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늘어나는 보험사 매물···정체된 시장환경에 알짜만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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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늘어나는 보험사 매물···정체된 시장환경에 알짜만 건드린다.
  • 윤덕제 전문기자
  • 승인 2020.02.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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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짜 푸르덴셜생명 입찰···4파전 양상
- 인수희망자, 시간을 벌면 돈을 번다는 셈법인가
푸르덴셜타워 [사진=푸르덴셜생명]

생명보험사 알짜 대어로 불리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KB금융지주 등이 참여하며 4파전 양상이 형성됐다.

인수전에는 예상대로 KB금융지주와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 사모펀드 운용사가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가격흥정을 위한 판은 깔렸다. 사전 실사일정을 감안하면 3월경 본입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금융지주의 전년도 실적 발표에 따르면 KB금융은 비은행부문의 생명보험사 실적에서 신한금융에 뒤져 아쉬움이 컸다.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보다 적극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약 20조원의 자산 규모와 작년 9월말 기준 515.04%의 업계 1위의 지급여력비율을 갖췄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1464억 수준이다. 특히 우수한 재무건전성으로 매력적인 인수대상으로 파악된다.

한편 푸르덴셜생명에 대한 몸값은 매각 측이 제시한 당초 3조원대에서 최근 미국의 회계기준 강화에 따른 자본확충 문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 방어를 위한 금리인하 시사에 따라 2조원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보험사 자산운용수익율 저하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인수후보자들이 5주간 진행될 실사를 보다 보수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끝까지 신중 모드를 유지해 크게 무리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최근 감지되는 이유다. 이런 초반 분위기는 “오히려 막판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업계 관계자의 전망도 나온다.

반면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KDB생명은 2014년 이후 꾸준히 M&A 시장의 단골 대상이지만 시장 반응은 무심하다. 산업은행의 매각 가격과 시장 평가 간에 갭(gap)이 큰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겠지만, 인수를 희망하는 측이 있다면 그 속내는 “M&A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규모와 건전한 재무건전성 및 시장경쟁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우선적 판단 기준으로 삼을 거다”는 반증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M&A 대상에 대한 시각도 유사하다. 새마을금고가 실질적 대주주인 MG손해보험도 꾸준히 잠재매물 대상이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손해보험업계 하위권 규모에 지속적인 자본확충으로 체질개선을 시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08년 롯데그룹이 대한화재를 인수하여 그룹 시너지를 기대했던 롯데손해보험도 눈에 띄는 기여는 보여주지 못하고 여전히 손해보험업계 하위사에 머물러 있었으며 전년도에는 적자전환의 실적을 나타냈다. 결국 지난 하반기에 사모펀드(PEF)가 인수하여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과 비용 효율화를 위한 체질개선에 올 한해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현재 보험산업의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매우 불안정하고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차가운 기류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포화된 시장에서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의 시장상황은 수익성 전망의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2022년 시행될 IFRS17이라는 새로운 규제 제도는 보험금 및 보험부채가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는 고객입장에서는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용하나,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채가 늘어나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된다.

보험사들의 잇따른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은 이러한 새로운 규제에 대비코자 하는 배경이 깔려있다. 자칫 M&A를 통한 섣부른 입질로 긴 시간 동안 감내해야 될 고충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후보자들은 가격의 문제보다는 대상 매물의 수익성 기여와 경쟁력 회복이라는 본질적 의문에 더 망설이고 있는 듯하다”고 예상한다. 이는 “시간을 벌면 인수가격의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과 일맥상통하다”고 말했다.

 

 

윤덕제 전문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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