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리콜대수 벌써 84만대...'품질과의 전쟁' 선포한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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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리콜대수 벌써 84만대...'품질과의 전쟁' 선포한 현대차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0.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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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8월 현대차 리콜대수 84만6670대...2019년 연간 전체보다 21.4% 증가, 100만대 넘길까 우려
코로나 전기차 화재사건으로 사과하는 등 품질이슈 잇달아...8일 국감에서 품질 문제 집중추궁 받을 듯
현대차 노사 품질혁신 공동선언문을 발표, 품질협의체 구성, 현장직원 근무기강 해이 바로잡는 등 전사적 대응

품질논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올해 자동차 리콜대수가 9월까지만 집계됐는데도 80만대를 넘어섰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리콜대수가 100만대를 넘길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현대차는 품질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전사적 대응에 나섰다. 

자료: 국토교통부

자동차 리콜센터에 따르면 올해 1~8월 현대차의 리콜대수는 84만6670대로 집계됐다. 아직 3달이 남았는데도 지난해 리콜대수 69만7098대보다 21.4% 많은 수치다. 

현대차의 자동차 리콜대수는 지난 2016년 25만1981대에 불과했으나 2017년 엔진룸 잠금장치 케이블 결함, 안전벨트 결함, 세타2엔진 결함 등이 발견되며 104만6393대로 대폭 증가했다. 2018년에는 99만6110대로 리콜대수가 소폭 줄었고, 2019년에는 69만7098대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9월까지 80만대를 넘기며 다시 리콜대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현대차는 올해 9월까지 3월 한달을 빼놓고 매달 리콜을 실시했다. 쏘나타, 아반떼, GV80, G70, 싼타페, 포터2 등 다양한 차종과 부위에서 하자가 발생했다. 

자동차 리콜제도는 자동차에 결함이 있는 경우 자동차 제작, 조립, 수입자가 그 결함 사실을 해당 소유자에게 통보하고 부품의 수리 및 교환 등의 시정 조치를 취함으로써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제도다. 자동차 제조사의 자발적 리콜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권장 사항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리콜대수가 많다는 것을 품질결함이 많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게 현실이다. 리콜이 많으면 많을 수록 소비자들은 불안에 떨고, 자신의 차량이 리콜대상 차량이 되면 조치를 받으러 서비스센터를 찾아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올해 아직 3개월이 남았는데도 리콜대수가 84만대에 달하자 현대차의 올해 리콜 대수가 100만대를 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욱이 현대차는 최근들어 각종 품질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이어서 4분기에 대규모 리콜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나 전기차 화재 등 올해 들어 각종 품질이슈 '곤혹'

대구 달성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소된 코나 일렉트릭 (연합뉴스)
대구 달성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소된 코나 일렉트릭 (연합뉴스)

현대차는 올해들어 각종 품질 이슈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자동차 리콜대수가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코나 전기차 화재가 대표적인 사건이다. 코나 전기차 화재는 지난 2018년 5월 현대차 울산 제1공장 생산라인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12건 넘게 발생했다. 소비자들은 계속되는 코나 전기차 화재로 불안해했지만, 제조사인 현대차는 이에 대한 아무런 입장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 4일 대구 달성군 아파트 단지 내 지하주차장 전기차 완속충전 장소에서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가 나자, 현대차는 사고 발생 하루만에 코나 전기차 고객들에게 사과문자를 보내고, 등에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며 '이달 내 조치'를 약속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회정무위원회를 통해 더 뉴 그랜저 차량 결함(내연기관 엔진오일 누수)을 이유로 현대차 품질 생산 담당자인 서보신 사장을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에 부르기로 했다. 오는 8일 국정감사에 서 사장이 소환돼 집중 추궁을 받을 전망이다. 더 뉴그랜저의 엔진오일 누수 문제는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이 밖에도 GV80 3.0 디젤모델 진동 문제, 팰리세이드 전복 사고, G80 2.5 가솔린 터보 소음 문제, 도장 불량, 단차, 대시보드 조립불량, 헤드램프 박리 등 잇따른 결함 민원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품질과의 전쟁 선포한 현대차...노사 공동선언문 발표 및 현장직 기강해이 '철퇴'

이에 현대차는 품질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품질과의 전쟁'에 나선 상태다. 

현대차는 노사가 품질혁신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품질협의체를 만드는 한편 현장직원들의 근무기강 해이를 바로잡는 등 전사적으로 품질문제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9월 24일 '품질혁신'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고객만족을 위한 완벽품질 목표 달성 노력 ▲‘고객이 곧 기업생존과 고용안정’이라는 공감대 속에 다양한 품질개선 활동 전개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경제 파급효과를 공동 인식하고 시장 수요와 연동한 완벽한 품질의 차량을 최대 생산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 하언태 사장, 이상수 노조지부장, 각 사업부 노사 대표, 미래변화TFT 등 노사 고용안정위원 50여 명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울산공장, 칠곡출고센터, 서울남부서비스센터를 돌며 ‘고용안정위 품질세미나 및 품질체험’을 실시했다.

노사는 이 자리에서 주요 품질현황을 공유하고 해외공장 대비 국내공장 품질 수준을 진단하는 등 품질개선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차량 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24일 품질혁신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24일 품질혁신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 28일 임금협상 타결 조인식에서 품질 확보를 위해 생산공장별 품질협의체를 구성하고 2025년까지 2000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신차단계 노사합동 품질향상 활동도 강화한다. 

현대차 이상수 노조위원장은 "최근 판매, 정비 현장에서 우리 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여론을 엄중히 경청하고 있다"며 "품질에는 노사가 따로 없다는 자세로 최고 품질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노사가 함께 만들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품질문제가 일부 현장 직원들의 근무기강 해이에도 있다고 판단해 불량 근무자들에 대해 해고, 감봉 등 강력히 대처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품질 논란을 지속시키는 불량 근무자들을 징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지난달 울산공장에서 2~3명이 맡은 작업을 1명에게 넘겨주고 나머지는 쉬는 이른바 '묶음 작업' 사례를 적발해 모두 50명에게 정직과 감봉 등 징계를 내렸다. 

7월에도 정해진 근무시간까지 근무하지 않고 미리 작업장을 떠나는 '조기 퇴근'을 상습적으로 반복한 현장직원 300명 이상에게 감봉 등의 징계를 내렸으며, 수년에 걸쳐 상습적으로 조기퇴근하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은 직원을 최근 해고 조치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 울산4공장에서 생산차량을 카풀해서 이용한 직원들에게 3개월 정직 처분을 내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장 근무자들의 기강해이는 품질 저하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량 근무자들을 단호히 징계해 나갈 방침"이라며 "고객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모든 사안을 계속 점검하고, 고객 지향의 기술 개발 및 품질 확보를 통해 고객 만족도 향상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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