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쌍용차 회생의 조건은?...HAAH 조건부 합의에 산은 결정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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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쌍용차 회생의 조건은?...HAAH 조건부 합의에 산은 결정 '촉각'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1.29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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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태 쌍용차 사장, 전일 협력업체와 긴급회의...'P플랜' 공식화
HAAH, 약 2700억원 투입 조건으로 같은 수준의 산은 지원 요구

매각 협상이 결렬된 쌍용차가 결국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Prepackaged-Plan)'에 돌입한다.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가 산업은행의 지원을 조건으로 쌍용차 인수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쌍용차의 미래가 산은의 손에 넘겨진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예병태 사장은 전일 협력업체 대표단과 긴급 회의를 갖고 P플랜 돌입을 공식화했다. 회사는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지분(74.65%) 전체를 감자해 HAAH가 지분 51%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P플랜은 법원이 기존 빚을 빠르게 줄여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해 이른 시일 내 법정관리를 졸업하게 하는 제도다. P플랜에 돌입하려면 채무자 부채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 또는 채권자의 동의를 얻어 회생절차 개시 전 사전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앞서 쌍용차는 산업은행, 대주주 마힌드라, HAAH오토모티브와 함께 '4자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갔으나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마힌드라와 HAAH 간의 입장차가 큰 것이 합의 실패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마힌드라는 지분 전체를 매각하기를 원했지만 산은과 HAAH가 마힌드라에 20% 이상의 지분 유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 사장은 이번 회의에서 협력사 측에 매각 협상 결렬 소식을 전하며 P플랜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예 사장은 "안타깝지만 마힌드라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협상이 결렬돼 P플랜으로 가게 됐다"며 "신규 투자자인 HAAH와 계약서 문구를 협상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4월 말까지 P플랜을 끝낸다는 방침이다.

이제 관심은 산은의 결정에 쏠리고 있다. HAAH는 쌍용차에 2700억원가량의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산은도 비슷한 규모의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지원과 관련해 "쌍용차 노조가 단체협약 주기를 늦추고 흑자 전환 전까지 쟁의행위를 하지 말아야 추가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쌍용차의 유동성 부족으로 부품 협력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판단,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쌍용차 협력사에 대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협력업체로 구성된 쌍용차 협동회는 지난해 10월부터 받지 못한 대금이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쌍용차는 대금 지급을 위해 공장을 정상 가동하면서 직원들의 1~2월 급여를 50%만 지급키로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제공]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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