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코로나-언택트 시대(中)] '디지털 전환' 촉매제 맞은 클라우드...데이터 주권 지킬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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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코로나-언택트 시대(中)] '디지털 전환' 촉매제 맞은 클라우드...데이터 주권 지킬 마지막 기회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5.1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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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글로벌 IT기업 성장
- NBP의 클라우드 사업도 '언택트' 수혜..."아직 남은 숙제 많아"

클라우드 관련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이 일제히 올랐다. 이런 현상은 국내·해외를 불문하고 나타났다. 분야도 클라우드 서버를 구축한 기업,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가리지 않고 수혜를 입었다.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확산된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 때문이다. 글로벌 확산으로 제조업을 비롯한 전통적 사업군은 피해를 보는 반면, 디지털(온라인)에 기반을 둔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됐다.

클라우드 확산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속도도 가속화 시켰다. 재택근무가 도입되고, 온라인 소비도 늘어났다. 기업 입장에선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업계에선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중심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코로나19가 야기한 언택트 문화가 디지털 전환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클라우드·AI(인공지능)·블록체인은 디지털 전환의 3대 기반 기술로 꼽힌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클라우드를 통해 처리된다. AI는 클라우드에 올라온 데이터를 선별하고 가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들이 창출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정보 보안성을 강화할 방안으로 주목받는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발생 전과 후는 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현재 경제적·사회적으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고, 이런 흐름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계속해서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녹색경제신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Post 코로나' 시대에 대해 집중 점검한다. 이번 기사에선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과 이 변화 핵심 요소인 ‘클라우드’에 대해서 다룬다. 특히, 클라우드는 데이터 주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현재 국내 산업에 문제점은 없는지 짚었다. - 편집자 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MS뉴스룸 캡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MS뉴스룸 캡쳐]

“2개월 동안 2년 치의 디지털 혁신을 경험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한 말이다.

MS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한 350억 달러(약 42조8050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0억 달러(약 15조 8990억원)로 25% 늘었다. 순이익은 110억 달러로 22% 증가했다.

MS의 이 같은 성장은 코로나19로 확산된 언택트 문화 때문이다. MS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59% 증가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비롯해 화상회의 솔루션 ‘팀즈’ 등의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통되게 나타났다. AWS(아마존웹서비스), 알파벳(구글) 등 주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올 1분기에만 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세계 클라우드 점유율 1위인 AWS의 1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33% 증가한 102억 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AWS보다 30년 가까이 먼저 설립된 오라클의 분기 매출을 뛰어넘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시대의 흐름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처럼 여기고 있다.

미국 IT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1분기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 규모는 290억 달러(약 35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37%가 증가한 수치다. 성장세를 보이던 클라우드 시장이 코로나19로 더욱더 빠르게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개념도. [네이버 제공]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개념도. [네이버 제공]

이런 흐름은 ‘IT 강국’이라 불리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올렸다. 온라인 쇼핑, 간편 결제, 온라인 콘텐츠 수요 증가 등이 실적을 이끌었다. 클라우드 역시 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매출이 늘었다. 광고 부문은 코로나19로 다소 하락했지만, 언택트 소비와 관련된 사업 분야가 많은 만큼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21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어난 1조7321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82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18.9% 증가한 호실적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9% 늘어난 8683억원으로 나타났다.

여민수 카카오톡 공동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2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로 건강, 위생 등 상품 판매가 증가했고 신규 서비스인 톡딜(2인 공동구매 서비스)의 인기에 힘입어 (톡비즈 커머스는) 전년 대비 5배 성장했다”며 “톡비즈 커머스는 카카오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국내 사업자 중 유일하게 유의미한 클라우드 사업에서 실적을 내는 기업이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이 클라우드 사업과 스마트스토어 등을 담당하고 있다.

