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희노애락②] '스마트 ICT 융합'…'똑똑한 배'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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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희노애락②] '스마트 ICT 융합'…'똑똑한 배'가 이긴다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19.12.1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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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스마트ICT융합은 미래조선 선도하기 위한 필수"
- 삼성중·대우조선해양·STX조선 등 4차산업혁명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 활발히 시도
- 울산·부산 등 조선해양산업의 부활을 위한 여러가지 노력 펼치는 중

세계를 주름잡던 한국조선업계가 추락을 거듭하다 2016년 바닥을 찍은 이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아직은 '배가 고프다'고 업계는 말한다. 부활을 노리는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활로를 찾기 위해 2019년 조선산업의 한해를 들여다 본다. 내년에는 무엇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할까. 

한국조선의 활로는 크게 4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친환경선박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다음 달 1일 부터 강력한 환경규제를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번째 키워드는 스마트ICT융합이다. 지난주 울산에서 개소한 조선해양ICT융합센터가 선도적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업계 관계자들은 기원하고 있다.

세번째는 '북극항로'다. 지구 온난화로 내빙기술의 발달이 북극항로 가능성을 열고 있다. 러시아의 로사톰은 이미 70억 달러의 선박건조 비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번째 키워드는 방위산업이다. 중국의 CSG 탄생은 항공모함 건조를 위한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나왔다. 미국은 최근 잠수함 9척을 건조하는 발주를 했다. 무려 26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 네가지 키워드가 내년 조선업계의 화두다. 한국호가 전 세계를 누빌 수 있을 것인지 네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미래의 모든 산업이 4차산업 혁명의 영향으로 거듭나는 과정속에 있다. 조선해양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조선해양ILS분야의 선도적 업체인 KATEC TCS의 한 연구원은 "아무리 빨라도 이제는 추격자(FOLLOWER)가 성장하기는 힘들다. 선도자(FIRST MOVER)가 돼야 한다. 미래 조선해양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 스마트ICT융합은 필수"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삼성중공업 5G 기반 자율운항 선박 운항시험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이 구축한 5G망을 이용해 조선소 인근 해상으로 부터 250km 떨어진 대전 원격제어센터에서 모형 선박을 원격 제어하는 방식이다. 

국내 해양산업이 첨단융합기술로 거듭나기 위해 세계적 해양산업 민간 업체, 기관과 연계해 기술을 교류하거나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울산시는 ICT융합전기추진 고래관광선 사업을 내년부터 시작한다. 부산항은 우암부두를 스마트 부두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ICT융합'...똑똑한 배가 이긴다=삼성중공업은 자율운항 테스트를 위해 3.3m 크기의 모형 선박을 제작했다.

LNG 운반선의 100분의 1 모형선인 '이지 고(Easy Go)'는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오토 파일럿(자율 운항)'과 관성 항법 시스템을 탑재했다. 원거리에서도 목적지 정보만 입력하면 모형 선박이 주변 장애물을 인지하고 이를 피해 목적지에 도착하는 자율 운항 기술을 적용했다.

이지고는 광대역 초고속 통신이 가능하며, 고성능 카메라와 라이다(Lidar)를 통해 주변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다. 또 클라우드 기반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탑재된 배터리 전기추진기를 설치했다.

자율운항모형선박 'Easy Go'가 스스로 주변 장애물을 피해가며 목적지까지 나아가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자율운항모형선박 'Easy Go'가 스스로 주변 장애물을 피해가며 목적지까지 나아가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심용래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은 "삼성중공업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원격 자율운항 시스템에 초고속 5G 통신 기술을 결합해 자율운항 선박 기술 진보를 위한 최적의 연구 환경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토대로 원격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글로벌 선급인 미국선급협회(ABS:American Bureau of Shipping)와 ‘선박 탈(脫)탄소화(Decarbonization)와 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일과 6일 울산시는 2019 국제 스마트&자율운항 선박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노르웨이 , 핀란드 등 총 11개국의 글로벌 조선해양 강소기업과 기관 대표자들이 참석했으며 기술 세미나, 국내 조선해양 정보통신기술 융합 기술과 제품 전시, 조선해양정보통신기술융합실증센터 산업 시찰 등으로 진행됐다.

울산시청 전경[사진=울산시]
울산시청.[사진=울산시]

울산시는 2020년 회계년도 기준으로 3조2715억 원의 국가예산을 배정받았다. 그중 산업·연구개발(R&D) 분야는 울산수소그린모빌리티 특구 사업과 3대 친환경 스마트 선박 사업을 비롯한 신산업 육성과 미래 성장기반 구축에 3919억 원이 투입된다.

이 예산에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전기추진 스마트선박 개발과 실증사업 55억,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 20억, 5G 기반 조선해양 스마트 통신플랫폼 구축과 융합서비스 개발 30억 원 등 친환경 스마트 선박 사업도 반영됐다.

울산시는 미래선박 핵심기술의 중심이 될 자율운항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조선해양 소프트웨어 융합 클러스터’와 ‘정보통신기술 융합 전기 추진 스마트선박 건조·실증’사업을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업 중심에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내에 조선해양ICT융합팀이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 내년 중점사업의 하나가 전기추진 고래관광선사업이다. 배의 크기는 100미터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5G기반으로 자율운항하는 것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팀 관계자는 말했다. 

현재 노후된 고래관광선을 ICT융합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으로 새롭게 건조해서 고래관광 성수기에는 관광선으로 운항하고 고래가 없는 시기에는 기초연구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부터 3년 동안 4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 4일에는 이러한 업무들을 종합지원하기 위한 시설인 '조선해양 하이테크타운' 준공식이 울산에서 있었다. '조선해양 하이테크타운’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인더스트리 4.0에스(Industry 4.0s, 조선해양)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주요 시설로 정보통신기술(ICT) 창의융합센터, 소프트웨어(SW) 품질검증실, 실선 환경 테스트베드 등 기업 지원 장비 69종,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인력양성 교육센터, 창업보육실 등을 갖췄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인더스트리 '4.0에스 사업’은 조선해양 분야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해 조선해양산업 고부가 가치화 선도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총 1074억 원의 사업비로 과기정통부와 공동 추진해오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항 우암부두를 스마트 항만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해양클러스터 산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는 전국 최초의 해양산업클러스터 시범사업인 ‘부산항 우암부두 해양산업 클러스터 기반시설공사 착공식’을 지난 5일 우암부두에서 개최했다.

우암부두는 1990년 개장 이후, 부산항의 컨테이너 부두로 그 역할을 해 왔는데 부산 신항 개장으로 북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 북항재개발 사업 등과 맞물려 현재는 유휴화된 상태다.

2020년까지 기반시설 조성이 완료되면 부산시는 기존에 유치한 3개의 정부지원사업인 마리나비즈센터, 지식산업센터, 수소연료선박 연구개발 플랫폼 구축사업을 2021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김영두 로이트 아시아기술총괄본부장, 최의걸 STX조선해양 기술부문장, 기묭대 마린웍스대표가 스마트선박 기술 인증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STX조선해양]
김영두 로이트 아시아기술총괄본부장, 최의걸 STX조선해양 기술부문장, 기묭대 마린웍스대표(왼쪽부터)가 스마트선박 기술 인증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STX조선해양]

또 지난달 18일 STX조선해양은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스마트선박과 사이버 보안 기술에 대한 디지털 접근성 레벨3 인증을 획득하고 인증식을 가진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배도 똑똑해져야 바다를 누빌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IT강국인 것이 조선산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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