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한국 조선, '3년 연속 수주 세계 1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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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한국 조선, '3년 연속 수주 세계 1위' 나선다.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20.01.0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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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발목 잡는 대못규제 뽑아내자"
- IMO2020으로 '친환경 선박' 대박 조짐
- 북극항로로 1등 항로 개척한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희망찬 미래, 새로운 10년의 시작이다.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뛰게 할 신성장동력은 AI(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에 달려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출발도 전에 대못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의 비즈니스모델이 한국에 오면 70%가 ‘불법’ 판정을 받는다. 그 만큼 규제가 심하다는 반증이다.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정부 부처의 해석에 따라 하루 아침에 기업 운명이 바뀐다.

택시업계의 반대로 사업 중단 위기에 놓인 차량공유서비스 ‘타다’가 대표적 사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4월 총선에서 당장 표가 되는 택시업계 이익을 위해 이른바 '타다금지법' 규제에 나설 정도다. 

네이버는 최근  한국을 탈출해 일본에서 원격의료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에선 불법이기 때문이다. 일반인 대상 원격의료 서비스는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반대에 막혀 수년째 시범사업에 머물러 있다. 규제가 혁신기업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디어' 녹색경제신문은 2020년 새해를 맞아 '대못규제에 발목잡힌 4차산업혁명'을 주제로 신년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2020 경자년 새해를 맞은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3년 연속 글로벌 수주 1위에 나선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을 제치고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글로벌 수주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벌크선 등 저가 선박시장은 중국에 내주고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움켜 잡았다. 

조선사 별로 살펴보면, 삼성중공업은 총 71억달러를 수주하며 목표치(78억달러) 대비 91%를 달성했다. 2018년 63억달러(약 7조3000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3척, 컨테이너선 6척, 원유운반선 16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 등 총 39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연말 8920억원 규모 컨테이너선 6척을 보탰다. 2019년에 LNG운반선 10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 초대형컨테이너선 17척, 초대형LPG운반선 2척, 잠수함 5척(창정비 1척 포함),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39척을 수주했다. 총 수주액은 68억8000만 달러로 올해 목표 83억7000만 달러의 약 82%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36척, 121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연간 수주목표량인 159억달러의 76.1%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 22척, 유조선 65척, 벌크선 4척, LNG선 23척, LPG선 17척, 기타 4척, 특수선 1척 등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누적 수주액은 260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목표 수주액인 320억7000만 달러의 81%를 채웠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계 발주량은 2006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172만CGT 대비 37%가 급감했다. 11월까지 우리나라는 712만CGT(표준환산톤수)를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점유율 36%로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81%를 달성하며 중국을 제치고 수주1위를 차지한 것은 상대적으로 크게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친환경 선박...2020년, 예고된  대박장 선다

2019년 조선 업계가 선방한 첫번째 이유는 친환경 선박이다. 

올해 첫날부터 전격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유 규제 'IMO 2020'으로 선박연료유의 황(S) 함량을 3.5%에서 0.5%로 대폭 낮춰야 한다. 황산화물 배출 억제를 통해 산성비 등 대기오염을 줄이자는 취지다. 

그동안 고유황유를 연료로 사용해 오던 선박들은 선박에 탈황장치(스크러버)를 부착하거나 저유황유로 연료를 바꿔야 한다. 혹은 황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을 추가로 발주해야 한다.

하지만 해양오염수를 방출한다는 이유로 스크러버에 대한 규제가 늘고 있어 궁극적으로는 친환경 연료인 LNG추진선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알려져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LNG운반선과 LNG추진선 분야에서는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발주된 LNG추진선과 운반선의 8할인 51척을 우리나라 조선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싹쓸이 했다. 

그나마 10척 중 한두척은 중국과 일본의 자국선사 발주분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쟁이 안 되는 모습이다.

