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벨벳이 비싸다고? 사실상 ‘0’원...“충성 고객 잡고 턴어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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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벨벳이 비싸다고? 사실상 ‘0’원...“충성 고객 잡고 턴어라운드”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5.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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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LG벨벳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새로운 이름, 감각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스마트폰 사업의 ‘턴어라운드’(흑자 전환)을 이루겠단 포부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LG벨벳의 디자인을 호평하는 구매층과 성능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는 반응이 함께 나온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비슷한 시기에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 경쟁력이 밀린다는 점이 LG벨벳의 발목을 잡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런 우려를 해소하고자 파격적인 구매 혜택을 내걸었다. LG전자 스마트폰의 장기적인 고객을 확보하면서, LG벨벳의 판매량을 늘리겠단 전략이다.

패션모델들이 LG 벨벳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패션모델들이 LG 벨벳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오는 15일 출시하는 LG벨벳의 가격은 89만9800원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A31 37만4000원, 갤럭시A51 5G는 57만2000원이다. 애플의 아이폰SE2 가격은 최저 53만9000원(64GB), 최대 74만8000원(256GB)이다.

소비자들은 LG벨벳보다 더 높은 스펙을 가진 아이폰SE2와 갤럭시 A시리즈 제품을 비교하며 “구매가 고민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출고가의 50%를 할인받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놨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와 협업해 ‘고객 혜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스마트폰을 구매해 24개월간 사용한 후, 제품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출고가의 최대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24개월 후에 단말을 반납하고, LG전자의 프리미엄 단말기 재구매하는 게 할인의 조건이다.

LG전자 입장에선 충성 고객을 확보하면서 LG벨벳의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50% 할인에 공시지원금, 선택약정할인(25%) 등을 적용하면 사실상 0원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LG벨벳의 공시지원금은 통신사별로, 요금제 별로 다르지만 7만4000원에서 24만원의 분포를 보였다.

LG벨벳의 단말기 가격의 최대 50%인 44만9900원을 할인받고, 또한 통신사별 요금제에 따른 선택약정할인을 더 하면 48만원(24개월x8만원x0.25)의 할인받는다. 0원이란 고객 체감 가격은 ‘불법지원금’ 없이도 만들 수 있는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단기적 수익보다 지속해서 수익을 발생시키기 위한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며 “24개월 후 재구매 조건 등은 이런 LG전자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 벨벳 상세 스펙. [LG전자 제공]
LG 벨벳 상세 스펙. [LG전자 제공]
삼성 갤럭시 A51 5G 상세 스펙. [삼성전자 제공]
삼성 갤럭시 A51 5G 상세 스펙. [삼성전자 제공]

LG전자의 이런 전략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목적과 함께 경쟁사와 ‘가성비’에서 LG벨벳이 밀린다는 시중의 평가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LG벨벳의 성능을 결정하는 칩셋(AP)은 퀄컴의 5G 통합칩 '스냅드래곤 765'를 달았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스냅드래곤 865' 보다 성능이 낮다. 해외 벤치마크 테스트 자료를 보면, 스냅드래곤 765는 스냅드래곤 835와 845 중간 정도 성능이다.

아이폰SE2의 디자인은 2017년 나온 '아이폰8'을 차용했지만 AP는 아이폰11에 해당하는 'A13 바이오닉'을 적용했다. 'A13 바이오닉'은 안드로이드 최상위 제품에 달린 AP보다도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도 최고 사양의 제품의 출고가는 LG벨벳보다 15만원 가량 낮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A51도 LG벨벳보다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A51의 AP는 엑시노스 9611 옥타코어 프로세서다. 보급형 AP지만,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최고 사양의 게임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LG벨벳과 직접적으로 성능을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없지만, 가격은 32만원 가량 저렴하다.

LG벨벳은 LG전자의 새로운 스마트폰 전략인 메스(대중) 프리미엄의 첫 제품이다. 이 때문에 마냥 보급형 가격으로 출시하기엔 부담이 있다. LG전자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통3사와 함께 추진하는 ‘고객 혜택 프로그램’으로 얼마나 많은 고객을 확보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이 15일(현지시간) 공개한 2세대 아이폰SE 모습. 가격은 55만원부터 시작해, 중저가 시장을 공략한다. [애플 제공]
애플이 15일(현지시간) 공개한 2세대 아이폰SE 모습. [애플 제공]

한편,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영업손실 2378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적자액은 4조1443억원에 달한다. LG벨벳은 이런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턴어라운드’의 기반을 다질 제품으로 출시됐다. LG벨벳에 파격적인 구매 혜택을 붙이면서 장기적 고객층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이 다소 주춤하더라도 턴어라운드의 기반을 마련하겠단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3일부터 주요 베스트샵,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유통채널을 통해 LG 벨벳을 전시하고 있다. 다행히 온라인에서의 반응은 크게 나쁘지 않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이쁘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2020년도 1분기 실적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LG벨벳에 대해 "소비자 관점에서 만들었고, 원가 수익성을 전작 대비 개선했다"며 "한국에 LG벨벳을 출시하고 해외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5G 선진시장에서 출시해 매출 볼륨 확대를 통해서 수익성 개선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G 제품의 매출 비중은 올해 북미, 한국, 일본 등에서 프리미엄 5G 제품 출시를 통해 지난해 13%에서 올해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스마트폰 플래그십 모델은 1000달러 이상 고가 제품인 경우,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고객 인식 전환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도입하겠다. 혁신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고객 대상 차별화된 폼팩터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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