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현대차, 러시아 GM공장 인수로 시장 1위 도약하나...대규모 투자·신규 서비스 최초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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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현대차, 러시아 GM공장 인수로 시장 1위 도약하나...대규모 투자·신규 서비스 최초 도입
  • 정두용 기자·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8.2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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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엔진·변속기 설비시설 등 구축 위해 2027년까지 6400억원 투자
러시아 진출 자동차업체 가운데 '최초'로 차량 구독서비스 진출도
'대형차 생산 적합한' GM 러시아 공장 인수까지... "시장 1위 전략 가동"

현대차가 지난 6월 2027년까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6400억여원을 투자하기로 밝힌 데 이어 러시아 GM공장 인수까지 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대차가 러시아 자동차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을 본격 가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 현대자동차는 약 500억원을 투자해 2015년 폐쇄된 G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하는 안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해당 기사는 [단독] 현대차, 러시아 GM 공장 인수가격 500억·향후 투자비 1000억 예상...실무진 현장 답사도 마쳐) 내용을 참고하면 된다.

또, 현대차는 약 4년 넘게 멈춘 생산시설을 최신화하는 데 약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올초 현대차가 포드의 러시아 공장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와 상충되는 내용이다. 

현대차는 ▲기존 현대차 러시아 공장과 GM 러시아 공장이 고속도로로 연결된 점, ▲GM 러시아 공장이 포드 러시아 공장보다 저렴할 뿐 아니라 ▲SUV 및 대형차 생산에 적합한 점 ▲부지가 넓어 추가 증설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GM 러시아 공장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현대차에게 가장 매력적이었던 건 GM 러시아 공장이 대형차 생산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이번 GM 러시아 공장 인수에 대해 정통한 현대차 관계자 등에 따르면, 러시아 사람들이 대형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음에도 현재 현대차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투싼보다 큰 차량을 생산할 수 없어 그간 신차 생산 계획을 세우는 데 다소 제한적이다. 따라서 현대차는 이번 GM공장 인수로 이같은 현지 수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러시아 자동차 시장 판매량 3위 업체인 현대차(1위 러시아 현지업체 라다·2위 기아차)가 향후 러시아 시장 포트폴리오를 'SUV 및 대형차 중심'으로 강화해 1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본격 추진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GM 인수할 경우 소형부터 대형까지 SUV 풀라인업 구축 

작년 2월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누적 생산 150만대 돌파 기념 행사 모습. 

현대차가 현재 러시아 시장에 출시한 차량 가운데 크레타와 투싼, 솔라리스 등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형SUV인 크레타는 올해 상반기에 러시아 시장서 판매량 3만4629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량 순위서 4위를 차지했고, 소형세단인 쏠라리스(엑센트)는 판매량 3만710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량 순위서 5위를 차지했다. 중형SUV인 투싼 판매량은 1만1403대로 21위였다. 

만일, 현대차가 인수한 GM공장에서 중형SUV 이상의 차량을 생산할 경우, 현대차는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는 SUV 풀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자동차 시장이 성숙해질수록 소비자들의 SUV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는 걸 고려하면, 현대차의 SUV 풀라인업 구축은 경쟁업체들보다 발빠르게 미래 시장을 선점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2017년 전녀대비 11.9%의 판매량 증가를 보인 데 이어, 작년에도 승용차 판매량 180만591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2.8% 증가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셈이다. 

올 상반기엔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러시아 시장 또한 전년동기대비 2.4% 판매량 감소를 보였지만, 이는 미국을 제외하면 가장 적게 감소한 수치다. 중국은 무려 11% 감소했고, 인도도 10.3%나 감소했다. 멕시코는 6.4%, EU는 3.1% 감소했다. 

현대차, 러시아 현지화 전략 강화...당초 계획 보다 투자 규모 2배 늘려 

현대차도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GM공장 인수뿐 아니라, 현대차는 지난 6월에 러시아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배 늘리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 당국과 2027년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최대 350억 루블(6408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특별투자계약(SPIC)을 새롭게 체결했다. 지난해 체결된 투자액인 166억 루블을 2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이같은 투자로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엔진설비를 2022년 완공할 계획이며, 변속기설비는 2027년 완공할 방침이다. 경쟁사인 일본과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차량과 부품 등을 수입해 러시아에서 판매하는 것과 크게 대비되는 전략으로, 현대차의 강도 높은 현지화 전략은 러시아 당국뿐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손경수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오른쪽)과 빅토르 벡셀베르크 러시아 스콜코보 혁신 센터장이 협약을 체결
손경수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오른쪽)과 빅토르 벡셀베르크 러시아 스콜코보 혁신 센터장이 '차량공유 서비스' 론칭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함께 웃고 있다. 

또한, 러시아가 자동차 부품과 완성차 관세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부품 현지 조달 비중을 높이는 전략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러시아 시장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운영...서비스 기업 변신

이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완성차 업체 가운데 최초로 지난 1일 '현대 모빌리티랩'을 통해 '차량 구독서비스'를 론칭했다. 이 서비스는 현대차와 러시아 첨단산업의 메카인 스콜코보 혁신 센터의 합작품이다. 

서비스 차량 모델은 크레타와 투싼, 싼타페, 8인승 미니버스 H-1 등으로, 이용고객들은 최대 24시간의 단기 이용과 최소 1개월에서 최대 1년의 장기 이용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등록된 공유차량은 18만대로 지난 2015년 대비 277% 증가했다.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모빌리티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며 완성차 업체에서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꿰한다는 계획이다.  

정두용 기자·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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