올해 카타르와 사우디 등 산유국을 비롯한 LNG선 발주 프로젝트가 예고돼있다. 2004년 우리나라에 53척의 LNG선을 모두 발주했던 카타르가 올해 또 다시 40여척의 LNG운반선을 발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고, 사우디도 12척의 LNG선을 발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에너지업체 아나다코 역시 모잠비크 LNG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15척 안팎의 LNG운반선을 발주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에 따르면 LNG운반선의 평균 발주단가는 한 척당 최근 1억8000만 달러(약 2000억원)에 이른다. 

금년 우리나라 조선업계에 대박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북극항로...1등 항로 개척한다

상선 중에서 가장 고가의 배로 꼽히는 쇄빙 LNG운반선 시장이 올해 다시 열릴 전망이다. 러시아의 야말프로젝트Ⅱ가 예고돼있다.

15척의 쇄빙 LNG선을 건조한 야말프로젝트Ⅰ은 대우조선해양에서 지난해 마지막 배를 인도해 마무리했다. 야말프로젝트Ⅱ도 15척의 쇄빙 LNG선을 건조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에 따르면 쇄빙LNG선가는 1척당 3.2억달러(약 3500억원) 정도다. 같은 크기의 컨테이너선이 약 500억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7배 정도 가격이 비싸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쇄빙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쇄빙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야말프로젝트 외에도 북극항로 자체의 경쟁력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수에즈 항로에 비해 로테르담~부산 항로가 7000km 까지 단축될 수 있어 그만큼 경쟁력이 높다. 

러시아의 원자력발전회사인 로사톰(Rosatom)은 지난해 1월 러시아 정부로부터 북동항로 개발 공식 기관으로 선정돼 북극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로사톰에 따르면 북극항로 물동량은 지난해 2000만t에서 지난해 11월15일까지 약2600만t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63%가 증가했다. 올해 말까지 약 3000만t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2024년까지 8000만t까지 물동량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사톰은 현재추세라면 2024년까지 약 9300만t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적인 조선해양전문분석지 포트앤터미널(Port and Terminal)은 지난해 11월 로사톰이 70억달러(약8조2000억원)를 북극항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사톰은 북극항로를 개척해 수에즈항로·지중해항로와 경쟁에 나섰고 해양운송에서 세계 15대 업체가 되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포트앤터미털은 전했다. 

로사톰은 계열사인 JSC아톰에네르고프롬의 물류자회사인 로사톰카고를 통해 해상운송프로젝트를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 ICT융합...조선의 미래를 좌우한다

현대중공업은 KT와 경주 감포항~포항 호미곶에 이르는 구간에 해상통신 커버리지 구축을 완료하고 선박 원격제어 등을 추진 중이다. 선박 원격제어, 드론을 활용한 긴급의약품 수송, 응급환자 원격진료진단 등 산업안전분야에서도 활용할 예정이라는 게 현대중공업 측의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SKT와 업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통해 선박 원격·자율운항기술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자율운항모형선박 'Easy Go'가 스스로 주변 장애물을 피해가며 목적지까지 나아가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자율운항모형선박 'Easy Go'가 스스로 주변 장애물을 피해가며 목적지까지 나아가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심용래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은 "삼성중공업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원격 자율운항 시스템에 초고속 5G 통신 기술을 결합해 자율운항 선박 기술 진보를 위한 최적의 연구 환경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토대로 원격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글로벌 선급인 미국선급협회(ABS:American Bureau of Shipping)와 ‘선박 탈(脫)탄소화(Decarbonization)와 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새해에는 본격적인 수주성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중

최근에는 미·중 갈등이 해결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기대감도 솔솔 나오고 있다.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한 양국은 2단계 무역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계 경기가 회복조짐을 뚜렷하게 보이게 된다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다시 한번 부흥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미중 갈등 등 세계경기 불황의 여파로 지난해 37% 감소한 조선 발주 물량이 금년에는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는 LNG선을 중심으로 수주량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중국과 기술격차를 더 확대하고 고객선사들과 더 단단한 신뢰관계를 구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도 "중국이나 일본과 기술격차가 더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는 수주 상황이 지난해 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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