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공장 인수 밀어낸 GM 공장 ‘가성비’...현대차, 러시아 대형차 공급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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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공장 인수 밀어낸 GM 공장 ‘가성비’...현대차, 러시아 대형차 공급 박차
  • 정두용 기자·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8.2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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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솔러스' 공장 인수 가격 700억원 수준...GM 공장보다 200억 높아
- 향후 투자비용, GM 공장1000억원 수준...포드 공장은 1200억원 책정
- 러시아 시장, 대형차에 대한 인기 높아..."GM 공장이 대형차 생산에 더 적합"
- 러시아 정부, 포드·GM 빠진 자리 현대차에 'SOS'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포드-솔러스 공장’ 인수보다 ‘GM 공장’ 인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 4분기 러시아 GM 공장을 인수, 대형차 공급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앞서 녹색경제신문이 단독 보도한 <현대차, 러시아 GM 공장 인수가격 500억·향후 투자비 1000억 예상...실무진 현장 답사도 마쳐>를 참조하면 된다.

27일 이 사안에 정통한 현대차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대차 내부에선 이미 러시아 ‘포드-솔러스 공장’ 인수는 사실상 백지화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포드-솔러스 공장과 GM 공장의 인수를 저울질해 본 결과, GM 공장의 수익성이 더욱 높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포드-솔러스 공장’ 인수보다 ‘GM 공장’ 인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생산 공장에서 근무자가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포드-솔러스 공장’ 인수보다 ‘GM 공장’ 인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생산 공장에서 근무자가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러시아 GM 공장의 예상 인수가격은 500억원 수준인 반면, 포드 공장의 인수가격은 700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차 내부 평가 결과, 공정 최적화 등으로 사용될 향후 투자비용도 포드 공장이 더 높게 책정됐다. GM 공장은 1000억원 수준이지만, 포드 공장은 1200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드-솔러스 공장은 연간 약 13만대의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고 봤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GM 공장은 연간 10만대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했다. 포드-솔러스 공장을 인수한다면 2만5000대를 더 생산할 수 있지만, 이 효과에 비해 발생 비용이 높다고 현대차 측은 판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신규로 공장 지으면 통상적으로 비용이 3000억원에서 4000억원 정도 발생하는데, GM 공장 인수로 발생하는 금액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면서 “사업성이 확실하게 담보된다면 GM 공장 인수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포드-솔러스 공장과 GM 공장의 인수 평가에 대해선 “각 공장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포드-솔러스 공장’을 인수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면서 “러시아 시장의 특성상 대형차를 추가 공급해야하는데, 이 공정도 포드 공장보다 GM공장이 더 적합하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이 같은 움직임은 러시아 정부의 물밑 접촉이 시발점이 됐다. 러시아 정부는 현대차에 포드-솔러스 공장 인수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GM의 러시아 사업 축소로 해직 근로자 발생 등 경제적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그 대안이 되 줄 것을 내심 기대하는 모양새다.

지난 1월, 러시아 정부는 대형 완성차 업체인 포드-솔러스가 사업 철회 움직임을 보이자 물밑 접촉을 통해 현대차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포드-솔러스 공장을 운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포드는 3월 러시아 사업 축소를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드-솔러스 공장 인수로 발생하는 수익성 등을 종합해 인수를 검토했다. 그러나 시설이 현대차 공정과 맞지 않아 수익에 비해 비용이 비교적 많이 든다는 내부 조사가 나오면서 지지부진한 국면을 맞았다.

지난 6월, 러시아 정부는 현대차가 포드-솔러스 공장 인수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2015년부터 가동을 중지한 GM 공장을 인수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현대차는 이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간 23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선 크레타 급의 소형차종만 생산 중이다.

현대차 측은 이미 지난해 대형차를 선호하는 러시아 시장의 특성을 고려, 이 생산 공장에 투싼 등의 차종 생산이 가능한 지를 검토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엔 중ㆍ소형 자동차의 공급보다 대형차 공급이 더욱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GM 공장은 러시아 대형차 시장을 공략하려는 현대차의 전략에 부합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면서 “공장의 시설이나 부지 등을 고려한다면 포드-솔러스 공장보다 GM 공장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이미 보유한 현지 공장과 이번에 인수를 검토 중인 GM 공장의 접근성도 장점으로 꼽힌다. 두 공장은 차로 30분에서 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보유한 생산 공장과 이번에 인수를 검토 중인 GM 공장의 거리.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공장과 GM공장은 고속도로 접근성 용이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글 지도 캡처]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보유한 생산 공장과 이번에 인수를 검토 중인 GM 공장의 거리.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공장과 GM공장은 고속도로 접근이 용이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글 지도 캡처]

현대차 공장과 포드-솔러스 공장도 거리상으론 그리 멀지 않지만, GM 공장이 고속도로 접근이 용이해 더욱 매력적이란 평가다.

GM 공장은 사용할 수 있는 부지가 포드-솔러스 공장보다 넓어 향후 공정 추가 증설의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GM 공장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은 맞지만, 아직 인수가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사업성이 보장된다고 보더라도 향후 과정 상 인수 절차는 올 4분기에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두용 기자·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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