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러시아 GM공장 인수 협상 타결 임박 가능성..1500억원 투입 "러시아 정부와도 긴밀히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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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러시아 GM공장 인수 협상 타결 임박 가능성..1500억원 투입 "러시아 정부와도 긴밀히 협의"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12.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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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1월부터 인수 절차 진행 가능성...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과 가까워 장점
- 대형차 생산으로 현지 시장 장악력 높일 계획...투싼 등 SUV 생산할 듯
- 러시아 정부의 물밑 제의..."포드 공장보다 GM공장이 더 매력적"

현대자동차가 추진하는 러시아 GM공장 인수 협상이 상당촉 진전돼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부터 가동이 중단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인수하며 투싼 등 대형 SUV 현지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인수비용 500억원, 향후 투자비 1000억원 등 총 1500억원 가량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현대차 관계자는 19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GM 공장을 인수하기로 협상이 상당폭 진전됐다”며 “인수에 대한 평가가 그간 다소 부정적으로 진행됐었지만, 최근 러시아 사업 상황을 고려해 정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인수 절차는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러시아 정부는 물론, GM 측과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포드-솔러스 공장’ 인수보다 ‘GM 공장’ 인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생산 공장에서 근무자가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GM공장 인수를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생산 공장에서 근무자가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현대차는 대형차를 선호하는 러시아 사장을 고려, 이번 GM공장의 인수로 SUV 등을 확대 생산해 시장 장악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간 23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곳에선 크레타 급의 소형차종만 생산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 7월 러시아 GM공장 인수로 발생하는 사업적 효과 등의 평가를 위한 실무진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GM 공장이 연간 10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보유했고, 공장 구조 역시 대형 SUV 등 다양한 차종의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투싼'이 이번에 인수하는 러시아 GM공장에서 생산될 가장 유력한 차종으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전략적으로 주력하고 있는 대형 SUV '펠리세이드' 생산도 검토 중이다.

향후 생산 설비를 들여오는 등 공장 최적화 과정에 1000억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GM공장 수준의 자동차 공장을 신규로 지으면 통상적으로 3000억~4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현대차는 절반 수준의 비용으로 러시아 생산 기지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어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GM 공장 인수로 발생하는 금액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고 부지가 넓어 추후 공장 확장에도 적합하다”면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설비 투입 등의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운영 중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과 이번에 인수하는 GM공장의 가까운 거리도 장점으로 꼽혔다. 두 공장은 고속도로로 연결돼 있어 차로 40분 정도면 왕래할 수 있다.

에브게니 엘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도 “현대차가 GM공장 인수를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지난 8월 엘린 부시장이 "그들은(현대차) 공장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 측은 이 보도가 나온 이후 “검토한 적 없다”고 일축했으나, 이미 러시아측과 사업 협력이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던 셈이다.

현대자동차가 러시아&nbsp;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보유한 생산 공장 모습.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캡처]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보유한 생산 공장 모습.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캡처]

현대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타사의 자동차 공장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부터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GM의 러시아 사업 축소로 해직 근로자 발생 등 경제적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현대차가 그 대안이 돼 줄 것을 내심 기대하는 모양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1월 완성차 업체인 포드-솔러스가 사업 철회 움직임을 보이자 물밑 접촉을 통해 현대차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포드-솔러스 공장을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포드는 3월 러시아 사업 축소를 발표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포드-솔러스 공장 구조가 자사의 공정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 인수를 유보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지난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 GM공장 인수를 검토해 줄 것을 현대차 측에 요청했다.

현대차는 반년간의 사업성 평가 등을 거쳐 이번에 인수가 사실상 확정하게 된 것이다.

현대차의 내부 평가에 따르면, 러시아 GM 공장의 예상 인수가격은 500억원 수준인 반면, 포드 공장의 인수가격은 700억원 수준이다.

공정 최적화 등으로 사용될 향후 투자비용도 포드 공장이 더 높게 책정됐다. 포드 공장은 1200억원 수준이 향후 투자비용으로 발생할 것으로 조사됐다.

포드 공장은 연간 12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GM공장보다 생산성이 높다. 하지만 현대차는 투자대비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보유한 생산 공장과 이번에 인수를 검토 중인 GM 공장의 거리.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공장과 GM공장은 고속도로 접근성 용이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글 지도 캡처]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보유한 생산 공장과 이번에 인수를 사실상 확정한 GM 공장의 거리. [구글 지도 캡처]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러시아 시장에서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 10월, 2100억원을 들여 러시아에 연산 24만 대 규모의 엔진공장을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현대위아 러시아 법인을 세우고 엔진공장을 설립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여기에 GM공장까지 인수하는 것도 러시아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측은 이에 대해 “지난 8월 '검토한 적 없다'에서 바뀐 사안이 없다'”라고 밝혔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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