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반도체·가전으로 1분기 선방...코로나19 악몽, 2분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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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반도체·가전으로 1분기 선방...코로나19 악몽, 2분기 본격화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4.0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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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올 1분기 매출 55조원·영업이익 6조4000억원
- LG전자, 올 1분기 매출 14조7287억원·영업이익 1조904억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이, LG전자는 가전ㆍTV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번 1분기 실적에는 코로나19의 악영향이 완전히 반영된 것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 2분기엔 두 기업 모두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생활가전과 TV 성장세 유지됐고, 코로나19의 영향이 1분기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며 “2분기엔 코로나19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직접적으로 북미·유럽 등의 시장에서 소비 위축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그러나 2분기엔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그러나 2분기엔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도 이날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분기(59조8848억원)보다 8.1%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52조3855억원)보다는 4.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분기(7조1603억원)보다 10.6% 감소했으나 작년 1분기(6조2333억원)에 비해서는 2.7% 늘었다. 증권업계에서 내놓은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6조1232억원이었는데, 이를 훨씬 웃돌았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올린 14조9151억원보다 1.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역대 3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다만, 올 1분기 매출을 지난해 4분기(16조612억원)와 비교하면 8.3% 줄었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그래프. [인포그래픽=연합뉴스]
삼성전자 실적 추이 그래프. [인포그래픽=연합뉴스]

LG전자는 2018년 1분기에 1조1078억원 이후로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9006억원) 대비 21.1% 늘었고, 전분기(1018억원)보다 971% 급증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최근 1개월간 컨센서스인 870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실적이다. 당초 증권사의 LG전자 1분기 컨세선스는 매출액 15조5000억원, 영업이익 8500억원대였다. 매출액은 컨센서스 대비 약 8000억원 하회했다.

두 기업 모두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코로나19의 여파에도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연합뉴스]
LG전자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연합뉴스]

◇ 삼성전자, 1분기 반도체 호조로 실적견인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선방은 반도체 부문 사업에서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발표에선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을 3조8000억원에서 4조원대로 본다. 반도체 부문 모바일의 수요 하락에 영향을 받았지만, 재택근무 확산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 된다.

일각에선 지난 3월 중순부터 모바일 고객사들의 재고 확보 경쟁이 가속화해 실적이 높아졌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에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공백이 발생했지만 서버 D램의 성적이 이를 만회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TVㆍ가전ㆍ스마트폰과 같은 주요 제조업 분야의 수요는 하락했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 1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을 ▲반도체 4조1000억원 ▲디스플레이 3600억원 손실 ▲스마트폰 사업(IM) 부분 2조4000억원 ▲소비자가전(CE) 부문 4000억원 ▲기타 15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고 추정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관련 전방 수요둔화가 IM‧CE 등 세트사업 부문에만 제한적으로 작용했을 뿐 반도체 부문의 구조적 개선세가 예상을 능가하며 호실적을 이끈 점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솔브레인의 액체 불화수소 추가 생산분을 본격적으로 반도체 공정에 투입한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 LG전자, 가전사업 상승세...TV 사업도 성장

LG전자는 이번 잠정실적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선 생활가전과 TV 부문의 성장이 이번 영업이익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건강과 위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팀 가전과 공기청정기 등 이른바 '위생가전' 판매가 증가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 부문이 실적이 견인한 셈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분기 H&A 사업부 영업익은 7340억원으로 전망돼 전년(7280억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생활가전 부문의 1분기 매출이 2년 연속 5조원을 넘기고, 영업이익률도 사상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13.3%)와 비슷한 수준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TV 사업에서도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 라인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중국 TV업체들이 코로나19로 침체돼 높은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LG전자 실적의 연결 대상이다. LG이노텍은 실적이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 공급 증가와 원화 약세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LG이노텍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자동차 부품 솔루션(전장) 부문에선 실적이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 업황 악화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견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부문을 담당하는 MC사업부는 이번에도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에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하지 않아 외형과 수익성 모두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  권봉석 LG전자 CEO(사장),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
LG전자 주요 경영진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 권봉석 LG전자 CEO(사장),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 [LG전자 제공]

◇ 코로나19 여파는 2분기부터...실적 하락 불가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실적은 대체로 선방했지만, 문제는 2분기부터라는 얘기가 나온다. 코로나19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 1분기엔 코로나19의 악영향이 중국 시장으로 다소 제한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재는 팬데믹 상황이라 세계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다. 미국·유럽 큰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제조업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TV와 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역시 글로벌 생산 기지 셧다운과 북미와 유럽의 가전 유통망 중단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는 CE 부문 영업익 전망치를 3000억원~4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5400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줄어든 수치다.

또한, 스마트폰 사업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가 확실시 된다. 실제로 시장에선 올 1분기에 출시한 갤럭시S20이 전작인 S10 판매량에 60~70%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은 선전해 최악의 상황은 막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세계 시장의 소비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순학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코로나19가 2분기 내에 거의 종료돼야 하반기에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가 감염됐다. 흰색 표시부분은 아직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국가이다. 북한 등 몇몇 나라만 제외하고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 유럽과 미국은 수 십만명이 감염됐다.[사진=WHO]
전 세계가 감염됐다. 흰색 표시부분은 아직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국가이다. 북한 등 몇몇 나라만 제외하고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 유럽과 미국은 수 십만명이 감염됐다. [사진=WHO]

LG전자 역시 가전사업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매출 비중이 각각 30%, 50%에 달하는데, 이 시장의 침체가 직격탄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체들의 2분기 실적을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대신증권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면서 2분기와 연간 실적이 추가로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상반기에 위축했던 수요가 3분기를 기점으로 회복되고 각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3분기부터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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