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美호텔 투자 소송으로 번져···커지는 증권가 해외 부동산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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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美호텔 투자 소송으로 번져···커지는 증권가 해외 부동산 리스크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4.29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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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금리에 해외로 눈 돌린 부동산 투자...경쟁적 투자에 사고 ‘경고등’​
중국 안방보험과 소송에 휘말린 미래에셋의 미국 호텔들 (사진=미래에셋)

중국 안방보험이 미래에셋대우에 호텔매각대금 지급 소송을 제기하면서 증권가의 해외부동산 리스크 관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8일 브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은 전날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미래에셋글로벌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지난해 합의한 호텔 인수계약 이행 완료 요구 소송을 제기했다.

미래에셋이 지불기한이었던 지난 17일 58억달러(7조1108억원)에 달하는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계약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미래에셋는 지난해 9월 안방과 호텔 인수 계약을 맺고, 계약금으로 이미 약 7000억원을 건넸다. 

인수 계약은 국내 금융회사 대체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로 뉴욕 JW매리어트 에식스하우스호텔, 와이오밍주 잭슨홀의 포시즌스호텔,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세인트프란시스, 로에스 산타모니카 비치호텔 등이 포함됐다.

자체 투입 금액은 총 2조6000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1조8000억원), 미래에셋생명(5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19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1000억원)이 각각 투입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현지 투자은행(IB)을 통한 담보대출로 조달할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로 미국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경색되는 한편 여행 수요 급감으로 호텔 가치마저 떨어지며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졌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져서 호텔 인수 협상을 놓고 딜 클로징 시점 및 딜 관련 환경변화에 따른 조건 등에 대한 협의를 안방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래 해외 대체투자 시장 규모가 성장하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이나 연기금들이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나서 관련 리스크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대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늘려가며 마련한 유동성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해외 실물 자산을 직접 인수하면서 해외 부동산 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해 12월 롯데호텔과 미국 사모펀드로부터 미국 시애틀에 있는 2000억 원 규모의 호텔을 공동 투자로 매입했다.

국민연금도 해외 대체투자 규모를 늘리는 과정에서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국민연금의 경우 해외 대체투자 자산 대비 부동산 투자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40.5%에 달한다.

투자 규모도 지난 2014년 12조 2000억 원에서 지난해 약 23조 5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5년 만에 2배 가량 늘었다.

투자 지역과 대상도 다변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기존에 선호하던 미국, 유럽 등 지역에서 벨기에, 룩셈부르크, 베트남 등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투자 대상도 오피스 중심에서 리테일, 호텔,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으로 다각화되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산가격과 수수료가 올라가면서 수익률이 점차 하락하는 조짐을 보이자 자산가치가 고평가돼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이던 중국이 최근 급속하게 투자 비중을 줄이며 빠져나간 사이 그 빈자리를 한국, 싱가포르,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이 채워가면서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게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경기부진, 부동산 PF 규제강화 등으로 해외부동산 리스크관리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올해 검사업무 운영계획에서 해외 부동산 등 고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리스크를 중점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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