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 지각변동의 한 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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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 지각변동의 한 해 될까
  • 윤덕제 전문기자
  • 승인 2020.02.0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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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 등 상위사 '어닝쇼크' 속 메리츠화재 깜짝 실적
- 장기인보험 1위 삼성화재에, 0.5% 격차로 메리츠가 추격
-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
[사진=메리츠화재사옥]

 

올 한해 손해보험사에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관리에 따라 고착화된 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연초부터 부각되고 있다.

최근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잠정 실적 발표에 따르면 업계 1위 삼성화재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1조 707억원 대비 39.5% 하락한 6478억을 발표했다. DB손보는 전년 당기순이익 5377억원에서 27.9% 감소한 3876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달 6일 결산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해상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9% 하락한 2362억원으로 연간 누계로도 큰 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상위사의 지난해 잠정 결산 집계는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라는 반응이다.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의 삼중고가 직접적으로 업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3년간의 결산실적공시자료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이 2017년 정점을 찍은후 2018년, 2019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690억원의 당기순손실, 롯데손보는 526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중소형 손보사들은 줄줄이 적자로 돌아섰다. 중소형사의 삼성화재를 비롯한 상위 5개사와의 ‘격차 줄이기’ 표현은 이제는 민망하게 됐다.

손보사들은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이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 악화와 출혈경쟁으로 인한 사업비의 증가를 꼽고 있다. 통상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을 초과하면 보험영업손실이 발생한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8.4% 상승한 301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조 469억원, 영업이익은 3528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3.4%, 12.8%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너스 성장세에 손해율까지 악화되고 있는 자동차보험에 대해서는 꾸준히 판매를 줄이고 미래수익의 핵심 지표인 장기인보험 신계약 매출을 강화해 온 메리츠화재의 전략은 이제까지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업계 경쟁사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 성과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보였다. 신계약 매출이 2018년 1226억원에서 지난해 1696억원으로 38% 급증해, 인보험시장에서 메리츠화재의 시장점유율은 21.8%로 업계 2위를 기록했다. 1위 삼성화재와의 격차는 0.5%포인트까지 근접했다.

올해 결과에 따라 시장의 판도와 주도권의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치솟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매출 드라이브 전략을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GA(독립대리점)를 통해 매출 확대 전략을 고집해 온 메리츠화재는 “올 한해 고객 가치 제고와 조직 내부 정비에 집중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기존 대형사들도 GA를 통한 장기인보험 시장에서의 시장확대는 자제하는 분위기로 돌아설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전망했다.

그만큼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의 급등이 손해보험 업계를 최초로 제로성장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여주고 있다. 올 한해 이러한 “손해율 줄이기 정도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바뀔지도 모른다”고 업계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밝혔다.

 

 

윤덕제 전문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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