한 공정가치 평가, 자본 확충 등 선제적으로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회사 경영실태평가의 대체투자 관련 점검기준을 강화하고, 투자유형별 위험도에 따라 건전성 감독을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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