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공들인 ‘마이데이터’ 좌초 위기···대주주 삼성생명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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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공들인 ‘마이데이터’ 좌초 위기···대주주 삼성생명에 발목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0.11.2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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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카드 대주주 삼성생명이 금감원 제재심 대상에 오르며 마이데이터 심사 보류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사진=삼성카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사진=삼성카드]

 

삼성카드가 공들여 온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이 좌초될 위기를 맞았다. 삼성카드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대상에 오른 영향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8일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카드를 비롯해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경남은행, 핀크 등 6개사에 대한 마이데이터 허가 심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신용정보업감독규정’에서 신용정보업 허가 등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제5조제6항제3호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신청인의 대주주에 대한 형사소송·제재절차가 진행 중인 사실이 확인돼 소송 등의 절차가 종료될 때까지의 기간은 심사기간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했다”며 “심사보류를 결정하게 된 사유가 해소되는 경우, 허가심사가 즉시 재개된다”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한눈에 보여주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뜻한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카드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이 될 마이데이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했다. 영업수익은 772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894억원(10.4%) 줄었지만 같은기간 1234억원(19.3%) 줄어든 영업비용 감소 폭이 더 컸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3억원(44.4%)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과 관련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 축소와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한 결과”라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여행업종, 면세점, 놀이공원, 영화관 등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이와 관련한 카드 서비스 비용이 감소한 영향도 있었다”고 전했다. 

비용을 줄여 실적 개선에 성공한 삼성카드의 시급한 과제는 영업수익 감소를 만회할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다.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관련 조직을 만드는 등 새로운 수익원이 될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위해 힘을 기울여 왔다. 최근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마이홈’에 자산조회 서비스를 추가했다. 고객이 보유한 예금계좌, 카드, 현금영수증, 대출, 보험 등 금융자산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가 내년 2월 허가제로 변경되는 상황에서 삼성카드는 대주주 리스크로 사업 진행에 비상등이 켜지게 됐다. 

삼성생명은 올해 9월 말 기준 삼성카드 지분의 71.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삼성생명은 금감원 종합검사 결과 경영유의사항 4건, 개선사항 6건을 통보받았으며 오는 26일 제제심을 앞두고 있다. 

금감원은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 사태와 관련해 삼성생명에게 사전통지문을 통해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에 대해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확정되는 경우 삼성카드는 1년동안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분야 진출이 막히게 된다.  

다만 금감원의 결정에 최근에 있었던 관련 소송 결과가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시선이 쏠린다. 대법원은 지난 9월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의 공동대표인 이모씨가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암 입원비 지급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심리불속행은 대법원이 원심 판결에 대해 법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 자체를 하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다. 대법원이 삼성생명의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본 2심 판단에 대해 법리상 오해가 없다고 본 셈이다.   

이미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시장 선점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만 보더라도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롯데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비씨)는 모두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대주주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삼성카드는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돼 마이데이터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는 “심사 중인 기업이 내년 2월까지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체들과 함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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