NBP 역시 올 1분기에 성장세를 보였다. NBP의 매출은 7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NBP는 지난 2월 GS칼텍스를 고객으로 확보한 데 이어 최근 한화생명의 핵심 업무 시스템에 클라우드를 적용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NBP 제공]
[NBP 제공]

IT대기업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국내 시장에서도 클라우드 시장은 외산 기업이 주도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국내 업체들 클라우드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주목할만한 성과다. 이 같은 성장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ASW나 MSㆍ구글의 서비스와 함께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네이버를 통한 온라인 소비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네이버 웹툰, 클라우드 서비스, 라인웍스, 네이버페이, 네이버 파이낸셜 등이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확대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국내 IT기업의 수혜는 제한적

최근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서 분석한 올 1분기 자료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점유율은 AWS 32%, MS 18%, 구글 8%로 나타났다.

1분기에만 35조4000억원을 기록한 클라우드 시장의 58%를 점유하는 곳은 모두 미국의 IT기업이다. 순위에 한국기업은 없다. 이는 ‘IT강국 코리아’가 클라우드 시장에선 ‘후진국’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한국의 클라우드 사업은 이미 실패한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NBP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IT기업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의 70~80%를 글로벌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료=시너지리서치그룹]
글로벌 클라우스 시장의 성장이 가파르다. 그러나 한국 IT기업의 점유율은 글로벌 IT기업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자료=시너지리서치그룹]

NBP는 지난해 4분기 중국·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매출 기준 6위에 처음 올랐다.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한 성과지만, 글로벌 IT기업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이 시장 역시 미국 기업이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NBP가 클라우드 시장에 다소 늦게 진출한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성장세가 가파르긴 하지만, 글로벌 IT 기업들의 아성을 넘기엔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점이다. NBP는 더욱이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 기관인 ‘데이터 센터’의 구축에 난항을 겪으며 외연 확장이 늦어지는 불행을 겪기도 했다.

네이버는 현재 2022년 준공을 목표로 세종시에 제2의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 시설이다. 데이터를 보관하고 처리하는 물리적 시설이라, 이를 구축하지 않고는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네이버는 현재 춘천에 ‘각’이라는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가 세종시에 설립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는 현재 지자체 등과 계약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상태다. 건축 설계를 마무리하고 건축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거쳐 올 연말에 착공할 예정이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모습. 네이버는 경기도 용인에 이보다 6배 큰 제2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했지만, 2년간 지지부진하다 결국 좌초됐다. [네이버 제공]
강원도 춘천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모습. 네이버는 경기도 용인에 이보다 6배 큰 제2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했지만, 2년간 지지부진하다 결국 좌초됐다. [네이버 제공]

이 데이터센터는 당초 용인에 설립될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2년간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무산됐다. 반대의 이유는 데이터센터에서 치명적인 전자파가 배출되고 오염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네이버 측은 “데이터센터의 전자파를 측정해보면 1mG(밀리가우스)도 나오지 않는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때 나오는 23mG와 비교해보면 위험도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득하기도 했지만, 결국 반대를 극복하지 못했다.

현재는 세종시에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게 됐지만, 이 과정에서 3년 가까이 시간이 허비됐다. 한 달이 다르게 변화하는 IT 시장에서 네이버는 클라우스 사업 확대의 ‘적기’를 놓쳤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에 맞서 데이터 주권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준공이 늦어지지 않도록 데이터센터 설립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사업은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동시에, 데이터 주권과 연관된 분야다. 데이터 주권은 국가 내에서 발생한 데이터에 대한 집행관할권을 뜻한다.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업이 모두 외산 기업일 경우, 이 권리를 지킬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기업의 사업을 철수하거나, 데이터 유실 등의 사고가 발생해도 관리가 어려워 대량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견해다.

IT대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NBP가 성장기회를 잡긴했지만, 아직 남은 숙제가 많다”며 “클라우드 시장을 국내 기업이 주도하기엔 늦은 게 사실이다. 코로나19에 클라우드가 주목 받는 만큼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에 대한 기반 기술은 부족하다”며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도 국내 클라우드 사업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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