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희노애락①] 韓 조선, '친환경' 물 들어 온다...노 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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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희노애락①] 韓 조선, '친환경' 물 들어 온다...노 저어라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19.12.10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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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스마트 ICT융합·북극항로·방위산업 4대 키워드
-올해 정리하고 다가오는 새해 준비
- 첫번째 화두는 친환경...LNG추진선·LNG운반선, 한국조선을 견인한다.

세계를 주름잡던 한국조선업계가 추락을 거듭하다 2016년 바닥을 찍은 이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아직은 '배가 고프다'고 업계는 말한다. 부활을 노리는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활로를 찾기 위해 2019년 조선산업의 한해를 들여다 본다. 내년에는 무엇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할까. 

한국조선의 활로는 크게 4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친환경선박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다음 달 1일 부터 강력한 환경규제를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번째 키워드는 스마트ICT융합이다. 지난주 울산에서 개소한 조선해양ICT융합센터가 선도적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업계 관계자들은 기원하고 있다.

세번째는 '북극항로'다. 지구 온난화로 내빙기술의 발달이 북극항로 가능성을 열고 있다. 러시아의 로사톰은 이미 70억 달러의 선박건조 비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번째 키워드는 방위산업이다. 중국의 CSG 탄생은 항공모함 건조를 위한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당연시 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최근 잠수함 9척을 건조하는 발주를 했다. 무려 26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 네가지 키워드가 내년 조선업계의 화두다. 한국호가 전 세계를 누빌 수 있을 것인지 네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국제해사기구(IMO)의 2020년 환경규제(선박 연료유 황 함유량 기준을 현행 3.5%에서 0.5%로 강화) 시행을 앞두고 ‘스크러버(탈황장치)’를 설치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는 국가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IMO는 내년 1월 1일 부터 이같은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내년을 앞두고 ‘수주 기대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환경 규제를 확실하게 해결하려면 스크러버 보다는 선박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연료 추진장치를 달아야 한다. 황산화물은 물론이고 결국은 온실가스 배출도 규제가 점점 까다로워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LNG는 선박연료용 벙커C유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25% 적어 현재 온실가스 관련 규제에 대응하는 최선의 연료로 알려져 있다.

LNG 공급받는 삼성중공업의 LNG 연료추진선[사진=삼성중공업]
LNG 공급받는 삼성중공업의 LNG 연료추진선.[사진=삼성중공업]

LNG추진 선박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기술 최강국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축발전기모터시스템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선박엔진 축의 회전력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로 발전기 엔진의 운전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배 밑에 공기층을 만들어 5% 정도 연료를 절감하고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공기윤활시스템 기술도 개발해 지난 달 수주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5% 정도 연비가 개선되고 그만큼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친환경'…청정원료 LNG, 한국조선의 미래를 연다

현대중공업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힘센엔진'으로 온실가스를 줄인다. 디젤유와 LNG를 모두 사용하는 이중연료 추진엔진이다. 선발연료의 연소량 자체를 줄여 온실가스 저감효과와 연비 개선효과를 함께 볼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26일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 원유운반선을 개발했다. 기존 발전엔진 대신 LNG와 수소를 연료로 쓰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를 설치했다. LNG를 사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줄일 수 있고 수소를 쓸 때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자국 연안 12해리를 항해하는 선박에 대해 개방형 스크러버 설치를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개방형 스크러버는 물로 배기가스를 씻어낸 폐수를 바다에 배출하는 장치다. 다만 폐수를 바다에 버리지 않고 선박 내에서 순환하도록 설계된 폐쇄형 스크러버는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방법은 LNG추진 방식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비교적 빨리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일시적 규제 대응은 가능하다. 스크러버를 설치하면 가격이 싼 연료인 벙커C유를 사용할 수 있지만 화물 적재 공간이 줄고 연비도 떨어져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결국은 오염물질을 바다에 버려야 하기 때문에 자국 인근 해안에서 스크러버 장착 선박 운항을 금지하는 국가가 점차 늘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중국과 아일랜드 연안은 개방형 스크러버 사용을 금지했고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도 오는 2020년 1월부터 항만 내 개방형 스크러버 사용을 막았다.

그 외에도 노르웨이에서는 모든 형태의 스크러버 사용을 금지했다. 독일과 벨기에,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스크러버 금지 국가 대열에 섰다.

다만 일본은 스크러버 폐수가 바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스크러버의 폐수 배출금지 규제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세계 각국의 이 같은 대응은 우리 조선업계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스크러버 금지 국가가 많아지면 가장 확실한 대안인 LNG추진선 발주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징조는 올해 선박 발주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월 호주 선사에서 LNG추진 원유 운반선 10척을 7513억 원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LNG 연료공급 시스템인 ‘S-Fugas’를 적용해 디젤유 연료 선박 대비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85%, 이산화탄소 배출을 25% 줄일 수 있다.

대형 선사가 전용선 운영에 사용할 여러 선박 중 일부를 LNG 추진선으로 발주한 사례는 있었는데 이처럼 발주 물량 전체를 LNG추진선으로 발주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KOTRA는 2025년 세계 신조발주 선박시장의 60.3%(1085억달러)를 LNG 연료추진선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NG운반선 시장에서 승부가 갈린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사진=대우조선해양]

9일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1척을 수주했다. 17만4000t급의 대형 LNG운반선으로 LNG 추진엔진과 완전재액화시스템 FRS를 탑재해 기존 LNG운반선 대비 연료효율이 30% 가량 높고 오염물질 배출은 30%가량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발주된 LNG 운반선 140척 중 약 70%인 100척 이상을 우리나라 조선업체가 수주했다. 그 나머지 물량은 중국이나 일본 등이 자국 선사에서 발주한 것들인데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도 우리나라 조선업체에 발주하고 싶어 정부 눈치를 살핀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기술이 적용되는 LNG 운반선에서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경쟁력의 초격차로 세계 1위에 오른 만큼 앞으로 발주될 LNG추진선 분야도 우리나라 조선업체를 먼저 고려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NG 추진선과 운반선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업계는 강력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LNG선 설계능력에서 우리나라는 탁월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LNG선 화물창 KC-1, 개발에는 성공했으나 외부에 결빙이 생기는 문제가 발견됐다. [사진=한국가스공사 홈페이지 캡처]

카텍(KATEC TCS)의 한 선박전문가는 "LNG 화물창 관련 기술개발이 아직은 미흡한 점과 LNG 주유 시설 미비로 국내 선사들이 발주를 꺼리는 점 등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남아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핵심 경쟁력의 관점에서 친환경 선박은 우리나라 조선업의 르네상스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의 차세대 LNG선 건조[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의 LNG운반선.[사진=현대중공업]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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